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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하키 은메달리스트 박순자(58) 씨가 지난달 30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0일 박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달 21일 수영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온 고인의 뜻에 따라 유가족들이 기증을 결정했고, 경희대병원에서 심장·폐·간·신장 등이 4명의 환자에게 이식됐다.
1986년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을 일군 박 씨는 평택 출신으로, 중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시작해 고교 때 하키로 전향했다. 은퇴 후에도 철인3종경기와 마라톤에 도전하는 등 활발한 체육활동을 이어갔다.
생전 박 씨는 장기이식 대기자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기증 의사를 자주 밝혀왔다. 직장생활을 하며 매월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따뜻한 마음을 실천해왔다.
아들 김태호 씨는 “매일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신 어머니께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로 작별을 고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국가대표로서 한국을 빛내고 생명나눔으로 마지막을 장식한 영웅”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박 씨의 장기기증 결정은 현재 3만2000여 명에 달하는 장기이식 대기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뇌사 장기기증이 연간 500건 내외로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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