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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항공기가 착륙하던 중 외벽을 들이받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유가족을 위한 구호 물품이 도착하고 있다.
29일 무안국제공항 탑승동 2층에서는 재난구호대책본부가 꾸려져 행정안전부·전남도청·한국공항공사·대한적십자사 직원 등이 도착한 기부물품을 배부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물류 트럭에서 기부 물품이 계속해서 전달되자 직원들은 이를 나르면서 분주하게 목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사고 발생 후 공항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반나절이 되도록 공항에 발이 묶여 정부 관계자의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9시 6분 기준 신원 확인된 희생자는 88명으로, 아직 신원 확인이 되지 않은 희생자 유족들은 대한적십자사가 나눠준 담요 위에 앉은 채 대기했다. 유가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거나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슬픔을 표현했다.
대기가 길어지면서 유가족들은 자원봉사자를 찾아 “물이나 빵이 있느냐”며 구호 물품을 챙겼다. 구호 물품은 물·두유·빵 등 먹을거리뿐 아니라 핫팩·담요 등 추위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도 구성됐다. 전라남도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온 한 자원봉사자는 “전남 신안에서 왔는데 저녁·아침조로 교대하면서 물품을 배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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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등은 유가족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텐트 90여 개를 탑승동 2층에 설치했다. 일부 유가족은 텐트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황을 파악하면서 밤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공항 밖에는 이동식 샤워 차량도 임시로 설치됐다.
SK텔레콤은 휴대폰 충전소를 만들어 유가족들이 연락에 필요한 스마트폰을 충전하도록 했다. 10여 개가 넘는 다양한 기종의 스마트폰이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채웠다. 한 유가족은 휴대폰을 충전하면서 가족과 연락해 공항 상황을 전달하기도 했다.
공항에는 식사가 필요한 유가족과 관계자를 위해 관리동에 식당도 차려져 떡국이 무료로 제공됐다. 무안군 청년연합회 등 지역사회 봉사자들이 나서 식사를 날랐고, 유가족들은 김치와 단무지를 반찬 삼아 떡국을 먹었다. 떡국이 떨어진 때를 대비해 임시 식당 한 곳에는 컵라면도 가득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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