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는 4·10 총선이란 거대 정치 이벤트가 전국을 휘어잡았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 팽배한 상황에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친명·반명을 솎아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와 윤 대통령의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정의당을 대신해 조국신당과 개혁신당 등이 자리하며 이번 총선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4·10 총선의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인천은 14명 지역 국회의원 중 12명이 민주당 소속 친 이재명 계열 국회의원으로 채워졌고, 나머지 2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친윤계로 정부와 한 몸으로 활동했다.
1월, 명룡대전 서막이 열렸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낙점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당을 수습하고, 당색을 영남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윤 대통령과 교감으로 이 대표의 정치 둥지인 계양구 을에서 총선 채비에 나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은 물론 전국 총선판을 진뒤지휘하며 정치적 역량을 과시했다.
인천에서는 반명 혹은 친노·친문계로 분류되는 상당수 총선후보가 대신 그 자리에 이 대표의 측근이 자리를 차지하며 모두가 당선했고, 그야말로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뒷심이 돼 줬다.
2월부터는 바짝 총선 열기로 전국이 후끈 달아오르며 수도권 민심을 얻기 위해 국민의힘 총선 후보 상당수가 메가 서울 전략을 꺼냈고, 인천 북부권에서도 민심이 요동쳤다. 그러나 민선8기 인천시가 선을 그으며 북부권 종합계획 카드로 메가 시티를 대신했고, 인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그러다 3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후 처음으로 인천에서 국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총선 여권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국민과의 대화로 인식된만큼, 윤 대통령의 선물 보따리에 관심이 컸다.
윤 대통령이 지지부진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 B 노선의 착공식에 참석했고, 인천 내항 정책의 속도전, 인천공항 교통 편의를 위한 영종도 통행료 무료화 GTX-D·Y 등을 내놓았다. 윤 대통령 약속은 아직 한발도 나가지 못했다.
4월 총선이 민주당 12명·국민의힘 2명 당선으로 마무리됐고 국민의힘 윤상현(동구미추홀구 을) 의원이 수도권 최다선인 5선에 오르며 탄탄한 지역 기반을 자랑했지만, 상대 후보인 남영희 후보와 1027표차 아슬아슬한 승리를 이끌었던 만큼 향후 행정체제개편 등 이슈로 정치지형 변화가 감지됐다.
5월에 이어 6월까지 인천은 총선 결과를 수습하고,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관계 개선 등이 가장 큰 관전포인트였다.
이 대표는 8월에 당 대표를 연임하게 돼 사법리스크를 안고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고, 박찬대(연수구 갑) 국회의원은 3선 성공 후 거대야당을 이끄는 원내대표를 맡았다. 여기에 친 이재명계 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당 요직을 맡았다.
국민의힘에서는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이 재선과 함께 당 원내수석부대표로 정부여당과 야당의 가교 역할을 담당했고, 윤 의원은 영남으로 공고화된 당내에서 수도권 5선 국회의원이란 거물급으로 윤 대통령과의 친분까지 더해져 당내 입지가 더욱 공고 해졌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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