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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이유는 착륙할때 사용하는 바퀴인 ‘랜딩기어’ 미작동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착륙 직전에 새가 여객기와 충돌하면서 유압장치에 문제를 일으켜 여객기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게 사고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게 중론이다. 랜딩기어 미작동으로 바퀴 없이 기체를 바닥에 대고 내려오는 동체 착륙 과정에서 브레이크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속도가 줄지 않는 ‘오버런’ 현상도 인명 피해 규모를 키운 화재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3.7㎞)과 김포국제공항(3.6km)보다 짧은 무안공항(2.8km)의 짧은 활주로도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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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딩기어 미작동 원인된 버드스트라이크=대형 참사가 발생한 건 항공 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가능성이 크다.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공항 주변에서 활동하는 새와 부딪히면 엔진 정지나 착륙장치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다. 무안공항에서 착륙 도중 추락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역시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랜딩기어가 고장난 것으로 추정된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활주로 01번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자 마 안 있다가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그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줘서 조종사 수용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서 담벼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탑승객이 가족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하는 중”이라고 보낸 문자 메시지도 이같은 정황을 뒷받침한다. 박원태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버드스트라이크로 사고 여객기 엔진 1개가 고장났다고 추정하면 엔진을 통해 공급되는 유압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속도 줄지 않는 ‘오버런’=동체 착륙을 시도한 사고 여객기가 활주로 안에 멈추지 못하고 외벽과 강하게 충돌하는 오버런 현상이 발생한 점을 볼 때 항공기 결함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채 착륙한 여객기는 활주로 끝단까지 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다. 동체 착륙 시 기장이 여객기 날개나 브레이크 장치 등으로 항력을 전혀 키우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항공기 운항이 크게 늘어난 만큼 기체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고 기종은 비행기 나이를 뜻하는 기령이 15년으로 비교적 신형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해당 비행기 탑승객을 중심으로 시동꺼짐 현상 등 기체결함을 암시하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항공편 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모든 항공기가 장기간 멈춰있다가 다시 비행했을 때 여러가지 위험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짧은 활주로에 좁아진 안전지역=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약 2.8km로, 이는 인천국제공항(3.7km)과 김포국제공항(3.6km)보다 짧다. 전남도는 2025년 연내 완공을 목표로 무안공항의 북측 활주로를 360m 연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국토부는 짧은 활주로가 충돌사고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문가들은 활주로가 길었다면 사고 위험성을 낮췄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착륙을 잘하고 브레이크를 잡으면 비행기가 충분히 설 수 있다”며 “활주로가 긴 공항이었다면 여객기와 지면 간 마찰로 담벼락과 충돌 전 여객기가 멈춰 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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