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사고로 인해 과거 대형 항공기 사고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착륙 과정에서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점이 업계에서 지적돼 왔으며, 실제로 이를 증명하는 사례도 많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이륙 후 3분, 착륙 전 8분’을 합쳐 ‘마의 11분’으로 부른다. 해당 시점에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국내외 항공사들의 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이 시점에 발생한 사고가 특히 많다.
2013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착륙 과정에서 충돌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로 중국인 여학생 3명이 사망하고 181명이 다쳤다.
2015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일본 히로시마 공항 착륙 도중 활주로를 벗어나 비상 정지하면서 20명이 부상을 입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3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목포공항에 접근하던 중 전남 해남군의 야산에 충돌해 66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한항공 여객기도 대형 사고에 휩쓸렸다. 1997년 8월 괌 공항 착륙 과정에서 활주로 대신 언덕에 충돌한 사고로 22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1999년에는 중국 상하이공항에서 이륙 직후 여객기가 추락해 8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이와 함께 1994년에는 제주공항 착륙 도중 담과 충돌해 90명이 부상했다. 1989년에는 서울에서 리비아로 향하던 여객기가 트리폴리 공항 착륙 과정에서 추락해 80명이 사망하고 13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최근에도 아찔한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10월 4일 김포국제공항에서는 제주로 향하던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후 기내에서 연기가 발생해 24분 만에 김포공항으로 회항했다. 8월 26일에는 제주에서 김포로 갈 예정이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 중 기체 고장으로 멈춰서 승객 171명이 2시간 넘게 기내에 갇히는 불편을 겪었다. 1월 10일에는 티웨이항공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 착륙 중 조류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 불꽃이 튀면서 공항 소방대가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기체 결함이나 테러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미얀마 해역 상공에서 폭파돼 115명이 사망했다. 2011년 7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제주도 해상에 추락해 승무원 2명이 사망했으며, 1999년 12월에는 대한항공 화물기가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 근처에서 추락해 승무원 4명이 숨졌다.
해외에서도 이착륙 중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7월 11일, 파키스탄 북서부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사우디아항공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297명이 비상 탈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3월 4일에는 미국 휴스턴에서 플로리다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보잉 737 여객기가 이륙 후 10분 만에 엔진 화재로 비상 착륙했으며, 3월 7일에는 샌프란시스코발 유나이티드항공 보잉 777-200 여객기에서 이륙 직후 타이어가 떨어져 나갔다. 같은 달 8일에는 휴스턴 공항에 착륙한 유나이티드 보잉 737 맥스8 기종이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역대 최대 인명 피해를 낸 항공 사고는 1977년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참사다. 팬암항공과 KLM 소속 보잉 747기 두 대가 충돌해 582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는 지금도 전 세계 항공사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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