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내년에도 성장가도를 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26일 발간한 ‘2025 수출전망 및 지역별 시장여건’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 수출을 전년 대비 2.6% 성장한 7003억 달러로 전망하며, 우리 수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 관련 고부가품목, 무선통신기기 등과 함께 바이오헬스 분야를 꼽았다.
유한양행 렉라자, 국내 항암 신약 최초 FDA허가
특히 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제약 업계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간주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연간 매출 1조원 또는 10억달러 이상의 치료제를 뜻한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지난 8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국내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기대가 껑충 뛰었다는 분석이다.
렉라자는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을 이전하고 신약 출시로 이어진 첫 사례로, 국내 제약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올해 연 매출 2조원 돌파 전망이 나온 유한양행은 제2의 렉라자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글로벌 무대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적응증 확보가 필수인데, 렉라자는 현재 국내에서 2개, 미국에서 1개의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반면, 경쟁 약물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는 총 4개의 적응증을 보유해 아직 갈 길이 멀다.
셀트리온 ‘램시마(짐펜트라)’, 미국·EU서 점유율 높아져
국내 첫 블록버스터 의약품 영예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인플릭시맙)가 차지할 예정이다. 오리지널인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2006년부터 개발해 10년만에 FDA 품목허가 획득, 출시 5년만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고 올 3분기까지 매출이 9790억원으로 집계돼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이 유력하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램시마는 유럽에서 60%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브라질과 미국에서도 각각 40%, 29.9%의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올해 후속 제품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의 미국 출시로 매출 신장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짐펜트라를 포함해 유한양행의 항암제 ‘라즈클루즈'(레이저티닙)과 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면역글로불린) 등이 내년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 평가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 도약을 위해 대기 중이다.
트럼프 ‘약가 인하 정책’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청신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도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천정훈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약가 인하 정책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와 기업 인수·합병(M&A)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치적 갈등과 고환율로 얼어붙은 국내 증시에도 바이오 상장지수펀드(ETF)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신규 상장한 ‘마이티 바이오시밀러 & CDMO 액티브’와 ‘RISE 바이오TOP10액티브’ 등이 관심을 받았는데, 둘 모두 셀트리온에 20~22%로 비중을 집중했고, 다음 순으로 각각 알테오젠과 삼성바이오가 비중이 높았다.
코트라는 내년도 전망에서 “바이오헬스 부문은 미국‧EU등 선진권역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해외 수주 증가와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 확대로 수출 규모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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