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스웨덴에 기반을 둔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가 한국 시장에 발을 내딛은 지 어느덧 10주년이 됐다. 기대와 우려의 공존 속에 한국 시장에 진출해 성과와 아쉬움을 모두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실적이 예사롭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구공룡’ 공습 10년… 뚜렷한 성장 이후 정체
1943년 스웨덴의 작은 도시 엘름훌트에서 시작한 이케아는 ‘세계 1위’ 타이틀을 자랑하는 글로벌 가구 기업으로 성장했다. ‘북유럽 감성’이라 불리는 특유의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 및 효율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케아는 2014년 한국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2014년 12월 1호점인 광명점을 오픈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세계 1위’ 가구기업의 한국 진출엔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쏠렸다. 한편으론 우려 또한 제기됐다. ‘가구 공룡’이라 불리는 이케아에 국내 가구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난 가운데, 이케아코리아를 향했던 기대와 우려는 성공과 아쉬움으로 이어졌다.
이케아코리아의 시작은 화려했다. 일본해 표기 지도 판매, 가격책정 논란 등의 잡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오픈 첫날을 비롯해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을 바탕으로 이케아코리아는 꾸준하고 뚜렷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7년 10월 고양점, 2019년 12월 기흥점, 2020년 2월 동부산점 등을 새로 오픈하며 매장도 늘렸고, 2018년부터는 온라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2021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기준 연간 매출액이 6,872억원까지 성장했다.
다만, 우려로 제기됐던 잠식은 없었다. 국내 가구업계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의 여파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보다는 이케아코리아의 등장이 대규모 쇼룸 확대 등 업계 전반에 새로운 변화와 활기를 몰고 왔다.
특히 최근 이케아코리아의 행보는 당초 기대와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신규 출점만 봐도 2020년 2월 이후 4년 넘게 멈춰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케아코리아가 밝혔던 당초 계획은 2020년까지 6개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실적 또한 심상치 않다. 이케아코리아는 2022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9.45% 줄어들며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이어 2023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액은 6,006억원까지 떨어졌다. 2024회계연도(2023년 9월~2022년 8월)에는 다시 6,258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2023회계연도 영업이익이 25억원까지 뚝 떨어졌다. 2024회계연도 영업이익도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회복세를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200억원을 밑돈다.
이처럼 10주년을 맞은 이케아코리아의 분위기는 마냥 밝지 않다. 10년간 쌓아온 성과를 돌아보는 것보단, 향후 재도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시급한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이케아코리아는 10주년을 맞아 마련했던 기자간담회를 비상계엄 사태로 취소했다. 뿐만 아니라 이케아코리아는 경기도 평택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물류기지를 건립하려 했던 계획도 최근 철회했다. 온라인 배송 물류 및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기지로 삼으려던 계획을 접고 해당 부지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10년을 열어나가는 기점은 강동점 오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신규 매장을 오픈한다. 최근 이케아코리아의 지지부진한 실적은 멈춰선 신규 출점이 주요인으로 지목되는데, 모처럼 만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케아코리아가 5년여만의 신규 매장인 강동점 오픈을 계기로 최근 들어 다소 아쉬웠던 행보를 털고 재도약의 시동을 거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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