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하 오겜)’ 시즌2가 26일 공개됐다. 유통업계는 협업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1년 공개됐던 오겜 시즌1의 인기와 흥행으로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겜 시즌2가 공개됐다. 유통업계는 오겜 시즌2와 협업 마케팅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을 맺은 신세계백화점은 오겜 시즌2 단독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를 운영하고 있다. 오겜 시즌2 공개 약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부터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세트장을 구현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빌려 합숙소 철제 침대에서 인증 사진을 찍거나 작품 속 오겜 참가자 등록용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부스를 준비한 것이다. 강남점을 포함한 일부 점포에선 오겜을 활용한 300개 품목의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넷플릭스 공식 지식재산권(IP) 협력사다. GS25는 지난 20일부터 오겜 시즌2 마케팅에 나선 상태다. 서울 성동구 도어투성수에 ‘GS25X오겜’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오겜 시즌2 세계관을 반영한 게임 경품으로 오징어짬뽕라면, 달고나빵캔디, 스티커 등 오겜과 관련된 상품을 증정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해당 팝업 스토어 방문객 수는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다. 크리스마스였던 전날엔 1500명 이상이 방문했다.
케이(K)뷰티 대표 주자인 CJ올리브영도 자체 브랜드인 브링그린과 웨이크메이크를 통해 오겜 협업 에디션 제품을 출시했다. 두 브랜드 모두 오겜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에 등장하는 캐릭터 영희를 브랜드 주력 상품에 접목해 컬래버 제품을 선보였다.
오겜 대표 상징물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달고나에서 떠올린 설탕이 함유된 달고나 립밤과 우승 상금이 담긴 거대한 황금 저금통 색깔을 따온 골드 콜라겐 아이패치가 대표적이다.
식품업계도 오겜 협업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도 핵심 전략 상품인 만두·김치·김스낵 등을 중심으로 14개국 오겜 한정판 패키지 구성에 차별화를 뒀다. 하이트진로는 오겜 시즌2 공개 일정에 맞춰 영희·핑크가드·프론트맨 캐릭터가 그려진 참이슬 오겜 에디션을 출시했다. 오뚜기는 뿌셔뿌셔 버터구이 오징어맛과 열 뿌셔뿌셔 화끈한 매운맛 등 협업 제품을 선보였고, 해태제과는 오겜 주요 소품 중 하나인 달고나를 적용한 오겜 구운감자 슬림을 내놨다.
유통업계가 오겜 시즌2와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사라진 연말 특수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미 고물가로 침체됐던 내수 경제에 12·3 비상 계엄 여파로 정국이 혼란스러워 반전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가 너무 위축된 상황에서 오겜 시즌2 흥행에 따른 후광 효과를 공략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시즌1으로 확실한 팬층이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잘 아는 만큼 협업 상품이나 굿즈 등을 중심으로 매출 반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협업 흐름을 일명 디토(Ditto·마찬가지) 소비를 공략한 움직임이라고 본다. 단순히 오겜 콘텐츠를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오겜 콘텐츠에 나온 소품들을 직접 사서 입어보거나 먹어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즌1에서 달고나 열풍으로 관련 제품들이 많이 팔렸고, 최근 초록색 트레이닝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증가했다”며 “콘텐츠의 감성을 함께 느껴보고자 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오겜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협업한 제품들을 따라 사보거나 팝업 스토어에 간 사람들이 올린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따라 가보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가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돌파구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오겜 시즌2 협업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거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즌1에서 극중 인물들이 안주로 먹던 삼양라면이 간접 광고(PPL)도 아닌데 전 세계적인 홍보로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며 “그걸 기억하는 유통업계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협업 제품을 기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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