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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들어선 한국…‘노인연령 상한’ 논의 본격화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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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무료 도시락을 배급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어르신들이 무료 도시락을 배급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우리나라가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들어서게 되면서 노인의 기준이 되는 연령 상향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23일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 5122만1286명의 20.00%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중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자가 17.83%, 여자가 22.15%로 여자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남자 대비 4.32%p 더 높다.

권역별로는 수도권이 전체 주민등록 인구(2604만6460명) 중 17.70%, 비수도권은 전체 주민등록 인구(2517만4826명) 중 22.38%로 비수도권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수도권보다 4.68%p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 김민재 차관보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만큼 인구 전담부처 설치 등을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국은 2000년 11월 공식적으로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뒤 2017년 8월 14.02%로 고령사회에 들어섰다. 이후 7년 4개월 만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됐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일 경우 고령화사회로,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 비중은 2008년 10.02%에서 2017년 14.02%를 기록한 뒤 2019년 5월(15.06%) 이후 매년 약 1%p씩 증가해 왔다.

유엔이 고령사회를 정의할 때 사용하는 노인의 기준은 우리나라 노인복지법상의 기준인 65세와 같지만, 평균수명의 연장 등으로 인해 이를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앞서 2016년 정부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 기준 연령 상향 방안을 포함하는 데 이어 2019년 당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70세로의 단계적 상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에서 상향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대한노인회 이중근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노인 연령을 75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잘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해 상향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8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앞에 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8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앞에 한 어르신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연령 상향 필요성의 근거로는 기대여명 증가에 따른 사회적 인식 변화가 대표적이다. 65세면 경제활동 등을 이어가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일각의 목소리다. 실제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이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연령은 71.6세였다.

노인 인구의 가파른 증가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감소와 복지 수요 확대 문제가 떠오르면서 이를 완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연령 상향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상황에서 복지 혜택 대상 등을 줄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지하철 무임승차, 기초연금 등의 혜택에서 제외되는 당사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무료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노인 일자리 사업 기준도 변경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지금 사회적 논의를 통해 연속성 있고 점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재훈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독일 등 노인 연령 상향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국가들을 참고해 1년에 2~3개월씩 점진적으로 상향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갑작스러운 연령 상향은 복지 혜택 변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충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순차적,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에 구애받지 않는 정책의 연속성”이라며 “정치권은 여론과 선거에 휩쓸리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 연령 상향과 함께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멈춘 연금개혁, 정년연장에 대한 논의도 지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로 2033년에는 65세로 상향된다. 초고령사회를 직면한 만큼 안정적인 연금 수급을 위해서는 기금 소진을 막을 연금개혁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9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현재 수준인 42%로 유지하는 연금개혁안 정부안을 발표해 국회에 제출했다. 더불어 여·야는 이번 정기국회 안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에 마음을 모았음에도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60세인 법정 정년은 노인 연령보다도 5년 빠르고 연금 수급 연령보다도 이르기 때문에 정년 연장에 따른 계속고용 문제에 대해서도 빠른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문제 총괄하는 부처인 인구부 출범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한 데다가 정부조직 개편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수장 공백이 생겨 당초 계획한 내년 상반기 출범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7월 국민의힘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 모두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정 교수는 “조속히 노인의 연령 상향과 발맞춰 연금 개편, 정년 연장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현재 다양한 계층과 소득 수준으로 구성된 노인의 현실을 반영해 소득별로 차별화된 노인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업종 및 산업별로 실질적 은퇴 연령을 유연하게 조정할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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