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수입 냉동 감자 ‘기준 미달’ 판단
농진청, 튀김용 감자 ‘골든에그’ 개발 추진
맥도날드가 6월26일 엿새만에 감자튀김 판매를 재개했다. 홈페이지 공지문(좌)과 감자튀김 판매 재개 후 맥도날드 매장 내 공지문(우) ⓒ맥도날드/더농부
“버거 세트 구매 시 (후렌치후라이와) 사이드 무료 교환을 해 드립니다.”
6월 26일 맥도날드 서울역점은 매장 내 키오스크마다 감자튀김 판매 재개를 알리는 공지문을 붙여놓았습니다. 지난 20일 “예기치 못한 공급망 내 이슈로 인해 일시적으로 후렌치후라이를 제공해드릴 수 없다”는 공지문의 연장선이었습니다. 감자튀김 공급이 아직 수월하지 않아 다른 사이드 메뉴를 고를 수 있도록 유도한 것입니다. 맥도날드가 지난 20일부터 6일간 중단했던 감자튀김 판매를 재개했습니다.
감자튀김 공급망 이슈에 대해, 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 맥도날드가 공급받은 일부 냉동 감자의 기준 미달이 우려돼 선제적으로 제품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며 기준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감자튀김 판매 중단 동안, 맥도날드는 버거 구매 시 탄산음료(M)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세트 메뉴 주문을 못한 고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현재 감자튀김을 포함한 세트 메뉴 주문이 가능해져 고객들의 불만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입니다.
맥도날드는 2021년 8월과 2022년 2월에도 일시적으로 감자튀김 판매를 중단해 너깃과 치즈스틱을 제공한 적 있습니다. 그러나 이전 두 차례 판매 중단 때와 달리 맘스터치, 버거킹, 롯데리아 등 다른 햄버거 브랜드는 감자튀김을 정상 판매 중으로, 맥도날드만 이번 공급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맥도날드는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과 다르게 주 공급처가 미국 램웨스턴 한 곳뿐입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서나 일관된 품질로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한 곳뿐인 공급처에 이상이 생겼을 때, 판매 중단을 택하기보단 국산 감자로 잠시 대체할 수는 없었을까요?
‘수분 적고 전분 많아 바삭한 식감’ 美러셋 감자
수미감자는 작고 동그랗고 수분많아 튀김 부적합
맥도날드가 사용하는 감자는 ‘러셋버뱅크 감자’입니다. 수분이 적고 전분이 많아 튀길 때도 형태를 잘 유지하고 바삭한 식감을 제공합니다. 미국에서는 감자튀김에 사용되는 감자의 50%가 러셋 감자라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감자는 ‘수미 감자’로, 러셋 감자와는 반대로 수분이 많고 전분이 적습니다. 부드럽고 찐득하기 때문에 형태를 잘 유지하지 못해 튀김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재배 기간의 차이로 감자의 크기도 다릅니다. 수미 감자는 재배 기간이 약 100일이지만, 러셋 감자는 140일~160일로 더 큰 크기를 가지게 됩니다. 길쭉한 감자튀김의 모양을 위해선 큰 크기가 필수적인데 러셋 감자는 길고 큰 반면, 수미 감자는 작고 동그란 모양입니다.
작고 둥근 모양의 국산 감자(좌)와 길쭉한 모양의 러셋버뱅크 감자(우) ⓒ더농부/픽사베이
사실 러셋 감자를 수입하는 건 맥도날드뿐만이 아닙니다. 국내 거의 모든 햄버거 브랜드가 냉동된 러셋 감자로 감자튀김으로 만듭니다. 국내에 입점한 브랜드 중 이례적으로 국산 감자를 사용하던 파이브가이즈(Five guys)조차 국산 감자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러셋 감자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브랜드들의 러셋 감자 수입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이상 기후나 경제적 변동 등으로 수입이 불안정해지면 곧장 국내 감자튀김 공급 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2021년과 2022년에 감자튀김 대란이 벌어진 건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었지만, 폭염 때문에 미국의 러셋 감자 농사가 흉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입 감자의 대체품을 찾지 않는 이상, 우리는 몇 번이고 감자튀김 대란을 겪게 될 겁니다.
씨감자를 들여와 국내에서 재배하는 건 안 될까
러셋 감자는 일반적으로 45℉~75℉(약 7℃~23℃) 사이에서 자랍니다. 러셋 감자 주생산 지역은 미국 아이오와, 아이다호, 워싱턴 등으로, 여름에도 서늘한 지역입니다. 우리나라는 고온다습한 데다, 여름에는 기온이 급상승하며 계절마다 기온 편차도 크기 때문에 열스트레스에 민감한 러셋 감자 재배가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있어 기존 국산 감자 생산지조차 북상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마트에서 국산 감자를 구매하고 있다. ⓒ더농부
러셋 감자를 대체할 국산 감자 ‘골든에그’
높은 수입 의존도와 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급이 필수적입니다. 국내 연구진은 감자를 자급할 수 있도록 새로운 품종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골든볼, 만강, 아리랑 1호 등 고온과 가뭄에 강하고, 쉽게 갈변하지 않는 등 여러 강점을 가진 품종 중에서도 최근 개발된 ‘골든에그’가 눈에 띕니다.
골든에그는 감자튀김용으로 사용 가능한 품종으로, 러셋 감자처럼 길쭉한 모양입니다. 서늘한 곳에서만 재배 가능한 러셋 감자와 달리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및 국내 고랭지 여름 재배에 적합한 감자로, 중앙아시아 지역 기후에 적응성이 좋습니다. 또한 국립식량과학원의 품종설명서에 따르면 골든에그의 맛은 ‘(1)매우 나쁨~(5)매우 좋음’ 중 5점에 해당하며, 3점에 해당하는 수미 감자와 비교했을 때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지농업연구소에서 개발한 골든에그의 모습. ⓒ국립식량과학원
진용익 농촌진흥청 감자연구실장은 골든에그 개발을 완료했으며, “현재 보급 시키기 위해 테스트 중”이라고 현황을 밝혔습니다. 골든에그가 감자튀김용으로 수입 중인 감자를 대체할 수 있도록 목표로 삼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는 국내 입점한 햄버거 브랜드에서 국산 감자로 만든 감자튀김을 먹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농부 인턴 정유진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조선비즈, <[Why] 왜 ‘한국’ 맥도날드만?... 3년 만에 감자튀김 공급 또 끊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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