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다: 부처의 제자
아난다여
이제 나는 늙어서 노후하고
긴 세월을 보냈고 노쇠하여
내 나이가 여든이 되었다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몸도 가죽 끈에 묶여서
겨우 살아간다고 여겨진다
아난다여
그대는 한 쌍의 살라 나무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를 둔 침상을 만들어라
피곤하구나, 누워야겠다
그러자 아난다는 방으로 들어가 문틀에 기대어 울며 말했다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많은데
나를 그토록 연민해 주시는 스승께서는
이제 돌아가시겠구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하여라, 아난다여
슬퍼하지 말라, 탄식하지 말라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 모든 것과는
헤어지기 마련이고
없어지고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그처럼 말하지 않았던가
아난다여
태어났고 존재했고 형성된 것은
모두 부서지기 마련인 법이거늘
그런 것을 두고 ‘절대로 부서지지 마라’고 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난다여, 그런데 아마 그대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스승의 가르침은 이제 끝나 버렸다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
아난다여
그러나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
내가 가고 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에게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다
아난다여
그대들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의지하여 머물고
남을 의지하여 머물지 말라
진리를 섬으로 살고 진리에 의지하여 머물고
다른 것에 의지하여 머물지 말라
끊임없이 회귀하는 불교의 가르침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입니다.
매순간 변하고
어느 것도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늙거나 허물어져갈 때 마치 전혀 몰랐던 사실인양 울게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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