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야 매점가자 내가 바나나우유 쏠게
-아니야 나 괜찮아..다른 애들이랑 갔다와!
-야 지영아 빨리와 매점가자 쟤는 또 안간대지?
-너 걔좀 그만 챙겨 걘 우리 하나도 신경안쓰고 지만 생각하잖아
-그래! 국연수 걔가 우리 한번이라도 뭐 사준적 있냐? 매번 받아먹기만 하지!
-에이..그래도 걔가 사달라고 한건 아니잖아..
-그래도 그게 계속 반복되면 염치가 없는거지!
가난이 너무 싫은건
남에게 무언가 베풀 수가 없다는거예요
특히 날 때부터 따라다닌 가난은 점점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꺼리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것들에 관심이 없는척,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어요.
최웅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잠깐 현실을 눈 감게 해준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최웅은
-잘잤어?
-오래 기다렸어?
-아니아니! 방금 왔어!
-연수야!
-뭐야..!
-뭐야 뭐 먹고있어?
-김밥
-아이.. 도시락 싸왔는데..
-맛있네..
-내가 신이 언제 났다고..!
-옆에서 애들이 오빠오빠하니까 아주 신이 나셨더만!
선배라고 부르라고 해 선배!
-미안해..
가끔은 눈감은 현실이 너무 편안하고 간절해서,
진짜 현실을 잊어버리기도 하더라구요
-꼭 바로 취업 해야돼?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그냥 직장인 되는 것보다 좀 더 공부해서 더 좋은 직업 가질 수 있지 않나 해서..
-공부를 더 할 시간이 어딨어.
회사 빨리 취직해서 얼른 정규직 전환 기다려야지.
-그래서 그 다음엔?
-뭐.. 월급 꼬박꼬박 저축해서 할머니 일 더 안하게 해드릴거야.
-그게 다야?
아니.. 생활비 벌면서 장학금도 안놓치고 죽어라 공부하면서 열심히 산거 내가 다 봤으니까..
좀 더 큰 성공에 대한 꿈이 있을 줄 알았지.
평범하게 남들만큼만 사는거.
그게 내 꿈이라 생각해왔는데..
-….그게 나한텐 성공이야.
너는? 너는 앞으로 뭐하고 살건데?
-난 별로 생각 없는데..
그림은 그냥 취미로 할래.
알잖아. 낮에는 햇빛아래 누워있고,
밤에는 등불 아래 누워있는게 내 꿈!
인생이 피곤하게 사는건 딱 싫다.
그리고, 이렇게 사는게 딱 좋아.
가족이랑 너 옆에서.
어쩌면 이건 내가 원한 꿈이 아니라..
처음부터 주어진 선택지 없는 시험지였을까..?
그리고 애써 감았던 눈을 다시 떴을땐..
현실의 악몽은 더 잔인하게 자라나 있더라고요
-나는 제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가난했으면 좋겠어..
그동안의 헛된 꿈을 비웃듯
지난한 현실은 어느새 턱끝에서 찰랑이고 있었어요
-안가겠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간절히 바라는 기회라는거 알지?
재능있다는거 본인도 알지않나?
최웅 자네는 욕심이 없나봐?
-네. 딱히 아등바등거리며 사는건 제 취향이 아니라서..
저보다 더 간절한 학생에게 주세요. 그 기회는.
ㅤㅤ
-어! 뭐야! 언제왔어?
웬일이래? 니가 내 수업을 다 기다리고.
-……….
-점심먹을까? 뭐먹을래? 나가서 먹을까?
-……..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져야 했던 이유는..
-우리가 왜.. 헤어져..?
너와 나의 현실이 같지 않아서
아니, 사실 내 현실이 딱해서
-넌 꼭 힘들 때 나부터 버리더라?
내가 그렇게 제일 버리기 쉬운거냐..?
니가 가진 것 중에..
-아니. 내가 버릴 수 있는건
-너밖에 없어.
아니 사실..
지금은 내 현실 하나 감당하기도 벅차서
아니 사실은..정말 사실은..
더 있다간..
내 지독한 열등감을
~그렇게 헤어지고 난 후 5년후~
-연수야..
연수야..
-우리 이거 맞아..?
우리 지금 이러고 있는거 맞냐고
-다른 사람 아니고 우리잖아..
-그저 그런 사랑 한 거 아니고
-그저 그런 이별 한 거 아니잖아 우리..
-다시 만났으면
잘 지냈냐고..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힘들지는 않았냐고..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잖아 우리..
-어떻게 지냈어..?
말해봐..
어떻게 지냈어 너
우리가 헤어진건 다 내 오만이었어.
너 없이 살 수 있을거라는..
최우식,김다미 주연 드라마
<그해 우리는>
무맥락 혐오댓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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