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비존재의 축복받은 고요를 방해하는,
이로울 것이 없는 사건으로 여길 수 있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내가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알아 버렸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아이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결혼, 가족, 더 나아가 모든 사회 규범에 대한
내 두려움은 거기서 온다.
자기 자신의 결함을 자식에게 전달하는 것,
그래서 자신이 겪었던 시련을,
어쩌면 더 지독한 시련을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은 범죄 행위이다.
내 불행과 내 고통을 이어받을 사람을
낳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부모들이란 모두 무책임한 자들이거나 살인자들이다.
– 에밀 시오랑
가장 좋은 것은 그대에게 불가능하다.
그것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며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무(無)로 존재하는 것이다.
– 헤로도토스
가장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
아무 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일단 태어났으면 빨리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게 차선적이라네.
청춘의 경박한 어리석음이 지나간들
어느 누가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인생의 무거운 짐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인가?
질투, 당쟁, 불화, 그리고 전쟁…
그 어느 누가 전쟁의 유혈과 전쟁의 비통함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모든 이가 싫어하는
노령이 찾아온다네.
힘도 없고 친구도 없는 노령이…
황혼에 의지할 곳도 없이 온갖 쓰라린 일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노령이…
– 소포콜레스
잠이 들면 좋지, 죽으면 더 좋고.
물론 가장 좋은 거야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것이고.
– 하인리히 라이네 <모르핀>
나는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못내 억울하고,
게다가 적반하장 격으로 세상에 내보내준 은혜를
고마와하라고 들입다 강조해대는
효 사상이 얄밉다.
– 마광수
아니야, 그런 문제가 아니야.
무슨 뜻이냐 하면 생명을 만들어내는 일이
정말로 옳은 일인지 어떤지,
그걸 잘 모르겠다는 거야.
아이들이 성장하고, 세대가 교체되고,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거지?
산을 더 허물어서 바다를 메우고,
더 빨리 달리는 차가 발명되고
더 많은 고양이가 치여 죽어.
그뿐 아니겠어?
– 무라카미 하루키 <양을 쫓는 모험>
선한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그렇게나 노력하면서,
아이들의 모든 고통을 예방하는
확실하면서도 유일한 방법이,
그 아이들을 애초에 태어나지 않게끔
하는 것이란 사실까지는 대부분 깨닫지 못한다.
그런 이들이 그토록 적다는 점은
매우 유별난 일이다.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결정은
그 아이들의 부모가 될 뻔한 이들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위해서는 최선의 결정이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은
존재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치열한 고통을 경험할 필요도 없이,
비존재의 축복받은 고요를 영원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데이비드 베너타
반출생주의 (反出生主義, Antinatalism)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크므로, 자녀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윤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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