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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일하는 인류학자가 느낀 인종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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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마존에서 직접 일을 해보기로 한 건 2021년 11월의 일인데, 이 글을 쓰는 지금(2023년 5월), 나는 아직도—1년 6개월째—아마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작업은 내가 걱정했던 것만큼 끔찍하지 않았다.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많은 직원들도 그렇지만, 나는 이곳에서의 일이 특별히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때로는 여기에서 일하는 걸 즐기기도 한다.

분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파트타임 노동자다. 따라서 거의 모두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제너럴(Dollar General, 미국의 할인 매장 체인)이나 학교 식당, 술집 같은 곳에서 일한다. 딸이 다니는 인도인 학교에서 라가(raga), 시타(sitar) 같은 악기를 가르치는 직원도 있다.

아마존은 자기네가 다문화적 능력주의를 추구하는 기업처럼 말하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그 반대다. 아마존은 정치이론가 세드릭 로빈슨이 말하는 “인종 자본주의(racial capitalism)”의 전형이다. 이 회사에서는 직급이 높아질수록 백인이 많아지고, 유색인종은 낮은 직급에 모여있다. 내가 일하는 센터는 젊은 흑인이 직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꽤 다양해서 젊은 층과 나이가 든 사람들이 섞여 있고, 백인, 라틴계, 남성, 여성, 넌바이너리를 포함한다. 전과가 있는 사람들, 청각장애나 자폐를 가진 이도 있고, 인도, 이란, 그리고 아프리카 전역에서 온 이민자들도 일한다.

같은 아마존이라도 근무 환경은 작업장마다 다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랄리 남쪽에 위치한 거대한 풀필먼트 센터인 RDU1의 경우 많은 직원들이 관리자들이 친소 관계에 따라 노동자들을 불평등하게 대우한다고 불평한다. 관리자들의 무능함, 그리고 너무 더운 작업장 환경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특히 그 센터의 경우 아무리 오래 일을 한 사람도 시급은 18.40 달러를 넘지 못하게 정해놓은 바람에 오래 일한 직원들의 반발을 산다. 대부분의 RDU1 직원들은 일주일에 4일 동안 하루 11시간 일한다.

MIT가 운영하는 생활 임금 계산기에 따르면 랄리 지역에서 아이 딸린 양육자 한 사람이 살기 위해 필요한 최저 시급은 38.93달러다. 그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 중 그 시급의 절반도 받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우리가 일하는 작업장 휴게실에는 작은 안내문이 붙어있다. “음식이 필요하신가요?” 인사과에서는 캔에 든 음식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아마존은 자기네가 고용한 사람들이 먹고 살 만한 최저 생계비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그뿐 아니다. 작업장에서는 종종 제비뽑기를 통해 도너츠나 티셔츠 같은 걸 상품으로 준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회사가 자기네를 생각해 준다고 속는 직원은 없다. 한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우리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잊게 하려고 하는 짓이지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이 “꽤 괜찮은 일자리”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형편없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만들고, 월마트 계산대에서 일하면 아마존에서 받는 15.50달러보다 더 적은 시급을 받는다.

기업들이 노동자가 먹고 살 수 없는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건 자본주의 미국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연구들에 따르면 아마존의 물류센터 임금이 오르면 주변에 있는 기업들의 임금이 오른다. 다른 기업들이 아마존의 임금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아마존이 임금을 크게 올리면 다른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올리게 될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아마존의 임금 인상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 향상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아마존은 스스로를 “세계 최고의 고용주”라고 부르는데, 과연 사실일까? 아마존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저녁때 아이들에게 먹이기 위해 인사과에서 마련한 캔 음식을 받아 가고 있다면 최고의 고용주라고 할 수 있을까?

전문에서 몇 단락만 발췌해 올렸습니다
otterletter.com/fulfillment-center-anthrop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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