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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성탄절을 맞아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예배와 미사가 전국 교회와 성당에서 열렸다. 특히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여야 정치인을 포함해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따르면 성탄절 축하 예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여섯 차례 진행한다. 9시에 열린 2부 성탄 예배에는 대규모 인원이 몰려 2만명 이상이 수용 가능한 대성전을 가득 메웠다.
2부 예배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 최은석 대표비서실장, 조배숙 의원, 조정훈 의원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당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송기헌 종교특별위원회 기독교위원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11시 예배에,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오후 1시에 참석했다.
통상 성탄절에는 대통령이 서울 주요 교회를 방문해 예배에 참석하는 형태로 기념했다. 지난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를 찾은 바 있었지만, 탄핵소추로 사실상 대통령이 궐위된 상태기 때문에 여야 당대표가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인 이영훈 목사는 정치인들이 참석한 9시 예배 설교가 끝나자, 시국에 맞춰 특별 메시지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이어 탄핵소추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정치적 혼란에 한국교회 대표 지도자로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정치권에 바램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 목회자 중의 한 사람이자, 60만 성도를 섬기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당회장 위임목사로서, 160만 성도로 이루어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의 대표 총회장으로서 각계에 보내는 바람을 밝히고자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은 물론 1200만 성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으로 계속 고통과 갈등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린다”며 “저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성도 여러분 앞에 머리 숙여 회개한다. 저는 한국의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깊은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이 법과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비상시국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관계, 재계 모두가 민생문제만큼은 합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올 성탄절은 어느 때보다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맞아 기쁨보다는 걱정이 크다”며 “중소기업인 등을 만나보면서 느낀 것은 경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가길 소망한다”며 기도했다.
성탄절을 맞아 천주교는 서울 중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을 중심으로 전국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 아기 예수 모형을 말구유에 안치하는 의식인 ‘구유예절’을 진행했다. 이어서 이날 0시를 맞아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를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봉헌했다.
정 대주교는 미사 메시지를 통해 “올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혼란과 갈등 속에서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며 “민주적 절차와 헌법적 절차에 따라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향해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성탄절 정오에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를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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