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한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이자 시작 지점인 땅끝마을‘해남’. 한해 수십만 명의 관광객은 땅끝을 찾아 망망대해 바다에서 솟구치는 아침 해를 보며 희망을 담아가곤 한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한해의 걱정과 근심을 떨치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 새해를 맞이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올해도 내년에도 잠자고 있던 오감을 일깨우는 땅끝 여행에서‘나’를 비우고, 새로운‘나’를 찾아보자.
그 곳에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곳, 땅끝
우리 국토의 정수리 백두에서 시작된 지맥이 고른 듯 또는 거칠게 몰아쳐 오다 해남에서 숨을 고르고 우뚝 멈춰선 곳, 바로 땅끝 마을의 사자봉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사자봉 정상에는 횃불 모양의 땅끝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그곳에 오르면 북으로는 달마산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으로는 흰 물살을 가로지르며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여객선, 드넓게 펼쳐진 양식장 사이를 오가는 어선들의 행렬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멀리 남으로는 흑일도, 백일도, 노화도, 보길도 등 아련한 서해의 섬과 다도해가 보석처럼 반짝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제주도까지 볼 수 있어 이곳이 진정 땅끝이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해 질 무렵 낙조는 땅끝의 신비감을 한층 더해준다.
높이 400여m의 사자봉 전망대까지는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이 있어 땅끝마을의 또 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땅의 끝, 혹은 시작 ‘땅끝 탑’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500여m를 내려오면 우리나라의 땅끝 지점을 알려주는 땅끝 탑이 서 있다. 땅끝 탑은 북위 34도 17분 38초, 한반도의 땅끝 지점에 우뚝 솟은 세모 꼴의 기념탑으로, 우리 땅 육지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한반도 땅끝을 알리는 세모꼴의 땅끝 탑에는 손광은 시인이 쓴 시(詩) 구절이 새겨져 있다.
시 구절을 읽어보면「이곳은 우리나라 맨 끝 땅/ 갈두리 사자봉 땅끝에 서서 / 길손이여 / 토 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 중략…/ 백두에서 토말까지 손을 흔들게 / 수천 년 지켜온 땅 끝에 서서 / 수만 년 지켜갈 땅 끝에 서서 / 꽃밭에 바람일 듯 손을 흔들게 / 마음에 묻힌 생각 /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과 기상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국토순례를 시작하기도 하고, 마치기도 하는 이들이 땅끝 탑을 기점과 종점으로 삼는 이유다.
땅끝의 경계는 끝이기도 하지만 시작이기도 하다. 최근 조성된 코리아 둘레길인 서해랑 길의 시작점이고, 남파랑 길의 끝 지점 또한 땅끝 탑이다.
최근 땅끝 탑 주변에 있는 땅끝 탑 스카이워크(높이 9m, 길이 18m )는‘땅끝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주제로 만들어졌는데,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기호가 디자인 컨셉이다.
그곳에 오르면 육지 쪽으로는 땅끝 탑과 포토존이 있고, 해안 쪽으로는 아름다운 땅끝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바닥 일부가 투명한 강화유리로 제작돼 땅끝 바다 위를 직접 걸어보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땅끝마을에서 만나는 6대륙 정원
땅끝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소로 세계 땅끝 공원도 있다. 한반도의 땅끝마을에서 세계 6대륙의 땅끝을 한 번에 만나는 이색장소이다.
땅 끝 전망대를 올라가는 모노레일 인근에 조성된 1만 3,000㎡ 규모의 공원에는 세계 대륙의 땅끝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6대륙을 상징하는 정원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져 있다.
6대륙의 땅끝은 포르투갈 호카곳을 비롯해 아프리카 테이블마운틴, 멕시코 엘아르코데카보산, 아르헨티나 에클레어 등대, 호주 오페라하우스와 해남군 땅끝마을의 땅끝 탑이다.
특히 땅끝 관광지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이국적인 조경이 어우러져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규모 해양자연사박물관
땅끝마을에 갔다면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곳이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이다. 마도로스로 전 세계를 항해하던 임양수 관장이 40여 년 동안 직접 수집한 1만 5천여 종, 5만6천여 점의 해양자원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 해양계통 박물관 중 최대 규모로, 폐교를 개조해 전시관을 운영해 오던 것을 지난 2019년 현재 땅끝마을로 위치를 옮겨 문을 열었다.
상어의 입을 통과하는 출입문과 문어가 건물 옥상을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는 건물의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4실로 구성된 전시관은 화석류와 어류, 상어류, 갑각류, 육지생물 표본, 남극생물표본 등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실물 표본 전시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관은 모두 4가지 테마로 구성, ‘시작海’의 1전시관에는 바다의 생성과 바다생물의 다양성 미래 생명의 보고의 바다를 표현했다. 특히‘대단海’의 2 전시관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길이 25m, 무게 3톤의 대왕고래 뼈가 시선을 압도한다.
‘다양海’의 제3 전시관에는 상어류와 패류로 구성되었고, ‘소중海’의 제4전시관은 해양 육지생물과 펭귄이 전시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비롯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거리도 갖추고 있다.
해남에선 해넘이도 좋고, 해맞이도 좋죠!
땅끝마을은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매년 12월 31일부터 1월 1일에 걸쳐 해넘이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 해넘이·해맞이 축제는 12월 31일 허각, 딕펑스, 박강수 등이 출연하는 땅끝 음악회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다. 새해 맞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대규모 불꽃쇼가 땅끝을 환하게 밝힐 예정이다.
새해 1월 1일에는 새해의 행운을 부르는 대북 및 퓨전 국악 공연, 소원지를 묶은 띠배 띄우기 등이 마련돼 해맞이를 위해 땅끝을 찾은 이들을 즐겁게 할 계획이다.
특히 한해의 끝자락 31일에는 땅끝탑 방문객 대상으로 새해 행운을 빌어주는 한정판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땅끝 청년들이 운영하는 땅끝 포차와 2,500원 떡국 운영으로, 땅끝을 찾은 관광객들과 따뜻한 정도 나눈다.
또한 땅끝관광지 스탬프랠리, 타로 운세 체험, 희망의 촛불 만들기, 해양자연사 박물관 야간 무료 개방,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여한다.
이밖에도 31일 오후에는 화원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낙조를 배경으로 기원제, 축하공연, 불꽃쇼 등 해넘이 축제가 펼쳐진다.
1월 1일 새벽 북일 오소재 공원에서는 해맞이 기원제, 공연, 가래떡 인정나눔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한편 올해의 마지막 일몰은 12월 31일 오후 5시 34분이며, 2025년 첫 일출은 1월 1일 오전 7시 41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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