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웨덴 캔디’를 정작 스웨덴인들은 충분히 즐기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가디언은 토요일마다 캔디를 잔뜩 사 먹는 스웨덴의 문화 ‘뢰르닥스고디스’(lördagsgodis)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 캔디 제조사 ‘법스’의 제품이 미국과 한국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스웨덴 캔디는 미국의 한 틱톡커가 뉴욕의 스웨덴 디저트 전문점에서 캔디를 사 먹는 영상이 조회수 수백만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두바이 초콜릿을 잇는 유행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주 동안 이어지는 스웨덴의 여름휴가 기간도 공급 부족을 부추겼다. 스웨덴 법에 따라 직원들은 모두 휴가를 떠나야 하고, 유지 보수를 위해 공장도 폐쇄되기 때문이다.
법스가 여름휴가 기간 이전에 생산한 제품들은 이미 전량 판매됐다. 법스는 현재 높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캔디 품목 수를 줄이는 등 제품군을 간소화한 상태다. 여러 캔디를 생산하려면 생산설비 설정 등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다.
법스 관계자는 가디언에 “봄부터 스웨덴 캔디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는데, 불행히도 우리는 여름 전에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캔디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틱톡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미국인들은 스웨덴 캔디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으며 캔디 샐러드(여러 종류의 스웨덴 캔디를 한 그릇에 넣어 먹는 것)란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매주 한 번 스웨덴 디저트를 배달해 주는 업체까지 생겼다. 영국 런던 중심부에서 스웨덴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조나스 아우렐은 “다른 사람들처럼 우리도 법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내에서는 법스 캔디들이 ‘스웨덴 우선 공급 정책’에 따라 공급되기는 하지만 각 소매점에 배급하는 방식이라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한편, 뢰르닥스고디스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 스웨덴 문화다. 스웨덴 정부가 충치, 당뇨 등을 줄이기 위해 디저트 섭취를 1주일에 한 번으로 제한하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 유래다. 정부 신뢰도가 높은 스웨덴 시민들이 정부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뢰르닥스고디스라는 말도 스웨덴어로 토요일 캔디라는 뜻이다.
한겨레 심우삼 기자 /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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