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바다 풍경을 나는 캔버스에 담을 수 있을까? 자연 앞에서 사라진 증오와 같이 한없이 작은 존재인 나는, 사람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린다. 푸른 물방울에 오갈 데 없는 울분을 쏟아부은 뒤에야 나는 잠시 멈추었던 호흡을 하고 붓을 잡는다”
자연 그 자체의 경이로움을 그리는 장원구 작가의 초대 개인전이 안양시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수목원 전시관(이하 관악 수목원)에서 열린다. 전시는 10월 19일 오픈해 28일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장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이사로서 안양미술협회의 부회장 겸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개인전 16회를 비롯해 부스 개인전 7회, 단체전 120여회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 길림성 미술관과 상해 미술관, 러시아와 키르기스 공화국 등 해외 전시도 다수 진행했다. 남북 코리아국제전과 관악현대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를 맡기도 했다.
유년 시절 손재주가 좋다는 평을 들어 온 장 작가는 개인 사업에 종사하다 결국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붓을 잡게 된 케이스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나의 직업 또한 펜이나 책, 붓처럼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같았다면 참 좋았겠지만, 눈앞의 생존이 급했던 젊은 날의 영혼이었던지라 잠시 꿈을 접어두고 살았다. 그러나 내 삶은 언제나 예술과 함께 했다는 깨달음을 얻은 직후, 곧바로 사업을 정리하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 스펙트럼은 한곳에 고여있지 않고 무척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바다나 계곡, 숲 같은 일반적인 주제 외에도 달항아리와 말 편자, 천사 등 다채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또한 도예를 비롯해 회화와 추상화, 반 부조 작품 제작에 나서는 등 꾸준히 실험적인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시크릿 가든’ 작품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세밀한 붓터치로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비밀 정원이라는 주제에 맞게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감을 사용해 안정감을 주면서도, 하늘과 맞닿은 들판과 힘찬 물살 표현으로 역동적인 변주를 줬다.
그의 작품 세계는 최근 작인 ‘Sunrise(일출)’에서도 드러난다. 새로운 해가 뜨며 수천 가지 색으로 물든 물결과 오묘한 하늘의 색감을 심미적으로 표현했다. 반면 푸른 나무 곁 덩그러니 선 정자의 모습에서는 고독함이 느껴져, 희망을 담고 화려하게 반짝이는 물결과 대비되는 시각적 심상을 보여준다.
한편 장 작가는 도예가로서 안양예술공원에서 올토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기도 하다. 과거 안양유원지로 불리던 안양예술공원은 2005년부터 명칭을 바꾸고 도로정비 및 산책로 조성,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주요 예술작품 설치 등을 거쳐 종합 문화체험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안양석수상인회 회장인 장 작가는 시에 예술공원 관련 주요 현안을 발의하고 공공미술작품을 조성에 참여하는 등 지역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 이번 전시가 열리는 관악 수목원 또한 본래 교육과 연구를 목적으로 조성된 비개방 공간이지만, 상인회 건의와 안양시와 서울대 간 협의로 인해 한시적으로 시민에게 개방된다. 이는 지난 8월 열린 ‘한국-인도 현대미술교류전’ 이후 열리는 수목원 내 두 번째 전시회이기도 하다.
장원구 작가의 전시회는 관악 수목원에서 이달 19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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