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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 “미국이 보살도 따르면 세계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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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스님
뉴욕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제공=뉴욕 원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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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원각사에서 회주 정우스님과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제공=뉴욕 원각사

미국 뉴욕 원각사는 뉴욕주(州) 솔즈베리(260 Clove Road, Salisbury)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의 분원이다. 1974년 숭산당(崇山堂) 행원(行願)스님에 의해 뉴욕 맨해튼에서 출발한 이 사찰은 1986년 숲과 산세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현재의 부지(30여 만 평·약 105만7850㎡)로 이전한다. 뉴욕 원각사의 본격적인 불사는 2004년 서울 구룡사 회주 정우스님(현 뉴욕 원각사 회주)이 주지로 취임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미국 현지에 상주하는 지광스님이 2009년 주지로 취임하면서 속도를 냈다. 2015년 대웅보전 상량식에 이어 2017년 무량수전 상량식, 2018년 선방인 설산당·보림원 준공으로 이어졌다. 올해 들어 단청과 탱화까지 마무리되면서 미국 동부 최대 한국 전통사찰로 위용이 갖춰졌다. 원각사는 오는 13일 창건 50주년을 맞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방미단과 함께 기념법회를 연다.

최근 아시아투데이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은 불사 과정을 회상하면서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불교가 들어오는 미국 땅에서 한국불교를 알리려면 능숙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문화적 차이 역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패권국인 미국을 대승보살도로 감화시킬 수만 있다면 전 세계에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스님과 나눈 대화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1981년 광주 무등산 원효사에서 법타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같은 해 해인사에서 고암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 1995년 범어사에서 일타스님을 계사로 특별구족계 수지했다. 1995년 메사스추세스 대학(UMass) 철학과 졸업, 2005년 뉴욕 원각사 부주지, 2009년부터 뉴욕 원각사 주지를 맡고 있다. 현재 해외특별교구 미동부 지회장을 맡고 있다.”

-미국 동부 최초의 한국 사찰인 원각사가 10월에 50주년을 맞는다.

“해외 조계종 사찰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 사찰로서 격(格)을 갖춘 절이다. 한국 교민 불자뿐만 아니라 미국 불자들에게도 50년간 정신적 안식처로서 역할을 해왔다. 우리는 한국 전통문화와 한국 불교를 알릴 뿐 아니라 이민 온 분들에게 쉴 곳이자 ‘마음의 고향’을 제공하려고 했다. 그래서 1986년 이전하면서 현재 위치인 솔즈베리로 자리 잡았다. 뉴욕과 뉴저지 한인들이 사는 지역에서 차로 1시~1시 30분 거리로 시간 나면 오갈 수 있는 위치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방미를 맞아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1부 문화 공연과 2부 법회로 나눠서 행사를 준비 중이다. 법회 때는 서울 구룡사 회주 정우스님의 인사말 및 발원문에 이어 총무원장 진우스님 법문과 공로패 및 감사패 전달식 등이 있을 예정이다. 한국에서 오시는 방미단 스님들과 뉴욕과 뉴저지 등 이 일대에서 오는 스님들까지 하면 100여 명이 50주년 기념법회에 함께 할 예정이다.”

-뉴욕 원각사 주지 소임을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법률·행정적인 면이 쉽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 같은 ‘빨리빨리’ 문화가 아니다. 절에 전기 끌어오는 데만 3년 걸릴 정도로 행정처리 속도가 느리다. 한국 주지 임기는 4년인데 미국에서 불사하려면 4년 가지고는 못한다. 그래서 저도 원각사 주지 임기를 계속 연임하고 있다. 미국 법은 무섭다. 법, 원칙, 제도가 철저하다. 여기서는 한번 ‘노(NO)’면 ‘노’다. 미국에서 유학만 한 사람들은 미국을 사실 모른다. 유학생 신분이 미국에서 지내기 제일 편하다. 하지만 생업 현장에서 일해보면 미국에서 일하는 것이 상당히 빡빡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교민들의 정서를 파악하고 살피는 일도 쉽지 않다. 외모는 한국인이고 태어난 곳도 한국이어도 미국에서 더 오래 산 분들이다. 어떨 때는 한국 스타일인데 어떨 때는 미국 스타일 기준으로 스님들에게 요구한다. 이런 걸 못 견뎌 하는 스님들은 3년 안에 다시 한국으로 떠났다.”

-한국은 불자 수가 줄어서 고민이다. 미국 불교 상황은?

“미국은 불교 국가 이민자들을 위한 이민 불교가 있고, 현지 백인들을 위한 불교가 있다. 미국 명상 인구가 3800만명 정도 된다. 그중 불교의 정념(正念) 수행인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마음챙김)’를 많이 한다. 민족이 다양하고 보니 메뉴판에 메뉴가 다양한 편이다. 미국은 전 세계 불교가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 불교 논문은 미국이 한국보다 더 많다. 점차 명상을 넘어 학문적인 측면과 신행적인 면도 강화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비해 미국 내 한국불교 상황은 낙관적이지만 않다. 한국 이민자가 줄고 기존 이민 와서 절에 다시는 분들은 고령이 됐다. 한국 이민 2세·3세는 생긴 건 한국인이나 사실상 미국 사람이다. 부모들이 한국말을 가르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국말을 모르니까 정서도 모르고 절에 안 온다. 한국불교를 믿는 불자가 줄고 있는 셈이다.”

-미국은 불교를 종교라기보다 명상을 위한 ‘철학’ 정도로 보는 것 같다.

“위빠사나 및 다른 명상 프로그램을 많이 하는 곳은 불교를 명상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티베트불교를 하는 쪽은 불교를 신행 측면에서 접근한다. 미국 불교는 티베트불교가 강하다. 미국 불교는 현재 너무 명상적으로 치우친 면이 있다. 처음에는 미국에 온 승려들이 영어가 능숙하지 않으니까 가르치기 쉬운 명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영어를 잘하는 스님들이 나오면서 교리와 신행도 가르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결국 미국 포교를 위해서는 대승보살도가 필요하다. 미국은 물론 서구권은 굉장히 배려를 잘하는 것 같은데 사회적 요구인지 개인적인 선인지 불분명할 때가 많다. 미국은 전 세계 패권국이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 사람이 불교의 보살도 정신에 감화되면 전 세계가 평화롭지 않을까.”

-먼 타지에서 포교하는 일이 쉽지 않다. 스님의 소임을 지탱할 수 있게 한 힘은.

“미국 노동자들은 딱 정해진 시간만 일한다. 그러나 전 거의 매일 14시간 일한다. 20년을 이렇게 살아왔다. 해야 하기 때문하는 거다. 힘이 넘쳐서 하는 게 하는 아니다. 좋은 결과를 얻는 비결은 다른 게 아니다. 멈춤 없이 하는 것이다. 매일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절대 이뤄지지 않는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어느 세월에 영어를 배우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꼭 필요하니까 학교에 들어가서 영어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수준급 영어회화가 되지 않으면 제대로 포교를 하지 못한다. 법력이 특별나서 사람들이 저절로 감화될 정도가 아닌 이상 미국 포교에 나서는 스님들은 영어를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한다.”

-불교를 배우고자 하는 이 또는 신행생활을 하는 불자들에게 추천하는 경전이 있다면.

“부처님의 본생담(本生譚·자타카)을 육바라밀로 분류해서 쓴 육도집경(六度集經)이란 경전이 있다. 부처님이 전생에 어떤 보살행을 했는지 쓴 것이다. 이 책을 추천한다. 책 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꿔서 보면 생각해 보면 현실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깨닫게 된다. 깨달음은 자기 인식의 변화에서 온다. 오래 명상센터를 다닌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중생의 안목이 아닌 부처의 안목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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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뉴욕 원각사 대웅보전과 선방인 설산당 전경./제공=원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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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원각사 대웅전 삼신불 및 탱화 전경./제공=원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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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상량식에서 축사를 하는 뉴욕 원각사 회주 정우스님./제공=원각사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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