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한테 시켜도 이것보단 잘하지 않을까.
“살아있는 미꾸라지에 굵은소금을 뿌리고 문질러 씻는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한식진흥원이 제시하는 김치찌개 레시피다.
김치찌개에 미꾸라지가 도대체 왜 나오는 걸까. “삶은 우거지와 숙주는 물기를 제거하고 5cm 길이로 썬다”, “부추를 5cm 길이로 썬다” 등등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이건 추어탕 레시피임을.
충격적이게도, 한식진흥원은 홍합탕의 영문명을 ‘홍어탕’으로 소개하고, 순대는 ‘소머리 수육’으로 잘못 썼다가 8만부 발행한 책자 전량을 폐기 처리한 적도 있다. 김치의 중국어를 파오차이로 표기하고, 떡갈비의 유래는 전라도 광주가 아닌 경기도 광주라고 적으니 도대체 한국인이 작성한 게 맞나 싶을 정도다.
이처럼 일을 엉망진창으로 하는 한식진흥원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설립된 곳으로, 매년 100억원이 넘는 세금이 편성되고 있어 충격을 더하는데.
한식진흥원은 해마다 자체 전수조사를 한다지만 오류를 한번도 거르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오류는 시민들의 민원 제기를 거쳐 수정됐다. SBS의 취재에 한식진흥원은 ‘내부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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