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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성도교회 쿠엔틴 엘 쿡 “좋은 이력서보다 좋은 가정 값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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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후기성도교회) 십이사도정원회 구성원인 쿠엔틴 엘 쿡 장로가 서울 서초구 후기성도교회 한국 본부서 인터뷰하고 있다. 쿡 장로는 한국에 있는 교인들을 격려하며 가족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제공=후기성도교회

단정한 머리에 깨끗한 양복과 검은색 명찰의 2인 1조 선교사, 흔히 ‘몰몬교’로 알려진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이하 후기성도교회)를 일반인이 처음 접하는 그림이다. 한국 사회의 주류 교회와 다른 면에 거부감도 들지만 이 종교에 대해 안다면 끈끈한 가족주의에 감탄하게 된다. 미국 사회를 핵가족 사회에 개인주의 사회라고 생각하는 편견은 이들 앞에서 사라진다.

후기성도교회는 1830년 미국에서 조셉 스미스가 창시했다. 스미스가 천사로부터 받은 고대 기록을 번역했다는 몰몬경을 성경과 함께 교리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미국 유타 주(州)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 1400만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유대교의 교인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선 이승만 정부 문교부 차관을 지냈던 김호직 박사가 1951년 한국교회를 창립한 이래 8만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달 중순 한국을 찾은 쿠엔틴 엘 쿡 장로는 후기성도교회의 최고위 직분인 십이사도정원회 구성원 중 한 명이다. 12명으로 구성된 십이사도정원회는 교회 회장과 두 명의 보좌로 이뤄진 제일회장단과 함께 후기성도교회의 핵심 기구로 활동한다. 제일회장단과 십이사도정원회에서 결정된 정책은 칠십인정원회를 통해 전 세계에서 집행된다. 굳이 비유하자면 제일회장단과 십이사도정원회 멤버를 가톨릭 추기경단 내 대표급 지위로 보면 된다.

쿡 장로는 최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좋은 이력서’보다 ‘좋은 가정’이 값지다고 한국 사회에 충고했다.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혜로운 선택은 아니라며 모든 이를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 볼 것을 권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다.

-한국 사회는 과거보다 더 물질주의적이 됐고 무종교인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한국 청년들과 모임에서도 했던 이야기인데, 세상에는 이력서로 드러나는 것과 죽은 뒤 (미국식)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에게 소개되는 두 가지 것이 있다. 이력서는 그가 돈을 얼마나 벌었고 얼마나 높은 직위를 성취했는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선 그가 어떤 가치를 추구했고 얼마나 선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소개한다.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것은 이력서에 적힌 한 줄이 아니다. 죽을 때 가족과 지인이 모인 자리에서 추모 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 물론 우리도 젊은이들이 교육을 잘 받고 직업적으로 성공하길 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이력서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하나님 아버지와 가족과의 관계를 덜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때는 종교가 개입해야 하는 시기다.”

-그렇다면 종교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나.

“하나님 아버지의 자손으로서 어떤 책임이 있다고 느낀다면 그 사람은 가족을 축복할 뿐만 아니라 이웃과 주변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느낀다. 더 나아가 자기가 속한 사회와 국가를 도우려고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종교를 장려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을 차별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각자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본다. 다만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쁜 일을 하고자 한다. 프랑스 역사학자 토크빌은 미국 초기 사회를 언급하면서 기독교 여러 종파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한 것이 지역 사회와 전체 사회에 축복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때론 다른 종교지도자들과 만나면 많은 공통점을 발견한다. 우리는 세상에 여러 종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후기성도교회 가르침이 2024년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기본적으로 우리의 가르침은 개인적인 삶 속의 의로움을 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인도주의 행동(어린이 보호·질병 극복 등)에 더 무게를 둔다. 우리교회 사람이 아니어도 궁핍하고 어려운 이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다. 이 때문에 돕길 원한다. 또 하나는 가족을 잘 꾸리는 것에 대한 강조다. 내가 스탠퍼드 법대를 졸업하고 막 변호사로 개업했던 25세 때의 일이다. 두 분의 장례식을 갔었는데 한 분은 교회 회원이었지만 가족보다 세상의 성공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 분 장례식에는 후손들도 많이 볼 수 없었고 분위기도 우울했다. 다른 한 분은 사업장 화재로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셨지만 충실하게 교회 생활을 하셨다. 또 자녀들과 손주들을 잘 돌봤고 좋은 가족 관계를 유지했다. 젊은 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훌륭한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장례식을 참석한 후 가족이 필요하고 교회에 더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을 잘 받고 성공하고자 하는 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쪽에만 관심을 두는 것과 이타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은 다르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이력서보다 좋은 가정이 값지다는 걸 전하고 싶다.”

-저출산이 심각하다. 젊은이들은 결혼과 육아가 자아실현에 방해된다고 여긴다.

“우리도 그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몇 년 전 저출산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합계출산율이 한국·일본 뿐만 아니라 출산율이 높은 멕시코조차 줄고 있다. 우리 교회에서는 가족이 죽은 이후에도 영원히 함께한다고 가르친다. 결혼하지 않고 자녀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지혜로운 선택을 하지 않았음을 우려한다.”

-장로님이 생각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란.

“우리의 믿음에 따르면 참된 그리스도인은 예수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다. 특히 사랑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예수께서는 자신을 따른 사람이나 도덕적인 사람만 만난 것이 아니다. 마태복음 9:10(예수께서 마태의 집에서 앉아 음식을 잡수실 때에 많은 세리와 죄인들이 와서 예수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앉았더니) 말씀처럼 세리와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들과도 함께했다. 예수께선 그들을 배척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라는 것을 인식하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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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후 후기성도교회 한국 본부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하는 쿠엔틴 엘 쿡 장로./제공=후기성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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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와 악수하며 덕담을 건내는 쿡 장로./제공=후기성도교회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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