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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선명상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시고 직접 체험하시면 효과를 금방 느낄 수 있다. 특정 종교의 일로 접근해선 안 된다. 학생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마음 건강에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불교는 임진왜란 같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 왔고 전 국민의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게 한국불교의 의무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2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8일 개막식이 치러지는 ‘2024 국제선명상대회(불교도대법회)’의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진우스님은 전 국민이 하루 5분만이라도 명상을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해보지 않으니까 될 것이다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맛을 봐야 한다”며 “(명상을 통해) 잠시 멈추는 것이 숙달되면 흥분하거나 돌발적인 행동, 미친 짓을 하지 않게 된다. 스스로 감정과 생각을 정리정돈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28일 오후 4시 국제선명상대회 개막 때 광화문 광장에서 약 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5분 선명상을 시연한다. 이를 시작으로 대회를 전후해 조계종 미래본부는 하루 5분 명상 수행을 제안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제작·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사찰에서 진행되는 선명상 체험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27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선명상을 소개하는 국제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로시 조안 할리팩스, 툽텐 진파, 차드 멩탄, 판루스님, 직메 린포체 등 해외 명상 전문가를 초청해 명상에 관한 발표·토론을 진행하며 전국 11개 사찰 및 학교에서 선명상 특강 및 체험 행사를 연다.
선명상대회 개막에 앞서 오후 2시부터는 수계법회와 승보공양 법회를 연다. 진우스님은 살생·도둑질·음행·헛된 말·음주를 금하는 오계(五戒)가 “불교의 오랜 전통이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정신적 가치를 품고 있다”며 이를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했다.
즉, 불살생계(不殺生戒)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자, 불투도계(不偸盜戒)는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나눔을 생활화 하자, 불사음계(不邪淫戒)는 신의를 지키며 심신을 맑게 하자, 불망어계(不亡語戒)는 나와 남을 속이지 말자, 불음주계(不飮酒戒)는 내 정신과 몸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자 등 국민 오계로 고쳤다.
무언가를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에서 긍정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바꿔서 지켜야 하는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자유를 억압받는 것에 대해 본능적인 두려움이 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떤 것을 하지 말라고 하기보다 질서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쪽으로 가자고 선포하는 것이다. 전 국민적으로 지향할 만한 일이기에 ‘국민 오계’라고 이름 붙였다.
승보공양은 삼보(세 가지 보배, 부처·불법·승가) 가운데 승보(僧寶, 승가·수행 공동체를 실천하는 승려들)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나를 비우고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 공경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광화문 특설무대에서 300명의 승려가 앉아서 어린이·청장년으로 구성된 30명의 공양단이 발우와 가사(가사를 구할 수 있는 티켓으로 대처)를 전하는 양식으로 치러진다.
진우스님은 또한 “최근 서구사회의 명상 인구가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내달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한미 전통불교문화교류 행사를 열고 한국 전통불교문화와 선명상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엔에 ‘세계명상의 날’ 제정을 제안하고 예일대를 방문해 강연하며 ‘마음챙김 명상법’의 개발자인 존 카밧진 박사와 대담한다. 또 세계적인 양자물리학자인 미나스 카파토스와도 만난다.
진우스님은 “유엔 본부를 직접 방문해 제안서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명상을 통해 세계인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확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비공식적으로 기념되고 있는 5월 21일을 ‘세계 명상의 날’로 공식 제정하는 방안도 논의될 계획이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진우스님은 “여러 명상법을 수용해서 원리를 정리한 게 선명상”이라며 “선명상을 해서 꼭 그 맛을 보시라. 맛을 봐야 안다”며 전 국민의 명상 실천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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