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 타로점도 쳐주고 기내식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한여름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 공연장에서 전 세계 정상급 가수들의 화려한 공연까지 볼 수 있다. 제주항공이 주최하는 실내형 페스티벌 ‘
해브 어 나이스 트립 2024’에서 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일산 킨텍스 제2 전시장에서 개최한 이 페스티벌에는 전 세계 인기 가수 22팀의 공연으로 꾸려졌다. 작년에 처음 선보인 뒤 올해 다시 돌아온 이 페스티벌은 행사 이름을 짧게 줄여 ‘해나트’라고 부른다.
해나트는 ‘여행의 설렘을 음악으로 전한다’는 제주항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항공사가 주최하는 음악 페스티벌은 다소 생소해 공연 전 우려했던 부분들은 공연이 끝날 때쯤 감탄으로 바뀐다.
통상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음악 페스티벌과 달리 해나트는 실내에서 행사를 진행해 쾌적한 환경을 보장한다. 한여름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 인파에 둘러싸여 후끈후끈한 열기를 견딜 일이 없다는 건 음악 페스티벌 애호가와 가수 모두에게 크나큰 장점이다.
페스티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출연진’. 제주항공에 따르면 해나트 페스티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MZ
세대 사이에서 출연진 목록을 호평받았다.페스티벌의 막이 열린 지난 27일에는 걸그룹 키스오브라이프, 하현상, 홍이삭, 도리, 록 밴드 더 솔루션스 등 국내 5개 팀과 영국 밴드 트래비스, 영국 가수 케냐 그레이스, 캐나다 인디 팝 밴드 피치 핏, 미국 가수 알렉 벤자민, 영국 가수 헨리 무디, 호주 싱어송라이터 윌 하이드 등 해외 6개 팀이 풍성한 공연을 꾸렸다.
28일에는 권진아, 인디 밴드 너드커넥션, 록과 블루스 기반 밴드 설, 주니, 구름, 적재, 포크 밴드 유다빈밴드 등 국내 7개 팀과 인도네시아 인디 팝 밴드 GRRRL 갱, 캐나다 인디 팝 밴드 올웨이즈(Alvvays), 영국 싱어송라이터 샘파, 영국 가수 킹 크룰 등 해외 4개 팀이 모여 총 11개 팀이 공연했다.
1. “궁댕빵댕 출격” 국내외 정상급 가수들의 알찬 공연
선셋 스테이지, 에어 스테이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해브 어 나이스 트립 2024 공연장 무대는 두 곳으로 나뉜다. 선셋 스테이지와 제주항공을 상징하는 에어 스테이지다.
시간대별로 공연장을 달리해 한 곳에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도록 여유 공간을 확보했다.해나트 휴식 공간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두 무대 모두 서서 공연을 관람하는 입석 형태다. 무대 중앙을 기준으로 양옆으로 앉을 수 있는 바닥 공간이 있다.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취식 공간과 누워서 쉴 수 있는 휴식도 있어 무리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오늘 키스오브라이프의 미니 콘서트라고 해도 될 정도로 여러분을 위해 많은 곡을 준비했어요”라며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궁댕이 빵댕이 춤도 준비했어요” 지난 27일 세 번째 순서로 선셋 스테이지 무대를 장식한 키스오브라이프의 말이다. 키스오브라이프는 데뷔
1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걸그룹이다.일명 ‘궁댕이 빵댕이 춤’은 키스오브라이프의 두 번째 미니 앨범의 타이틀곡인 ‘노바디 노우즈’에서 뒷모습을 강조해 추는 상징성 있는 안무다. 키스오브라이프는 ‘마이더스 터치’와 ‘스티키’ 등 9개 흥행 곡을 공연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싱어송라이터 하현상은 ‘멜랑꼴리’, ‘말야’, ‘
등대’, ‘파도’ 등 10개 곡으로 50분 동안 꽉 찬 공연을 선사했다. 직접 노래에 맞춰 기타를 치거나 피아노를 연주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공연 도중 무대 장치에서 비눗방울이 뿜어져 나와 여름에 걸맞은 분위기를 더했다.이어 첫 내한 공연을 선보인 영국 신인 가수 헨리 무디의 무대가 에어 스테이지에서 펼쳐졌다. 헨리 무디는 2004년생으로 데뷔 1
년 만에 4억 5000만 번의 음원 실시간 재생 수를 기록한 영국 음악계의 혜성같이 나타난 신인이다.그는 자신의 대표곡인 ‘드렁크 텍스트’를 국내 싱어송라이터 ‘서리’와 함께 불러 관객에게 깜짝 듀엣으로 선사했다. 그는 관객이 들고 있던 태극기를 가져가 몸에 두르고 한국말로 “사랑해요”라고 하는 등 한국에 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피치핏의 보컬은 공연 중 “한국은 정말 사랑스럽고 좋은 나라다”며 “
내 친구가 알려준 말을 써서 표현하자면 한국에 온 건 완전히 럭키비키잖아~”라고 말해 관객의 큰 웃음을 자아냈다. 럭키비키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유행어로 럭키(Lucky)와 장원영의 영어 이름 비키(Vicky)를 연달아 쓴 언어유희다. 이는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장원영의 사고방식을 이르는 밈(Meme)이다.알렉 벤자민은 소년미 넘치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프 위 해브 이치 아더’, ‘워터 파운태인’. ‘
새크리파이즈 투모로우’, ‘렛 미 다운 슬로우리’ 등 자신의 인기곡을 불렀다. 에어 스테이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알렉 벤자민은 정규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의 열렬한 앙코르 요청에 다시 나와 ‘인 어 리틀’이라는 곡으로 화답했다.간판 출연자로 행사의 마지막 공연을 담당한 트래비스 밴드의 무대 역시 완벽했다. 8년 만에 내한해 대표곡인 ‘클로저’
를 부르며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등 신나는 무대를 연출했다. 이어 ‘와이 더스 잇 어웨이즈 레인 온 미?’를 부르며 우산을 머리 위로 쓰는 등 지난 내한 때 공연과 같은 장면을 만들었다.2. 쉬는 시간에 ‘기내식’ 먹고 ‘승무원’이 타로점도 봐주고
해브 어 나이스 트립 페스티벌 식사 공간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해나트는 항공사가 개최하는 페스티벌인 만큼 다른 행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요소가 많다. 선셋 스테이지와 에어 스테이지 중간에는 식사 구역이 있다. 이곳에는 여러 노점이 입점해 있어 탄두리치킨·
닭강정·피자·케밥·커피 등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해나트 행사장 내 제주항공 체험 구역 내 기내식과 산리오즈 기획 상품/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있는 주황색 비행기 모양 풍선 아래에는 제주항공 체험 부스가 있다. 내부에 있는 J 샵에서는 산리오 캐릭터와 협업해 만든 제주항공 기획 상품을 비롯해 제주항공에서 실제로 판매 중인 기내식을 판매했다.
해나트 행사장 내 제주항공 체험 구역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부스 앞에서는 제주항공 승무원이 직접 타로점을 봐준다. 비행기 안처럼 꾸며 놓은 공간에는 항공권처럼 생긴 사진이 나오는 즉석 사진 기계를 둬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친환경 문구 기업 파이롯트, 의류 기업 우알롱, 잡지사 코스모폴리탄 등과도 협업해 행사장 한편에 체험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글=김혜성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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