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짧은 인생, 도전해 보지 않겠냐’는 말에 이끌려 전혀 다른 환경으로 직장을 옮기며 맞닥뜨렸던 한 사람의 도전과 배움, 상처와 갈등, 성취와 기쁨이 이 물음에 담겨 있다.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중에서 글쓰기를 선택해 13년간 기자로 일했던 저자는 다국적 제약 기업으로 이직해 또 17년을 일했다.
이 책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화두로 시작해서,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100년 글로벌 기업이 사업을 지속하는 힘이 무엇인지, 실패를 어떻게 대하는지, 사람의 감정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으로 내용을 풀어간다.
책에서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주목한다. 글로벌 기업에서 혁신을 논의하는 자리에 의외로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실패’라고 한다. 실패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선 의도적으로 ‘실패로부터 배우는 경험’을 강조한다.
100년 넘게 지속된 글로벌 기업들은 실패를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일어서고 승리하는 ‘회복탄력성’을 조직 운영의 근간으로 삼는다. 경영 회의를 할 때마다 전체 시간의 반 정도를 할애해 최근의 실패와 여기서 얻은 교훈을 이야기하게 하는 회사들도 있다. 혁신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돌아보면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안온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도전해 보고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해 본 여정이 지금 이 길을 걷는 데에도 디딤돌이 됐다”면서 “내가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기회가 온다는 것,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안전지대를 벗어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배웠다”고 말한다.
인생은 직선이라기보다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는 움직임이다. 최종 목적지는 여정을 마치고 나서야 보이거나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우리 삶이 미완이라면 아직 완성할 부분이 있다는 말”이라면서 서서히 완성하는 삶과 일에 대해 말한다.
커리어 여정에서 여러 결단을 내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열심히 고생하며 걸어온 길을 원점으로 돌리는 것 같고, 문득 ‘잃을 게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하지만, 배는 항해하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익숙함을 버리고 변화를 붙잡으면, 새로운 도전과 성장의 문이 열린다.
을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또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이 책의 폭 넓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읽는 이에게 과거, 현재, 미래를 돌아보고 준비하는 기회를 준다. 자신의 커리어에 열정과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황성혜 지음ㅣ새의 노래ㅣ242쪽ㅣ1만7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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