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역을 살펴보면 안국사(安國寺)라는 이름의 사찰이 많습니다. 모두 나라의 평안함을 기원하는 의미를 지닌 사찰 이름으로 우리나라 전통의 호국불교의 맥을 잇고 있지요. 아마 전 세계를 다녀봐도 나라의 평화로움을 바라는 사찰명이 이토록 많은 나라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주여행을 하다 보면 적상산 안국사라는 사찰명을 보신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곳도 바로 호국불교에 깊이 관여한 사찰이라 하겠습니다. 최초 창건 연대는 13세기로 거슬러 오르지만 사찰의 면모를 갖춘 것은 조선 초기 적상산성과 함께 지은 사찰이라 하겠습니다.
안국사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적상면 산성로 1050
전북 가볼 만한 곳 적상산 안국사의 일주문을 지난다.
일주문을 지나면 살짝 오르는 오른쪽 길과 살짝 내려가는 왼쪽 길이 있는데 왼쪽에 주차가 가능하다.
법회가 있는 때이거나 주말엔 차량이 많아 이곳까지 올라올 수 없고 올라오는 중에 보이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올라 와야 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전각은 ‘안국사 호국사’라고 명명된 전각인데 현재 어떤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원래 이곳 터의 주인이라 하겠다.
주차장 초입에 위치한 샘터.
관리를 하지 않아 먼지가 많이 쌓여있고 어수선한 느낌이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마시는 물이라기보다는 기원하는 치성 터로 생각하는지 동전을 자주 던졌던가 보다.
동전 투입 금지라는 글이 보인다.
샘터를 지나 위쪽으로 오른다.
주차장에서 올라와 처음으로 맞는 석계단 위로 누각이 보이는데 현판에 청하루(淸霞樓)라 되어 있다.
맑을 청(淸)과 노을 하(霞)의 청하(淸霞)란 단어는 그대로 뜻풀이를 해 맑은 노을이란 의미가 되겠으나 어디선가 본 글에는 부처님에게서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광명이란 의미가 있다고 한다.
문루이자 강론을 하거나 법회를 하는 강당이라는 실용적 측면을 떠나 멀리 맑고 투명한 노을이 보이는 듯하여 청하루로 이름한 것이 더 현실성 있는 해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방향은 서쪽이 아니라 남쪽이라 쿠니의 해석이 애매하긴 하다.
어쨌거나 누문을 지나 계단 위 정면으로 안국사의 중심 법당인 극락전이 보인다.
누문을 완전히 지나기 전 뒤돌아 보면,
왼쪽으로 해발 836.8m의 김해산 중앙으로 해발 1,052.7m의 두문산, 그 너머로 해발 1,162.9m의 칠봉과 해발 1,525.5m의 설천봉 등의 덕유산 국립공원 능선이 마치 병풍처럼 보인다.
청하루에서 왼쪽 방향으로 성보박물관이 있는데 바로 위 천불전, 바로 아래 안국선원과 함께 공사 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범종각(梵鐘閣)에 안치되어 있는 안국사 범종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자료로 등재되어 있다.
범종각과 마주 보고 있는 지장전(地藏殿).
보통은 명부전(冥府殿)이라 알려진 전각으로 저승의 유명계를 상징하며 지장보살(地藏菩薩)을 주불(主佛)로 봉안하고 있기에 지장전(地藏殿), 저승 세계의 심판관인 심판관인 시왕(十王)을 봉안하고 있기에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적상산 안국사의 중심 법당인 극락전(極樂殿).
극락전은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서방 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는 법당을 극락전(極樂殿)이라 하는데 다르게는 극락보전(極樂寶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무량전(無量殿) 보광명전(普光明殿), 아미타전(阿彌陀殿)이라고도 부른다.
다른 나라의 불교도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극락정토 신앙이 상당히 강했다. 때문에 대웅전만큼이나 화려하게 짓는 것이 보통이며 그 전통은 현재까지도 동일하다.
금빛 찬란한 삼존불은 ‘안국사 목조아미타삼존불상’이란 이름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바로 뒤의 안국사 영산회괘불탱은 현재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괘불탱은 조선 영조 4년인 1728년에 천신스님과 의겸스님 등이 제작한 것으로 당시 안국사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조성한 것이라 한다. 가로 7.5m, 세로 10.75m의 크기다. 탱화를 보면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하여 와우로 문수, 보현, 관음, 대세지 등 네 보살과 다보여래, 아미타여래 등 여섯 분을 협시보살로 모신 석가칠존도 형식을 취하고 있다.
왜 이곳이 전북 가볼 만한 곳으로 알려졌는가 하는 이유에 분명 이러한 보물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무주여행을 와, 적상산 안국사를 한 번쯤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왕이면 이런 보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무주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어느 사찰이나 중심 법당 다음으로 건축하는 것이 삼성각이거나 산신각이 아닐까 싶다.
삼성각 위치가 참으로 멋지다.
이런 곳에 작은 집 짓고 살아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안 지기는 기겁을 하겠지만…
더도 덜도 말고 딱 여기,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전북 가볼 만한 곳으로 내 가슴에 표식을 해둘 순 없을까?
네이버 플레이스처럼 말이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등산로인데 오늘은 패스.
그리고 다시 극락전 앞에서 사찰 전경을 둘러본다.
크아 ~ 멋지구만.
저절로 호연지기가 솟는다.
이곳 적상산 안국사는 1896년에 간행된 ‘적성지’에서 고려 충렬왕 3년인 1277년에 승려 월인이 창건하였고, 그 뒤 조선 태조(太祖) 이성계(李成桂)가 국가의 만년 대계를 위하여 무학에게 명하여 복지인 적상산(赤裳山)에 성을 쌓고 절을 짓게 하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외에도 여러 문서에 안국사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아무리 늦어도 17세기에서 18세기에는 안국사가 이미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여러 문서에 중수, 개수 등의 내용이 포함되며 호국을 위한 승군(僧軍)의 거쳐였을 것으로 본다.
본래의 안국사는 이곳이 아니었으나 1989년부터 진행된 무주 양수발전소 대매 공사로 수몰되게 되었고 1991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 복원되었다. 원래의 주인은 호국사였으나 1949년 화재로 소실된 채 방치되어 있었기에 수월하게 이전 복원이 가능했던 것 같다.
왼쪽 아래 목계단을 내려가면 치목마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적상산 – 향로봉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곳은 덕유산 국립공원 구역에 속한다. 해발 1,030.6m의 적상산은 대략 400m 정도 올라가면 되고 더 북쪽에 위치한 해발 1,025m의 향로봉(香爐峰)까지는 대략 1.7km 정도 된다.
보통 향보봉 지나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서창공원 지킴터 방향 하산 또는 북쪽으로 지남공원 하산을 하는데 북쪽은 약 9km 정도이기에 올라온 거리와 함께 계산할 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과거엔 종일 산행 거리를 25km 기준으로 정하고 트레일을 결정했는데 이젠 너무 부담스럽다.
제주 올레길 20km를 걷는 것도 힘겨우니 산행은 어불성설.
그러나 지금처럼 전북 가볼 만한 곳을 찾아 차를 타고 이동하고 가볍게 트레킹하고 산책하는 것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종종 백패킹도 덧붙이면서 말이다.
다시 주차장 앞으로 내려와 아래쪽으로 난 석계단을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오면 비각을 하나 만나게 된다.
비각 안에는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자산인 적상산성 호국사비가 안치되어 있다.
호국사비에는 적상산에 지은 호국사(안국사 아니고 절터의 본래 주인) 창건 과정을 기록한 것으로 조선 인조 때 전라감사로 있던 유명은이 창건 비용을 부담해 지은 절인데 1949년 여순사건 때 전소되었고 현재는 안국사에 그 자리를 내어준 상태다.
돌계단 위로 보이는 건물이 ‘안국사 호국사’라는 이름을 갖게 된 전각.
하지만 위로 오르지 않고 동쪽으로 걷는다.
동쪽으로 난 길은 마치 숲속 산책길 같아 보이지만,
조금 더 걸으면 산성을 만나게 된다.
이 산성의 이름은 적상산성(赤裳山城).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성의 길이가 16,920척(약 5.2km)에 높이 7척(2.1m)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대부분 유실되었고 일부만 남아있어 아쉽다. 당시에는 성내에 비옥한 토지가 있고, 연못이 4개, 우물이 23개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산성에 그 정도의 연못과 우물이 있었다니 대단한 일이다.
이렇게 전북 가볼 만한 곳 적상산 안국사 탐방을 마쳤다.
하지만 숲속 나무그늘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좋아 잠시 눈을 감고 바람을 즐긴다.
지금처럼 여행이란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주여행에서 즐기는 바람… 참 좋구나!
전북 가볼 만한 곳 무주여행 적상산 안국사 영상 1분 53초.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