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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경주 산내수련원 ‘암·천식 환자도 찾는 치유 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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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종 경주교구청장 겸 산내수련원장 원주정사가 숲속도서관으로 향하는 ‘명상의길’을 안내하고 있다. 진각종은 2021년 신라 화랑의 수행터였던 경주 단석산 일대 47만평 부지를 매입해서 산내수련원을 개관했다./사진=황의중 기자

2021년 문을 연 대한불교진각종 산내수련원은 경북 경주 남서쪽에 위치한 단석산(해발고도 827m) 600미터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단석산은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과 그를 따르던 화랑들이 심신을 단련한 곳으로 알려졌다. 옛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고대 때부터 기운을 북돋던 곳답게 산내수련원은 병고(病苦)에 시달리던 환자가 기적적으로 괘유하는 곳으로 종단 안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산내수련원을 방문하기 위해 며칠 전 찾은 경주는 한낮 기온이 35도에 달할 정도로 무덥고 습했다. 그러나 시에서 벗어나 수련원이 위치한 단석산에 들어서자 환경은 사뭇 달라졌다. 수련원 입구는 지저귀는 새소리에 시원한 바람으로 후덥지근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수련원 일대는 습도와 온도, 바람 면에서 경주 시내와 완전히 달랐다. 덥기로 유명한 경주지만 정작 산내수련원은 강원도 설악산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같은 경주권이 맞는가 의아스럽기까지 했다.

진각종 경주교구청장 겸 산내수련원장 원주정사는 “팔만대장경이 보존된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처럼 이 일대는 통풍이 원활해 일정하게 습도가 유지되는 편”이라며 수련원이 위치한 지형적 특색에서 원인을 찾았다. 원주정사의 말대로면 경남 밀양의 얼음골처럼 산내수련원은 경주 단석산 자연환경이 낳은 조화인 셈이다.

산내수련원은 크게 수행과 숙소 공간인 ‘심수전’, 연꽃을 감상할 수 있는 ‘수연지’, 김유신과 화랑들이 만들었고 전해지는 연못 ‘수의지’, 넓은 잔디밭과 ‘명상바위’, 전망대로 이어지는 ‘화랑의 언덕’, 숲속 트래킹코스인 ‘명상의 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진각종은 옛 화랑의 수련터인 단석산 일대를 이 시대가 원하는 힐링 명소로 꾸미기 위해 47만평 부지를 확보했다. 넉넉한 공간인 만큼 전망대까지 가는 ‘명상의 길’은 고즈넉하고 여유로웠다. 마치 광릉 수목원 숲길처럼 산딸기와 우거진 나무들이 순례객을 맞이했다. ‘화랑의 언덕’에 있는 ‘명상바위’는 가수 이효리가 방송에서 나와서 소개한 명소이기도 하다. 탁 트인 산 아래 풍경이 바로 보이는 이 널찍한 바위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을까 싶을 정도로 최적의 위치에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일출을 보기 위해서 또는 참선을 하기 위해서 이 바위를 일부러 찾을 정도다.

수련원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화랑의 언덕’ 전망대 1층은 ‘숲속도서관’으로 꾸며졌다. 이곳에는 전국의 심인당(진각종 교당)에서 기증한 도서 6000여 권이 채워졌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도서기증을 통해 1만 여권의 장서를 비치할 예정이다. 특히 창가에 마련된 소파와 테이블은 편히 쉬면서 단석산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다. 2층은 내년부터 관람객을 맞기 위해 새롭게 정비 중이다. 전망대 기능을 살리면서 이용객들이 편하게 즐기도록 만들 계획이다.

산내수련원은 누구에게나 열린 장소다. 그러나 이곳을 각별히 찾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 치열한 사회생활을 하다가 병을 앓고 몸을 추슬러야 하는 이들이다. 진각종 또한 자비를 표방하는 불교 종단인 만큼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한 달 동안 머물 시설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 달 살기 코스로 병을 떨쳐내고 불자(불교 신자)가 된 사례도 있다. 최재봉씨는 보험사·여행사 등에서 최고경영자로 바쁜 삶을 살았지만 70대 들어 암이 항문·전립선·소장 세 군데에 퍼지면서 대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은 간신히 끝났지만 최씨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삶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는 “처음 올 때만 해도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면서 확연히 차도를 보였고 이후 수련원 일대서 2년째 살고 있다”며 “병원에 갔더니 세 군데 암이 전부 사라졌다고 판정받았다. 너무나 감사한 인연이다. 나와 같이 고통받는 환자들이 이곳에서 희망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씨 말고도 암·천식·우울증·불면증 등 병원에서는 답을 찾지 못했던 만성질환자가 쾌차한 사례만 5명이 넘는다. 덜 알려진 편이라 일부 사람만 수련원을 찾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가볍게 넘길 숫자는 아니다. 수련원 측은 공기청정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토양 등 환경이 환자의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봤다.

진각종은 산내수련원을 좀 더 많은 이들이 이용하도록 다양한 수행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산사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듯이 당일형·체험형·휴식형·용맹정진형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끔 수련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산내수련원은 현 통리원장 도진정사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진각종이 가진 자산을 활용해서 전 국민이 특별한 비용 없이 쉼을 얻고 마음 또한 편안해지는 것이 불교가 해야할 사회적 책무라고 보기 때문이다.

원주정사는 “통리원장께서 이곳에 머물면서 병이 낫는 사람들을 보면서 수련원의 좋은 환경을 전 국민에게 나눠야겠다고 마음먹으셨다”며 “종도가 아닌 사람이라도 희망을 얻는다면 진각종은 사회적 책무를 한 셈이다. 지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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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수련원 본 건물인 심수전 입구./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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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언덕’에 위치한 전망대에 꾸며진 ‘숲속도서관’./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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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도서관’을 이용하는 관람객들./제공=진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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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도서관’ 내 휴식공간./제공=진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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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도서관에서 내려다본 경주 단석산 내 산내수련원 부지./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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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길’을 걷는 사람들./제공=진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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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보고 참선하기 좋은 장소로 알려진 ‘명상바위’./사진=황의중 기자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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