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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신라의 새 아침’ 경주 황촌마을 체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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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경주 팸투어 현장사진
경북 경주시 (구)경주역. / 한국관광공사 제공

어릴 적 기억 속 외할머니 댁이 예쁘게 새 단장한 느낌이다. 경북 경주에 가면 골목, 골목이 이어진 한적한 동네가 아련한 추억에 현대적 세련미를 더해 멋진 ‘포토존’으로 재탄생한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신라시대 황궁과 5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과거 황오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황오동에는 요즘 생동감이 돈다. 한때 경주의 중심지였던 옛 경주 기차역 주변은 세월의 흐름 속에 도심 자리를 이웃 동네에 내줬지만 주민들의 노력으로 다시 ‘재생 에너지’가 솟아오르고 있다.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여행사, 주민들이 주도해 조성한 마을 호텔, 청년들의 젊은 아이디어로 재탄생한 먹거리 가게들이 운영되면서 ‘황촌’이라는 이름을 새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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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로 재탄생한 황촌마을 옛 ‘슈퍼’. / 이장원 기자

마치 잊혀진 곳처럼 들릴 수 있지만 황오동은 경주에 여행 오는 이들이 일부러라도 찾는 곳이다. 최영화빵과 황남빵 등 그 유명한 경주 빵을 만드는 원조 본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재정비를 하고 있는 옛적 상업거리를 지나가다 만나는 최영화빵과 황남빵, 찰보리빵 본점들은 변하지 않는 가치의 생명력을 돌아보게 된다. 최영화빵과 황남빵 중 어느 빵이 더 맛있는지는 오래된 취향 논쟁이기도 하다. 황리단길, 보문단지 등 대표적 관광지에 그간 이름이 가려졌을 뿐 황촌은 여행객들에게 생소한 곳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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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촌마을 담벼락의 시와 그림. / 이장원 기자

황촌은 최근 마을기업인 ‘행복황촌’이 내국인도 머물 수 있는 도시민박업을 운영하면서 유적지를 돌아보는 관광이 아닌 머물고 쉬는 ‘체류’를 하는 곳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황오연가와 황오여관 등 유래가 꽤나 특별한 민박들이 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30년 전후 경주역 역무원들의 관사로 지어진 곳이 주민들의 손을 거쳐 민박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재탄생한 공간이지만 방문객에 가장 중요한 여행 요소를 최대한 살렸다. 말이 민박이지 시설은 호텔보다 더 호텔 같고, 펜션보다 더 펜션 같다. 만화책이 가득한 다락방이 있는 황오여관, 돌절구·맷돌 등 토속적 장식품이 있는 황오연가는 어릴 적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날 장소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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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오연가 주방. / 이장원 기자

황촌에서는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도시 전체가 관광지로 변해 정작 주민들이 떠나는 일을 막으면서도 여행지로서의 특별함은 살린다는 취지다. 길을 걷다 보면 20대 청년 사업가가 차린 ‘깁모어 막걸리’라는 곳을 만나볼 수 있다. 신라봉(경주산 한라봉)을 담아 빚은 이곳의 막걸리는 특유의 상큼함으로 애주가들, 특히 20~30대 여성의 입맛을 공략한다. 쌀포대를 재활용해 만든 막걸리 배낭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이외에도 황촌에서는 옛날 ‘슈퍼’가 카페로 재탄생한 곳 등 이미 ‘핫 플레이스’가 된 곳들이 적지 않다. 구도심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게 젊은 감성의 예쁜 사진을 잔뜩 담아갈 수 있는 장소들이다.

[한국관광공사] 경주 팸투어 현장사진 (19)
황촌마을 골목. / 한국관광공사 제공

황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 프로그램 중 하나로 ‘경주 황촌 체류 여행’을 운영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 관광지에서 벗어나 황촌만의, 또 나만의 추억을 살리고 기억을 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31일에는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직접 경주를 찾아 ‘경주 황촌 체류 여행’의 일정을 함께 하며 프로그램을 점검하기도 했다. 장 차관은 마을 여행사 ‘경주두가’와 ‘깁모어 막걸리’, 황오연가·황오여관 등 관광형 도심재생사업 현장을 확인했다. 또 성동시장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하고 경주 특산 맛거리를 시식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국관광공사] 경주 팸투어 현장사진 (6)
장미란 문체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경주 성동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주 황촌 체류 여행’ 일정에서는 경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화 유적지들과 웰니스·힐링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지난해 문체부가 매년 주관하는 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올해의 관광지’를 수상한 ‘동궁과 월지’의 야경은 경주 여행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궁과 월지는 학창시절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40대 이상의 여행객들에게 있어 한 번 봐서 다 안다는 자신감을 무너뜨릴 만한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능 30기가 솟아 있는 대형 고분군인 대릉원은 하루 평균 관광객 4만여 명이 방문하는 신라 1000년 역사의 중심부다. 대릉원을 산책하며 대금산조 연주와 함께 명상 요가를 체험하며 잡념과 피로를 날릴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경주 팸투어 현장사진 (21)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주 황촌 체류 여행’은 문체부가 숨은 지역 관광지를 알리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취지로 기획한 이색 지역 여행상품 중 하나다. 문체부는 올해 ‘로컬 재발견, 지역의 숨은 매력찾기’를 표어로 내걸고 ‘여행가는 달’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진행한 ‘여행가는 달’ 캠페인에서 관광소비지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번 ‘6월 여행가는 달’에는 문화예술·역사 체험, 산업시설 방문, 반려동물 동반여행, 자전거여행 등 약 70개 지역 130개의 이색적 지역 관광코스가 포함됐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코스와 행사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조기에 신청이 마감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대국민 기차여행 이벤트 ‘6월엔 여기로’는 1000명 모집에 1만6000여 명이 신청해 지난달 23일 모집을 마감했다. 또 ‘평창 계촌클래식 투어’, ‘노작가와 함께 떠나는 노포의 모든 것, 찐 노포테마여행’, ‘영월 맛과 쉼을 품은 힐링캠프’ 등 여행상품도 모집이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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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교. / 이장원 기자

이밖에 대구와 대전의 ‘빵빵하게 떠나는 빵지순례’, ‘느린 걸음으로 즐기는 남원 아트투어’ 등은 ‘원포인트’, ‘로컬리즘’, 치유 등 다양한 주제로 모집이 진행되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캠페인에서 철도·항공 최대 50% 할인과 지역 숙박 시설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충남 아산 외암마을 내 일부 가택과 경북 예천 석송령 등 6월에만 개방되는 장소와 한시적으로 진행되는 이벤트들도 있다. ‘여행가는 달’ 참여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 차관은 “국내 관광이 내외국인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서기 위해서는 지역만의 고유한 삶과 문화를 담은 콘텐츠가 필요하다”라며 “이번 ‘6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은 240여 개 민관 기관들과 협업해 지역 곳곳에 특색 있는 관광 콘텐츠를 준비한 만큼 많은 국민들이 참여해 즐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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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황남대총. / 이장원 기자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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