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타인과의 관계 유형으로 볼 때 ‘디미니셔 Diminisher’와 ‘일루미네이터 Illuminator’로 나눌 수 있다.
제 능력을 믿고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디미니셔는 한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즉 디미니셔는 타인을 친구가 될 사람이 아니라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이들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오로지 자기만 생각하는 디미니셔의 레이더에 타인은 잡히지 않는다.
반면 일루미네이터는 다른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둔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기술을 따로 훈련받았거나 스스로 깨우친 사람들이다. 상대방에게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상대방에게 언제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관심의 빛을 다른 사람들에게 비추어 그들이 자기 자신을 더 크고 더 깊고 더 존중받는 존재라고 느끼게 한다
당신도 분명 그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당신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 미처 내면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을 바라보게 하고 구체적인 이름까지 지어줘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움을 준 사람…… 이런 사람을 당신은 분명 만났을 만났을 것이다.
소설가 E. M. 포스터의 전기를 쓴 작가는
“포스터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뒤집힌 카리스마inverse charisma’에 사로잡히는 경험이었다. 내 말에 어찌나 집중하는지 나 자신이 가장 정직하고 예리하며 최상의 인물이 되는 기분이었다.”라고 썼다. 포스터가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보라
벨 연구소에서 있었던 일화도 유명하다. 오래전에 그곳 경영진은 몇몇 연구원이 다른 연구원들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특허권을 더 많이 개발했음을 알았다.
그래서 학력이나 직위 등 가능한 한 모든 단서를 추적했다. 하지만 그렇게 접근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러다가 경영진은 이상한 점을 하나 포착했다.
가장 생산적인 연구원들이 전기 엔지니어 해리 나이퀴스트와 아침이나 점심을 자주 먹었다는 사실이었다. 나이퀴스트는 훌륭하게 의사소통했을 뿐 아니라, 연구원들의 연구 과제에 귀를 기울이고 좋은 질문을 던지며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즉 나이퀴스트는 일루미네이터였던 것이다.
자, 당신은 디미니셔인가, 혹은 일루미네이터인가?
질문을 바꾸겠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을 얼마나 잘하는가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을 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우리는 모두 사회적 무지가 넘쳐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이 하는 생각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지하는지 연구하는 분야에서 선도적인 학자인 윌리엄 이크스는, 처음 보는 사람끼리 대화하면서 상대방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경우가 약 20퍼센트밖에 되지 않으며,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더라도 35퍼센트에 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일수록 서로의 마음을 읽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배우자에게 가졌던 초기의 판단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보니 배우자가 아무리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도 처음의 판단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상대방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에 점점 무지해진다.
<사람을 안다는 것>을 쓴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비인가화되는 이 시대에 오히려 사회적 기술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관계의 기술 말이다.
데비이드 브룩스는 다른 사람을 깊이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단지 어떤 기술을 익혀서 숙달하는 차원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누군가에게 완전히 이해받는다는 느낌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은 드물다. 일상의 미세한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를 얼마나 잘 대하느냐가 우리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는 걸 잊지 말자.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방식이 지금보다 나아진다면, 당신은 분명 인생의 특별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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