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가고자 했으면서도 이차 저차 사유가 생기고 귀차니즘도 발동해 이제서야 가보게 된 국립공원 야영장인 달궁야영장.
리모델링을 했다는데 어째 좀…
달궁계곡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달궁힐링야영장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287-3
지리산 캠핑장 달궁계곡 달궁야영장 우중 캠핑 영상 1분 22초.
달궁계곡 달궁야영장 진입로.
들어서며 왼쪽으로 편의 시설인 화장실, 샤워실, 쓰레기 분리수거장이 연이어 있다.
리모델링을 한 듯도 싶고 아닌 듯도 싶은 오묘하다. 마치 동남아 국가나 중국으로 여행을 온 듯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깨끗하다.
샤워장이다.
왼쪽 여자 오른쪽 남자.
모르긴 해도 달궁계곡 지리산 캠핑장 전체에서 샤워장 하나만 좋고 보면 매우 조촐하다 생각된다.
샤워실로 들어서며 곧바로 보이는 온수통과 옷걸이.
필요하다 싶으니 그저 가져다 놓은 듯한 분위기지만 이 말이 지저분하다 말하는 건 아니다.
이게 뭐라 콕 찝어 말할 방법은 모르겠고 하여튼 썩 맘에 드는 분위기가 아니다. 지금까지 본 국립공원 야영장 중 샤워시설이 가장 어색하다고 해야 할까?
클린하우스.
캠핑을 마치고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는 분리.
캠핑 중에도 필요하다면 처리.
누가 뭐래도 깔끔한 건 좋다.
여기 국립공원 야영장 근무자분들이 무척 부지런하신 듯하다. 엄청 깔끔.
중간중간 다 마무리되지 않은 공간을 보며 아직도 리모델링 중임을 알 수 있다. 큰 건 다 된 것으로 보이고 세세한 부분이 마무리가 안 된 상태다.
마무리가 다 안 됐다 하더라도 자연경관에 관한한 국립공원 야영장은 공통적으로 스페셜 5성급이다. 게다가 달궁계곡이란 걸출한 계곡 캠핑장이란 사실이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다른 지리산 캠핑장의 상태가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이곳 달궁계곡 달궁야영장은 사이트 바닥이 마사토로 되어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바닥상태로 데크보다 캠핑하는 맛이 좋고 파쇄석의 거침보다 편안하다.
잔디는 사진 찍을 때 좋은데 습해서 마이너스이고 노지와 모래사장은 어쩔 수 없이 묻어나는 먼지와 모래의 습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곳 달궁계곡 달궁야영장의 사이트 경계는 화강암으로 마무리되어 있고 측면부와 모서리에 앵커가 달려 있어 스트링을 묶어 고정할 수 있다.
그리고 배전반은 사이트 넘버와 조명 바에 포함되어 있다.
파드닥 파드닥 세팅 끝.
이때까지만 해도 우중 캠핑이 기다리고 있을 거란 생각은 1도 할 수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며 조명 세팅.
테무에서 구입한 1,200원짜리(기억엔 그렇다) 우주인 조명을 파워 뱅크에 꽂아둔다.
이건 측면 조명.
조도가 낮아 그냥 재미로 하는 정도이고
메인 조명은 따로 설치.
파란 저녁 하늘에서는 우중 캠핑의 조짐이 없었고 바람도 없는 상황. 그저 시원하다는 생각.
조금은 서늘해지는 국립공원 야영장의 분위기.
이곳이 달궁계곡 골짜기이기에 기온차가 심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달궁야영장뿐만 아니라 지리산 캠핑장의 전체적인 기온 변화가 그러할 거란 짐작만을 해본다.
서늘해진 기온 탓에 침낭이 춥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지만 여차하면 경량 패딩 입고 잘 생각.
캠핑을 할 때면 언제나 좋은 시간.
귀차니즘이 기승을 부려도 이 시간만큼은 즐기는 시간이 됐다.
버너가 쉿쉿 소리를 내며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평일 국립공원 야영장의 저녁은 고요하다.
이제 살랑살랑 바람이 불기도 하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돌개바람, 우중 캠핑 등은 전혀 짐작할 수 없다.
그저 좋은 시간을 조용히 즐기고 있을 뿐.
사람이 없으니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조금 크다 해도 부담이 없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
그리고 이후의 시간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잠자리에 들긴 했는데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몰아치는 바람이 침낭과 에어매트 위로 쏟아지는 소리와 쉘터가 마구 흔들리며 솟구치는 느낌.
잠을 깨고 일어나 팩다운을 더 해야 할지 고민을 하며 침낭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갑자기 안면을 강타하는 쉘터애 놀라 튕기듯 침낭 밖으로 나가 쉘터를 들어 올린다.
강한 바람에 폴이 부러졌다 판단.
응급조치를 하기 위해 쉘터 밖으로 나가 상황을 보니 폴이 부러질 듯 휘어진 상태. 완전히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적당히 펴는 과정이 싫다.
새벽 4시 반. 비를 맞으며 휘어진 폴(거의 부러진 상황)을 펴느라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이 싫기도 하지만 우습기도 하다.
이런 고생을 왜 돈 지불해가며 하는지.
지난밤은 참 힘들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잠들지도 못하고.
돌개바람이 불어 쉘터가 들썩일 땐 폴이 완전히 부러질까 싶어 하늘로 올라가려는 쉘터를 붙잡고 있느라 로봇이 되기도 했다.
지금 커피를 준비하는 이 시간에도 멀리서부터 바람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리면 커피 잔을 놓고 쉘터를 붙잡는다. 우중 캠핑의 낭만도 돌개바람과 함께 들이치니 마치 깡패의 횡포처럼 거칠게 변한다.
그나마 나아진 상황
부러질 뻔한 곳 외에도 폴 여기저기 휘어져 있다.
쉘터가 더 못 버틸 것 같아 후다닥 철수하고 잠깐의 여유를 부리며 이곳 달궁계곡 달궁야영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국립공원 야영장을 모두 돌아 본 건 아니지만 그동안 다녀본 국립공원 야영장 중에서는 시설면에서만 볼 때 가장 낮은 순위. 하지만 자연환경만큼은 최상위 그룹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사토 바닥이지만 어제처럼 바람이 몰아칠 땐 별로다.
비에 젖은 피크닉 테이블.
우중 캠핑의 낭만보다는 테이블처럼 마음이 젖어버렸다.
달궁계곡이 품고 있는 지리산 캠핑장은 아마도 아래 사진처럼 계곡으로 이어지는 소롯길을 품고 있을 것이다.
아직 서늘하건만 달궁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을 보니 괜히 마음이 좋다. 아무래도 달궁야영장에 여름 캠핑을 즐기러 다시 와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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