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서 아프리카까지
박지윤 / 담다
산골 마을의 아이들은 아끼고 숨기는 것 없이 감정을 마음껏 나누어주었다. 처음 보는 낯선 이에게 아이들이 건넨 사랑의 말은 표정을 잃고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어른이를 깨웠다. 겹겹이 쌓인 껍데기 속으로 희미한 빛이 비치며 어른이의 눈을 간질였다. 나를 가두고 있던 껍데기가 한 겹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나답게 시작하기, 미얀마〉 중에서
이 여행의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여행으로 달라지고 싶다. 이 여행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출발점이 되면 좋겠고, 그렇게 만들 것이다. 나를 버리고, 나를 얻어오자.
-〈퉁퉁 부은 눈으로 한국을 떠나다〉 중에서
어디서든 일하고 어디로든 떠난다
성훤 / 키효북스
우리에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대신 안 좋은 결과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했다. 다음 기회가 또 있으니 말이다. 사실 아무도 완벽한 나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걸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며, 스스로 좋은 결과에 얽매어 힘들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이들과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여 줬기 때문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p.43
목적지를 향해 모든 불편함과 낯섦을 감수하고 길 위에 서서 앞으로 나가야 했다. 맞닥뜨리는 문제들이나 고난들을 뛰어넘을 때, 갖가지 모양으로 사는 사람들을 만날 때, 나는 계속 배우고 있다고 느꼈다. 책으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불편함과 고행을 업으로 삼는 여행자이자 수행자가 되는 것이 즐거웠다. 매일 깨어 있었다. 집을 떠나 길 위로, 그리고 다시 집으로. 우리는 무한히 반복되는 이 과정으로 내가 스스로 오롯이 살 기회를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책에 나오지 않는 어떤 것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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