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가와현의 사가미하라시가 레트로 자판기의 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나가와현의 사가미하라는 여행책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작고 조용한 도시다. 도쿄나 요코하마로 통근하는 사람들의 거주 단지와 작은 경공업 단지가 조성된 도심 근교 마을이다. 최근 사가미하라에 다양한 레트로 자판기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레트로 마니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자판기 강국이다. 전국에 400만대가 넘는 자판기가 작동 중이며, 1인당 평균 자판기 개수는 세계 1위다
. 그중 절반은 음료 자판기이며, 나머지는 액세서리나 장난감 등을 판매한다. 사가미하라의 레트로 자판기는 보다 특별하다. 일본 쇼와시대(1926년~1989년)의 자판기들이 아직까지도 작동되고 있다. 자판기 물품도 레트로다. 198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옛날 간식부터 레트로 피규어, 오락 장난감, 코닥(Kodak) 카메라 필름 등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품들을 판매한다.따뜻한 음식을 제공하는 자판기도 인기다. 40년이 넘은 자판기가 3000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280엔)으로 클래식 버거
, 데리야키 버거 등 다양한 종류의 햄버거를 만들어 낸다. 약 4000원(400엔)으로 따뜻한 라멘을 먹을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일본식 카레덮밥, 갓 튀긴 팝콘, 우동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 자판기가 있다.사가미하라를 레트로 자판기의 천국으로 만든 데에는 동네 주민 다쓰히로 사이토의 공이 컸다. 사이토는 자신이 운영하는 중고 타이어 가게 주변을 레트로 자판기 골목으로 조성했다. 골목의 양옆 길을 90대의 옛날 자판기가 가득 채우고 있다
.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판기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판기를 보수하고 계승하는 도전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일본의 자판기 제조 협회에 의하면 일본의 식품 자판기는 1985년에 최고 성황을 누렸다. 당시 일본 전역에 25만대의 식품 자판기가 운영되었다. 그러나 점차 일본의 편의점이 규모를 늘리며 식품 자판기는 대부분 사라졌고, 현재에는 소수 사람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 일본의 식품 안전법에 따르면 조리 식품 자판기 소유자는 적절한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위생관리기준도 준수해야 한다.글=조유민 여행+ 인턴기자
감수=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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