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핫스폿] 찬란한 봄도 잠시
…주홍빛 단풍 기다리는 역대급 ‘메이플 로드’ 떠나볼까
마치 온 나라가 핑크로 뒤 덮였다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가 지나간다. 벚꽃이 흐드러지는 대한민국의 봄이 슬슬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한낮 기온이 25℃를 훌쩍 넘기기까지 한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여름 등쌀에 짧은 봄은 더 짧아지는 듯 하다.
봄이 가는 게 아쉬워서일까. 더운 여름이 오는 게 두려워서일까. 아예 한 숨 건너뛰어 가을이 오면 어떨까란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여기에 가을하면 떠오르는 곳 캐나다의 광활한 단풍 퍼레이드를 실물로 본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란 기대도 살포시 얹어본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짜릿한 법. 올 가을 캐나다의 찐 단풍을 감상하기가 한층 쉬워진다. 에어캐나다가 인천~몬트리올 직항편을 운영하기로 한 것. 전 세계 최고의 ‘메이플 로드(단풍길)’로 꼽히는 캐나다 동부의 단풍 여정을 더욱 편히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여행플러스는 캐나다관광청과 함께 일찌감치 캐나다의 단풍 여행을 미리 가본다. 특히 캐나다 동부의 퀘벡 주와 온타리오 주에 방문하면 꼭 찾아야 하는 명소들 위주로 모았다. 이른바 역대 최고의 단풍 구경을 위한 안내서이다.
도시와 붉은 단풍의 천국…퀘벡 주
퀘벡 주에서 깊어가는 가을 단풍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고 싶다면 퀘벡 시티(Quebec City)에서 출발해 베생폴(Baie-Saint-Paul)까지 이어지는 샬르브와 기차 여행이 제격이다. 붉은 주홍빛 가을 단풍과 그 사이로 흐르는 세인트 로렌스 강이 어우러져 아득한 장관이 펼쳐진다. 약 1시간 30분의 짧은 여정이지만 가을의 색조를 만끽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퀘벡 주의 가을 단풍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하면 몬트리올의 몽 로얄 공원(Parc Mont Royal)이다. 이곳은 현지인들이 찾는 도심 가을 명소로, 석양이 지는 시간에 맞춰 콘디아롱크 전망대(Belvédère Kondiaronk)에 올라가면 도시의 전경과 단풍, 노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으며 하나둘씩 켜지는 도심의 야경 또한 낭만적이다.
가을 단풍과 함께 즐기기 좋은 액티비티로는 타투삭의 웨일 와칭 투어가 있다. 배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바다로 향하다 보면 벨루가, 회색수염고래, 쇠고래 등 각종 야생 고래를 만날 수 있는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한다. 뱃멀미가 걱정된다면 유람선에 오르는 것을 추천하지만 고래를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작은 보트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다.
대자연 속 단풍 파노라마…온타리오 주
온타리오 주의 알곤퀸 주립공원(Algonquin Provincial Park)은 캐나다의 ‘메이플 로드’ 여정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60번 고속도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더 클리프 톱 시닉 룩 아웃(The Cliff Top Scenic Lookout)은 왕복 2.1km의 가벼운 하이킹을 즐기며 탁 트인 풍경 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색채의 마법을 감상하기에 이상적이다.
펙 레이크 트레일(Peck Lake Trail)은 동명의 호수를 걷는 2.3km의 트레일 코스로, 단풍과 함께 시원한 강의 물살을 헤쳐보거나 가벼운 피크닉을 해도 좋다.
수생마리에서 차로 약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아가와 캐년의 룩아웃 트레일(Lookout Trail at Agawa Canyon Park) 역시 가을 풍광을 논할 때 빼놓지 않고 언급이 되는 곳이다. 계단을 조금만 오르면 붉게 타오르는 아가와 협곡의 탁 트인 전망과 강물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풍경을 오랜 시간 누리고 싶다면 낭만적인 아가와 캐년 열차에 올라보자. 비현실적인 호수와 강을 지나 아가와 협곡을 통과하며, 붉고 노란 단풍의 물결도 안락하게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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