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Coco)의 배경이 된 축제, ‘죽은 자들의 날(Day of the Dead)’이 멕시코에서 다시 열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건너뛰었다.
‘죽은 자들의 날’은 세상을 떠난 가족과 친지를 기리는 멕시코인의 전통 축제다. 매년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개최된다. 사람들은 공원과 집에 제단을 차리고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빈다. 화려하게 꾸민 무덤 앞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올해에는 해골 분장을 한 채로 멕시코 전통 춤을 추는 퍼레이드도 진행됐다.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Zocalo)에서 출발해 레포르마 대로(Reforma)를 따라 약 8.7km 이어졌다.
망자를 기리는 날이지만 축제는 화려했다. 축제날 밤에 죽은 이의 영혼이 살아있는 가족과 친구를 찾아온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집집마다 제단을 꾸미는 데 사용되는 금송화는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올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축제 기간 동안 먹는 전통 음식도 이러한 믿음을 반영했다. 뜨거운 우유에 옥수수와 설탕을 넣어 만든 음료인 아톨(Atole)은 망자의 영혼이 축제가 끝난 후 무덤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힘을 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핼러윈(Halloween)과 축제 시기가 겹치고 죽음에 관련된 행사라는 점이 비슷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핼러윈은 망자가 이승으로 찾아오는 날이라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지만 죽은 자들의 날은 조상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상징한다. 14세기 멕시코 지역에 살던 아즈텍인들(Aztec)이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여신에게 제의를 바치던 것에서 유래했다. 아즈텍인들은 제의를 지내면 죽은 이들이 풍요와 번성을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행사가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보도했다. 멕시코에서 코로나19로 29만 명이 사망한 만큼 올해 축제는 코로나19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준비됐다. 추모의 벽만 150개가 설치됐다. 한 멕시코 시민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코로나 희생자들의 영혼이 사랑하는 가족을 찾아 위로 받았으면 하고, 생존자들은 삶의 희망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연재 여행+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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