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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값이 꺾였다 …하락세 지속될까?

더농부 조회수  


물가 안정자금 1500억 투입에 관세 인하 처방

“공급 부족이 원인 인데…하락세 일시적, 총선 후 재급등” 우려

치솟기만 하던 사과값이 꺾였다. 어떤 정책이 통한 걸까?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는 하루가 멀다고 농산물 할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18일 1500억원의 물가안정 자금을 긴급투입키로 했다. 여기에 사과·배를 대체할 수입 과일에 대해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키로 했다. 체리·키위·망고스틴에 대해서는 관세인하를 통해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 때문일까? 오르기만 하던 사과값의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있다. 다만 하락세가 일시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부작용도 클 것 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단의 조치’ 물가 잡기 예산 역대 최대 투입

이달 15일 발표한 ‘물가 안정 지원 추가 투입 금액’ 1500억 예산 비율 (자료=농림축산식품부) ©더농부

정부는 지난 6일부터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먹거리 물가를 낮추기 위해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사과 가격이 작년보다 71% 급등했다고 밝히자 정부는 곧바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3∼4월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 납품 단가와 할인 지원에 434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14일에는 13개 과일·채소 유통업체 납품 단가 지원 규모를 85억원 늘려 28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5일엔 정부가 농축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총 15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지원, 과일 직수입, 축산물 할인에 1500억을 할당했다.

농축산물 할인과 납품단가 지원 예산을 모두 합치면 1639억원으로 지난 6일 발표(434억원)보다 1200억원 넘게 늘었다. 이례적으로 유통업체 납품단가도 지원한다. 정부는 납품단가 지원 대상 품목을 13개에서 21개로 확대하고 지원 단가도 최대 2배로 상향했다. 명절에만 발행하던 전통시장 농산물 30% 할인 상품권을 3, 4월에도 180억원 추가 발행한다.

정부는 4월 이후에도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8일 민생 경제점검회의에서 “4월 이후에도 가격이 불안정할 경우엔 적용 기한을 연장하고 도매가격과 기상 상황 등을 확인하면서 가격 상승 우려가 있는 품목은 추가로 납품 단가를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가격 지원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4월 총선을 앞둔 정책이어서 선거 이후에 또 다시 국내 과일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이유다.

과일 가격 하락세 … 그래도 아직 비싸

서민 부담이 커지자 정부가 할인을 지원하고 대형마트도 할인 행사를 벌여 18일 사과와 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3월 19일 기준 사과 소매가격 추이 (자료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더농부

소매가격 (단위: 원)

18일

15일

14일

13일

1년 전

사과 (10개)

24,148

27,424

27,680

30,105

22,861

배 (10개)

41,551

45,381

43,893

43,090

27,340

단감 (10개)

20,932

20,948

20,901

21,076

11,916

토마토 (1kg)

7,742

8,164

8,208

8,650

6,534

딸기 (100g)

1,329

1,388

1,459

1,636

1,488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사과 10개 소매 가격은 18일 24148원으로 전 거래일(27424원)보다 11.9%나 하락했다. 소매 가격은 대형마트·전통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사과 1개 가격이 2400원을 조금 넘는 셈이다.

사과 소매 가격은 올 초 29672원으로 시작해 이달 7일(30877원) 3만원 선을 넘으며 연중 최고를 기록한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3일 30105원에서 14일 27680원, 15일 27424원으로 내린 데 이어 18일 뚝 떨어졌다. 18일 사과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는 5.6% 높다.

사과뿐이 아니다. 배 소매 가격은 18일 기준 10개 41551원으로 전 거래일(45381원)보다 8.4% 내렸다. 올 초 33911원으로 시작해 지난달 20일(4만97원) 4만원 선을 넘은 데 이어 이달 15일 45381원까지 고점을 찍고 18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배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아직 52.0% 높은 수준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과일 가격은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다.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어 여름 햇과일 출하 전까지 높은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사과나 배는 1년에 한 번만 수확하기에 햇과일 출하 전까지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사과·배 햇과일 출하 시기는 7∼8월이다. 수박이나 복숭아, 참외 같은 과일이 4월부터 출하되면 대체 과일 증가로 수급 상황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3월중 바나나 1140t·오렌지 622t 직수입… 국산 과일 ‘흑기사’ 된 수입 과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오렌지 모습 ©뉴시스

가격 높은 국산 과일 대신 수입 과일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대책이다. 정부는 과일 가격을 낮추고자 수입 과일 공급을 늘리고 있다. 수입 과일 관세는 낮추고 공급은 늘려 사과나 배 등 국산 과일 수요를 대체하는 전략이다.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망고 등 6종에 무관세를 적용한 데 이어 만다린과 두리안 관세는 각각 10%와 5%로 낮췄다. 관세 인하 과일은 수요 높은 체리, 키위, 망고스틴 등을 포함해 24종에서 29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3∼4월에는 사과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바나나와 오렌지를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달 중 바나나 1140t(톤), 오렌지 622t을 직수입해 마트에 20% 정도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직수입 품목도 애초 계획한 바나나·오렌지·파인애플·망고·체리 등 5종에서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까지 포함한 11개로 늘린다.

정부는 관세를 인하한 과일 31만 톤을 들여오고 관세 인하 품목을 더 늘리기로 했다. 가격이 급등한 품목은 aT가 직접 수입해 마진 없이 저렴하게 공급한다. 다만 일부 수입 과일 가격이 무관세 조치에도 1년 전보다 비쌀 수 있다. 과일 생산국 작황이 좋지 않아 바나나처럼 구입 원가 자체가 상승한 과일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는 크기별로 다른 가격에 사과를 판매하고 있다. ©더농부

수입 과일 공급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사과와 바나나는 분명 다른 과일이라는 것이다. 사과는 유독 소비자가 선호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당장 사과를 수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과 수입은 검역 협상이 오래 걸린다. 국내 식물방역법에 따라 농산물 수입을 위한 수입 위험분석 절차는 8단계로 이뤄져 있다. 길면 8년 이상 걸려 사실상 대안이 될 수 없다. 검역 절차를 무시했다가 병해충이 유입되면 생산은 줄고 방제 비용은 늘어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대형마트·온라인도 할인에 총력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도 사과값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크기가 작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까지 매입해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 롯데마트가 일반 사과보다 20~30%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상생사과’가 대표적이다.

실시간으로 사과 가격 동향을 확인하며 판매가를 낮추기도 한다. 이마트는 매주 금요일 책정한 가격을 다음주 목요일까지 적용하는 고정단가를 시행했다. 최근엔 일일 단위로 단가를 조정하고 있다. 사과 물량을 확보하면 바로 단가를 내린다.

E커머스 업체도 가세했다. 쿠팡은 못난이 사과 1.5kg을 최저 9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과 매입 단가를 낮출 순 없지만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쿠폰 비용을 부담해 실질 판매가를 낮추는 식이다. 11번가도 과일류를 최대 1만원까지 할인하는 20% 쿠폰을 지급한다.

정부와 유통사가 사과값 인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분간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로 가격을 내리기 위해선 공급이 늘어야 하지만 사과는 1년에 한 번만 수확하기에 추가 물량 확보가 어렵다. 올여름 햇사과 아오리가 출하되기 전까진 사과값이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각종 할인 행사로 사과 수요가 늘어나 되레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농부 인턴 조무송

제작 총괄: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한국경제, <사과값 내렸지만 "여전히 비싸"…마트·온라인, 할인행사 총력전>

매거진 한경, <사과 수입에 8년이 걸린다고?...‘금(金)사과’ 일시적 수입 시 더 큰 위험 초래>

연합뉴스, <尹,하나로마트서사과등물가점검…“국민걱정 않게챙기겠다”>

연합뉴스, <농식품부 “농산물 가격 4월 이후에도 불안정하면 긴급자금 연장”>

연합뉴스, <尹 “장바구니 물가 내리도록 특단 조치…사과값 하락 총력”>

연합뉴스, <배 4천100원·사과2천400원…할인지원에 소매가격 ‘하락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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