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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책저책] 여행 가서 춤추다가 춤추기 위해 여행가는 댄서의 사연은

여행 플러스 조회수  

위가 물러가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온 봄에 그간 움츠러들었던 몸도 제자리를 찾고 있는데요. 자연스레 어딘가로 훌훌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드는 때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 여책저책은 조금은 색다른 여행을 즐긴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2권을 소개합니다. 취미와 여행을 결합해 색다른 시간을 보낸 사람의 사연부터 여행으로 삶의 방향성을 잡은 이의 추억까지, 다채로운 여행 이야기를 전합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여행을 꿈꾼 적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여행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요.

여행에 춤 한 스푼

김인애 / 하모니북


‘여행에 춤 한 스푼’ 표지 / 사진=하모니북 제공

살면서 최대한 많이 경험하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 사람이 있다. 이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수많은 취미에 도전했지만 가장 오래할 수 있었던 건 웨스트 코스트 스윙 댄스다.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이 취미를 시작했던 계기는 단순하다. 직장 생활을 하며 집과 회사를 반복하던 중 새롭게 할 일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직장인 취미를 검색하던 중 커플 댄스라는 단어에 처음 눈길이 갔고 더 알아보던 중 무궁무진한 춤의 세계에 빠져버린 것이다.

잘한다고 할 순 없어 스스로 전문가라고 칭하진 못하지만 춤을 시작한 지는 어느덧 10년이 됐다. 이전까지 여행을 가서 춤을 추고 여러 사람과 교류하던 분위기를 좋아했던 사람은 언젠가부터 춤을 추러 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춤을 추고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여행에 춤 한 스푼’이다. 작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함과 동시에 낯선 곳에서 춤을 추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여행에 춤 한 스푼’의 목차 / 사진=하모니북 제공

뭔가 좀 달라 보일 수도 있지만, 취미에 푹 빠진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취미를 찾거나, 이미 갖고 있는 각자의 취미를 여행에 붙이면 어떨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이 그런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프롤로그 |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려면 돈을 쓰면 된다’ 중에서

춤 추는 사람들 / 사진=언스플래쉬

책에서 작가가 떠나는 여행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행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보고 경험하는 것을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작가가 떠난 여행은 일종의 워크숍에 가깝다. 댄서만의 대회에 참여하고 강연을 듣고 먹고 자는 시간 빼면 춤을 췄다는 작가는 춤을 추고 남은 시간에 관광을 즐겼다. 덕분에 한 번도 이러한 여행을 떠나본 적 없는 독자라면 여행에 취미를 결합한 작가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여행을 마냥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며 여행과 심적 거리를 좁혀보자.


‘여행에 춤 한 스푼’ 본문 일부 / 사진=하모니북 제공

한참을 현지 사람들과 뒤섞여 춤추고 대화도 나누고 나니 자연스레 무리에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러시아를 여행하는 열흘 중 춤을 춘 건 하루뿐이었지만 해외의 춤추는 공간에서 댄서들을 만난 건 여행 중 가장 즐거운 경험이었다. 파란 하늘, 시내의 야경을 보면서 춤을 춘다는 게 이렇게 멋지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춤을 춰보니 매번 추던 춤인데도 새롭게 다가왔고 춤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깰 수 있었다. 어디에나 있는 건 아니라지만 해외에 나가도 하던 취미를 이어서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발견이었다.

– ‘여행에 춤 한 스푼 끼얹기’ 중에서

보통 사람의 특별한 여행기

이인호 / 지식과감성


‘보통 사람의 특별한 여행기’ 표지 / 사진=지식과감성

겉보기엔 특별하지 않지만 나에게만큼은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보통 사람의 특별한 여행기’는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인 작가가 그간 여행을 떠나며 경험하고 느낀 점을 정리해 풀어낸 책이다. 여기까지 들으면 굳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다. 무언가 다른 여행기를 기대한 사람에게 평범한 여정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평범한 책은 아니다. 제목 그대로 특별한 여행기이니 말이다. 작가는 여행지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생각과 행동, 고민을 솔직히 담아냈다. 작가는 처음 여행하던 때를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여행 중 모든 것이 어려웠지만 매 단계를 스스로 해결하며 삶의 방향도 고민했다. 그리고 거듭해서 여행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더욱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베트남 하노이 / 사진=언스플래쉬

조용하고,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여행지는 사파였다. 각각 편도로 약 4시간, 6시간이 걸려 두 곳을 다녀오는 데 이동 시간만 약 20시간이 걸리지만 젊을 때 짠내 나게 고생했던 여행이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당시에 구글맵도 잘 사용하지 않던 시기라 지도책만 의지하며 골목 개수를 세고 돌아다녔는데 이 또한 배낭여행의 매력이다.

-‘Chapter 2. 〈하노이〉 짠내투어’ 중에서

작가는 평범한 대학생활을 거쳐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기까지 약 10년 동안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여행을 떠났다. 이에 그의 인생에서 여행은 삶의 자연스레 삶의 원동력이자 일부가 됐다. 지금도 다음 여행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는 그는 책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그의 경험을 전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이는 작가의 가치관 변화도 책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다. 지금 잘 살고 있는지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면 책 속 작가를 따라 여행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아 봐도 좋다. 무엇보다 작가는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전한다. 책을 읽으며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세계 지도 / 사진=언스플래쉬

옆 테이블에 있던 외국인 노부부와 대화를 했는데 이제 막 은퇴하고 여행하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내가 먼저 나이를 물어보자 노부부는 우리는 서로 나이가 몇 살인지 중요치 않고, 좋은 공간에서 좋은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렇다. 정말 여행하는 동안 외국인들이 먼저 우리에게 나이를 물어본 적은 없었다. 온통 여행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만 일정한 나이에, 정해진 무언가를 하게끔 정해놓은 것이 아닐까.

-‘Chapter 4. 〈루앙프라방〉 가끔은 혼자여도 좋다’ 중에서

글=이가영 여행+기자

여행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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