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인도, 몰디브 여행 보이콧
인도에서 몰디브 여행 보이콧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몰디브의 일부 공무원들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조롱했기 때문인데요.
지난 4일 모디 인도 총리가 케랄라주 연안 라카디브해에 위치한 락샤드위프의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걷는 모습을 SNS에 올렸습니다.
그는 “지난 9년 동안 우리는 락샤드위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고 우리의 결심은 더 강해졌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락샤드위프 섬들의 아름다움과 그 섬 사람들의 따뜻함에 경외심을 느끼고 있다. 경치가 수려할 뿐만 아니라 락샤드위프의 평온함도 매혹적”이라고 설명했죠.
락샤드위프 해변은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입니다.
이를 본 몰디브 공무원 3명은 모디 총리를 향해 “테러범”, “광대”, “이스라엘의 꼭두각시” 등의 댓글을 달았는데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직후 모디 총리는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몰디브 공무원들의 언급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댓글이 논란되자 몰디브 정부는 이들을 즉각 정직 처분했습니다.
모디 총리를 조롱한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인도인들은 자국 경제에 의존하면서 ‘친중’과 ‘친인도’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몰디브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요.
특히 최근 집권한 몰디브 정권은 친중에 가까워 인도인들의 여론을 더 악화했죠.
② 유명인들까지 나서 자국 여행 강조
이를 본 인도인들은 몰디브를 향해 분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인들은 SNS를 통해 몰디브 여행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SNS에는 ‘#보이콧 몰디브’라는 해시태그가 이어 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몰디브 여행을 취소했다는 인증 사진을 게재하고 있는데요.
유명인들도 몰디브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유명 발리우드 스타 악쉐이 쿠마르는 “혐오스럽고 인종차별적”이라며 “왜 우리가 그런 이유 없는 증오를 용납해야 하는가. 나는 몰디브를 여러 번 방문했고 항상 칭찬했지만 존엄성이 우선”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자국 관광을 지원하자”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죠.
인도 국가대표 크리켓팀 부주장 하디크 판디아도 “몰디브가 인도에 대해 말하는 것을 보고 매우 슬프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다음 휴가 때 인도 해변 휴가를 계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도 여행 사이트 ‘이지 마이 트립’은 지난 8일 몰디브행 항공편 예약을 중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지 마이 트립은 인도 최대 온라인 여행 티켓 예약 플랫폼으로 인도 시장 점유율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죠.
인도 최대 무역 단체 중 하나인 전인도 상인 연맹도 몰디브와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프라빈 칸델왈 연맹 사무총장은 “몰디브가 사과하거나 시정 조치를 취할 때까지 인도 무역계는 그들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죠.
한편 인도는 지난해 몰디브를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입니다.
무려 인도인 20만 9000명이 몰디브로 여행을 떠났는데요. 이는 몰디브 관광 시장의 11%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은 인도인 관광객의 뒤를 이었죠.
몰디브는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로 관광수입의 많은 부분이 인도에서 나오는데요.
현재 외교적 신경전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몰렸습니다.
③ 양국 간 벌어진 외교적 신경전
외신은 이번 사태를 두고 인도와 몰디브, 중국의 복잡한 관계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몰디브는 인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였는데요. 여전히 양국은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죠.
하지만 정권의 성향에 따라 친인도, 친중 정책을 펼쳐 양국의 관계는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특히 문제의 사건에 발생한 때는 지난해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몰디브 모하메드 무이주 대퉁령이 처음으로 중국 방문을 시작한 시기입니다.
몰디브 신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우방 국가인 인도를 먼저 찾았는데요.
무이주 대통령은 이러한 관행을 깨고 중국을 먼저 방문했습니다.
무이주 대통령은 친중 성향으로 알려졌으며 과거와 달리 ‘인도 우선주의’ 정책을 끝내겠다고 선언했죠. 또한 이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인도 군인 75명에게 본국 철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몰디브 정부는 공무원 3명의 발언은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무사 자미르 몰디브 외무장관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파트너들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촉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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