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스타일은 꽤 다양한데 큰 분류로 본다면 오토캠핑과 노지캠핑으로 분류가 될 것이다.
오토캠핑은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캠핑 사이트 바로 옆 또는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편의 시설이 잘 갖춰진 장소에서의 캠핑을 종합적으로 말하는 것이며 오토캠핑의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각각의 분류가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며 서로 교차되는 경우도 발생하며 감성캠핑이나 미니멀 캠핑처럼 오토캠핑이든 노지캠핑이든 모두 포용되는 경우도 있다. 노지캠핑은 오토캠핑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다. 해변캠핑, 수변캠핑, 숲캠핑, 산정캠핑, 아이스캠핑(빙박) 등을 포함한다.
사전적 의미에서 노지는 가림막이 없는 모든 땅을 의미하기 때문에 얼음 위에서 캠핑하는 경우는 노지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좁은 범위로는 맞는 말이고 큰 범위에서는 빙박을 오토캠핑이 아닌 노지캠핑으로 분류한다.
빙박 내용들 중 기억나는 추억을 아래 모아봤다.
1. 강원도 인제 빙박 – 혼자캠핑
아무리 겨울캠핑이 좋다 하더라도 빙박을 볼 때 보기에 더 추워보이고 안전해 보이지 않아 질겁을 하는 분들이 계시다. 충분히 이해가 되며 그 걱정을 수긍하기 때문에 절대 추천하지는 않는다. 쿠니 역시 아웃도어를 즐김에 있어 최우선하는 것이 안전이기 때문이다. 쿠니는 빙박을 즐길 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정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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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두꺼워 보여도 해빙기에는 빙박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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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이 깨졌을 때를 가정해 깊은 물에서는 빙박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얼음으로 덮여있어 물의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곳은 쿠니가 익히 알고 있는 장소이며 물의 깊이가 정강이 정도이고 해빙기도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 없이 빙박을 했다.
빙박을 하다 보면 갑자기 “쩡~”하는 소리를 듣는다.
처음엔 이 소리에 얼음이 깨지는 거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
그리고 실제 그 소리는 얼음에 금이 가는 소리이며,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낮과 밤의 기온차에 의해서 얼음이 어긋나는 소리이기도 하며 계속되는 추위에 얼음이 점점 두터워지다 보면 일부 얼음 구간이 늘어나는 부피의 차이로 인해 한쪽이 깨지며 솟구쳐 어긋나는 소리다.
그리고 그건 그냥 소리일 뿐이다.
혹자는 혼자캠핑을 하다하다 이젠 얼음위에서 하냐고 물음표를 붙이기도 하는데 겨울캠핑을 하며 가장 무서운 건 바람이다. 기온이 아무리 내려간다 하더라도 동계캠핑 장비 중 매트와 침낭만 잘 챙기면 문제될 것이 없다.
겨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수변의 노지에서 캠핑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겨울이니 노지캠핑이 빙박으로 변한다.
2. 강원도 인제 빙박 – 같이 캠핑
어떤 캠핑스타일이든 혼자캠핑과 같이 캠핑은 분위기가 다르다. 따라서 개인의 마음가짐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전까지 빙박을 혼자캠핑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고 있다 하더라도 2~4명 정도였었다. 하지만 이때의 인제 빙어축제 빙박은 수십명이 참여하는 행사였고 텐트만 해도 30동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이때는 쿠니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여러 캠핑행사, 트레킹 행사 등을 본업으로 하던 때인지라 인제 빙어축제 캠핑행사도 진행하는 위치에 있어 신경을 많이 쓰던 때다. 신경을 쓴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안전에 관한 것이었으며 이틀 전에 현장에 도착해 얼음의 두께를 계속해서 관측했었고 당시 가장 얇은 곳이 40cm 정도 된다는 말을 듣고 안심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빙박을 할 때 10cm 이상이면 안전하다 하지만 이곳의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썼던 것이다.
이때의 빙박은 군단위 축제이기 때문에 쿠니 혼자 쏠쏠하게 즐기는 겨울캠핑과는 그 수준과 격이 달랐다.
덕분에 얼음 위에 텐트를 펼치고 와인을 마시며 불꽃축제를 구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기회도 얻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별그램에 빙박에 관한 사진과 영상이 무수히 올라온다. 모두 행복하고 특별한 캠핑을 즐기시길 바라며 항상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경쓰시기 바란다.
같이 캠핑의 행사이긴 했지만 혼자캠핑을 즐기는 분들도 꽤 계셨던 것 같다.
빙박이라는 캠핑스타일이 처음이고 궁금하셨던 분들이기에 참여하긴 했지만 타인과의 어울림이 낯설고 부담스러운 분들이시다.
하지만 대부분은 텐트를 따로 설치한다 하더라도 이웃하는 다른 분들과의 같이 캠핑을 즐기셨던 것 같다.
마침 밤하늘도 맑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줬던 빙박. 겨울캠핑으로 즐기는 노지캠핑의 또 다른 장르라 하겠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뜰때까지도 즐거운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던 강원도 인제 빙어축제 겨울캠핑.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아주 흥미로웠던 겨울캠핑 별미다.
3. 강원도 인제 마장터 같이 캠핑
마장터는 오래전 말을 거래하던 곳이어서 마장터라 했다. 지금이야 도로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하니 오지라 하겠지만 과거 도로라는 것이 없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산과 산을 넘나드는 공간 중 넓고 평평한 곳이 등장하고 바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니 당연히 마장이 생겨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다.
백패커들에게 마장터는 겨울엔 스노우 캠핑의 성지처럼 생각하는 곳이고 기타의 계절엔 노지캠핑의 성지처럼 받아들여지는 장소다. 마장터는 계곡 속 캠핑장, 산속 캠핑장이란 의미가 매우 컷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니 겨울이면 당연히 얼음이 언다.
크지 않은 작은 계곡의 물이 언 그곳에 텐트를 펼친다.
얼음에 반사되는 텐트의 불빛이 마치 그래픽 처리를 한 듯한 느낌으로 보여질 때, 그런 분위기를 가슴에 담는다.
그런 것이 빙박의 특화된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4. 충북 괴산 같이 캠핑
우리나라에서 겨울이면 당연히 두터운 얼음이 어는 곳을 강원도, 서울, 경기 정도로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여즘처럼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그 생각이 맞게 될 거란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북, 충북, 전북 지역에서도 빙박이 가능하다 생각되며 일부 경남지방에서도 짧은 기간 가능하다 생각한다.
함께 했던 고마운 분들.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지만 근간 업무로 인해 가본지 오래되어 서로 연락이 뜸하다.
생각난 김에 찾아가봐야겠다.
인공연못의 위이기 때문에 수심이 깊은 편이다.
얼음을 잘라 얼음의 두께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겠지만 그러한 방법이 어려울 경우 내가 들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돌을 수차례 던벼보는 것으로 안전진단을 대신한다. 다른 계절이라면 노지캠핑을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안전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오래도록 즐기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드불 영상은 보기만 하고 따라하지 않는다. 쿠니도 사내이니 레드불 영상을 보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한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내가 따라할 수준의 레벨을 이미 넘어선 것들이기에 대리만족한다.
3층계단을 오르는데도 힘들어하던 쿠니가 처음 가족과 함께 할 것을 찾다가 시작한 오토캠핑에서 지금은 이런저런 산도 다니고 산정상으로 백패킹을 다니는가 하면 장거리 트레일을 걷기도 하며 많이 건강해졌다.
더 건강해지려면 담배를 끊어야 함을 아는데 아직까지는 그냥그냥 ^^;
혼자캠핑을 시작한지 1년만에 첫 백패킹을 시작한 것이 2011년이니까 벌써 만 13년이 되었고 이제 14년째로 접어든다. 당시만 해도 화식이 기본이었고 소변은 물론 ‘응가’도 땅파고 하면 된다 생각을 했었다. 또한 아무때고 텐트를 펼치고 느지막하게 텐트를 접는 행위를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런 행동들이 타인에게 즐겁지 않을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내가 나의 취미활동을 즐기기 위해 타인에게 폐가 된다는 건 매우 이기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라 생각해서 차츰 화식보다 비화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산정으로 오를 때도 일반 산객들이 있으면 배낭을 풀지 않는다.
모든 산객이 하산을 하고 난 뒤 텐트를 펼치고 산객들이 올라오기 전 새벽에 짐 정리를 하고 패킹을 마친다.
그리고 ‘응가’는 하루 정도 참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일출만 보고 일찌감치 내려가면 안전하고 좋은 환경에서 처리가 가능하며 아침 식사 하는 식당도 많으니 번잡스럽게 아침식사 챙겨먹지 않고 내려오는 것이 더 좋다.
당연히 등짐의 무게가 줄어든다.
쿠니의 경우 여름 배낭은 30리터 배낭을 주로 사용하고 봄가을엔 60리터 배낭을 사용하는데 이땐 배낭의 상부가 거의 빈 상태여서 45리터 배낭을 하나 구입할까 고민 중이다. 그리고 동계캠핑 백패킹에 사용하는 배낭은 75+10 배낭을 사용 중이고 발포매트를 배낭 안에 넣어 배낭 외부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간에는 여유가 있다.
이런 것이 바로 BPL(Back Packing Light) 이고 LNT라 생각하며 지키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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