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일본 나고로 인형 마을
시코쿠 섬은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섬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입니다.
이 섬에 있는 가장 작은 마을인 나고로는 현재 주민이 몇 명 살지 않는 곳인데요.
한때 나고로는 수백 명의 주민이 살기도 했지만, 젊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게 되면서 2015년 기준 35명의 주민만이 살게 됐죠.
현재 이곳은 사람은 없고 인형들만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일본 내에서 ‘인형 마을’이라고 불리는 장소인데요.
나고로가 인형 마을이 된 것은 츠키미 아야노라는 한 여성 때문입니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서 살다가 다시 돌아온 아야노는 나고로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나고로의 풍경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요.
농사를 지으며 나고로에서의 생활을 이어 가던 중 허수아비가 아버지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나고로 주민들과 닮은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12년 동안 마을을 떠났거나 사망한 주민의 모습을 닮은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아야노의 인형 만들기는 계속됐습니다.
아야노는 “이곳에서는 더 이상 어린이를 볼 수 없는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인형으로 아이들을 만들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고인을 만들 때는 그들이 생전 건강했던 모습으로 만들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나고로에는 사람보다 인형이 더 많은 마을이 되었는데요.
아야노는 마을 곳곳에 있는 인형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고 있죠.
길거리나 학교, 버스 정류장 등 마을 어디에서든지 인형을 볼 수 있습니다. 나고로에는 약 350개의 인형이 곳곳에 놓여 있죠.
아야노는 7년 간 마을에서 인형 축제를 열어 주민과 함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2명의 학생이 졸업한 뒤 폐교한 한 초등학교에서 인형들로 옛 운동회 풍경을 재현하기도 했죠.
② 인구 감소한 빈자리 대신 채워
나고로의 인형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관광객도 늘어났습니다.
아야노에게 인형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이들도 많았으며 인형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는데요.
나고로처럼 인구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서 인형으로 마을을 채우고 싶다는 문의도 늘고 있죠.
인형 덕분에 나고로의 풍경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데요.
인형을 보기 위해 방문한 관광객은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 경제는 여전히 처참한 수준입니다.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들어섰지만 이마저도 얼마 되지 않아 폐업했는데요.
인구가 워낙 없어 마을에는 상점도 없으며 편의시설도 들어서지 않습니다.
마을에서 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은 것도 꽤 오래됐죠. 나고로의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없어 진작 문을 닫았습니다.
더 좋은 일자리와 학교를 찾아 젊은 사람들은 대도시로 떠나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노인 뿐인데요.
나고로는 인구 감소로 인해 버려진 마을이 되어 버렸습니다.
인형마저 없으면 나고로는 마치 죽은 마을과도 같죠.
나고로와 같이 일본에는 인구 감소로 인해 점점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인구 중 40%가 대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일본은 지방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고로는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마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데요.
일본 시골 마을에서는 65세 넘는 노인이 40%가 넘습니다.
일본은 젊은 사람들을 시골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양육 보조금이나 의료비 할인, 주택 지원 등의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죠.
③ 지역 소멸 위기 심각한 문제
지난 2014년 5월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전 총무상이 이끄는 일본창성회의가 낸 일명 ‘마스다 보고서’에서는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대로라면 2040년까지 일본의 절반, 896개 지방자치단체가 소멸한다는 경고를 담았습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자 비중만 늘어나고 있는데요. 유령 도시화하는 전국 아파트 단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관광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한명 한명이 이야기꾼이 돼 그 지역만의 스토리를 발굴하거나 지역별 고유 자원을 활용하는 등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데요.
도쿄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한 군마현의 가와바무라는 전체 주민이 3600여 명에 그치는 작은 마을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 명에 이르는데요.
농촌과 자연이 결합한 여행지로 입소문 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도 저출산 고령화로 농촌 인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의 인구소멸 위험 지역은 118곳에 달했는데요.
수도권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방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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