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김태 교수팀은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동건 교수팀과 공동 연구 결과 장 운동성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인과 관계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쥐 실험에서 느린 장운동이나 변비로 위장관 통과 시간이 느려지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장운동을 더욱 느리게 하면 알츠하이머병 병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쥐에게 지사제의 하나로 장 운동성을 감소시키는 ‘로페라미드’를 투여한 결과 뇌 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뇌 내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 물질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국인 313만명, 일본인 438만명을 분석해 변비가 있는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비가 한국인은 2.04배, 일본인은 2.82배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으로 장운동의 기능 저하가 알츠하이머병의 병태생리(질병의 원인과 과정)를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운동과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연관성을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의 융합을 통해 다각도로 밝힌 것에 의의가 있다”며 “현재 부각되고 있는 장뇌축 가설(장과 뇌가 서로 연결돼 긴밀하게 상호작용)에 대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과기원 생명의과학융합연구소의 지원을 받았으며 종합 과학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트 리서치’ 누리집에 13일 게재됐다.
한겨레 김용희 기자 /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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