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참 많이도 내리던 날 여행 장소로 김천 청암사를 다녀왔다. 경북여행을 하며 김천은 어쩌다 한 번 방문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저 여행 일정을 짜다 보면 김천의 언저리는 다녀도 이상하게 김천으로의 행보가 원활하게 이어지진 않았던 듯. 그래서였을까? 김천 청암사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암사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평촌2길 335-48
일주문 편액에 불령산청암사(佛靈山靑巖寺)라 쓰여 있지만 현재의 지명은 수도산(修道山)이다.
해발 1,317m의 수도산은 한때 불령산 또는 선령산, 신선대, 수락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는데 정확히 언제 어떻게 불리다가 현재의 수도산으로 정착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숲길을 걷고 다리를 건너 천왕문 앞에 도착했다.
거리가 짧아 다행이다. 꽤 많은 비, 비 오는 날 여행이기 때문에 신발이 젖을까 걱정을 했었다.
이번 경북여행을 나서며 별도의 신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이때가 경북여행 첫날이라…
오른쪽의 비각 비문에는 글을 조현명이 짓고 서명균이 쓰고 김상복이 새겼음이 밝혀져 있고 편액에 회당비각(晦堂碑閣)이라 쓰여 있으며 왼쪽 비각 비문에는 구한말 어려운 청암사에 최송설당이 시주하여 부흥했다가 1911년 화재로 소실된 전각들을 중창한 대운 병택 조사를 기리는 내용이 새겨져 있고 편액에 대운당비각이라 적혀 있다.
그렇게 조금 더 걷다 보면 부도군이 보인다.
과거에 청암사에는 재물이 넘쳐 스님들이 수행하는 데 걸림이 된다 하여 그 재운을 누르기 위해 지금의 부도 터에 스님의 부도를 세웠다고 한다.
이 해우소는 1976년 주지 진기 스님에 의해 신축되었고 2014년 관 보조로 상덕 화상에 의해 해체 개축된 곳으로 실제 사용을 하는지 궁금해 들어가 봤더니 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천 청암사에 이렇게 오래된 화장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2003년 수세식으로 신축된 화장실이 따로 있다.
비 오는 날 여행,
세게 내리다가 다시 아닌 듯 약하게 내리기를 반복하는 날의 여행 아무도 없는 김천 청암사를 홀로 걷는 기분은 많은 이들이 오가는 사찰 기행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나를 만나는 멈춤이라 적혀 있는 청암 다실이다.
이렇게 비 오는 날 여행에 차를 한 잔 마시면 좋겠건만 아쉽게도 문을 닫았다. 이번 경북여행에 대한 불길한 마음이 갑자기 불쑥? 훔… 아니다 물렀거라 우중 여행의 재미를 이제부터 만끽하리라 ~
범종각을 지나,
극락교를 건너 김천 청암사 중심부로 들어선다.
진즉부터 사찰에 들어서면 입을 닫고 눈으로 바라보며 그 분위기에 젖어들기 위해 신경을 써왔으나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여행에서는 그런 노력 없이도 그저 모든 것이 땅으로 스며드는 비처럼 자연스럽게 내 안으로 스미는 듯하다.
이 나무를 보고 ‘보리수(菩提樹)’나무로구나 하고 바로 알아채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이렇게 보리수라 알려주지 않으면 아마도 쿠니는 평생 가도 모를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보리수가 불교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아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실 텐데 이는 석가모니 부처가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펼쳤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보리수를 보디 브리쿠샤(Bodhi-vtksa)라 불렀다고 하는데 이는 ‘깨달음의 나무’라는 뜻이란다.
김천 청암사 진영각(眞影閣).
진영각이라 함은 조사의 공덕을 기념하기 위해 고승의 영정과 조사상 등을 봉안하는 전각을 의미하는데 과거로부터 이어지던 진영각은 화재로 전소되고 1912년 신축되었고 1989년 지형 화상에 의해 해체보수되었고, 기존 봉안되었던 진품 영탱 22위는 현재 직지사 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청암사 다층석탑 (靑巖寺多層石塔)은 조선 후기의 석탑으로 1912년 성주의 어느 논바닥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전해지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원래 높이는 5층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상륜부 장식이 일부 남아 있다. 아래층 기단이 너무 높고 위층 기단이 좁아 안정감이 없으며 비례가 맞지 않아 전체적으로 가냘프고 불안정해 보인다.
김천 청암사 대웅전의 건립은 본래 창건 당시인 859년에 도선국사에 의해 이루어졌고 1647년 중창되었다고 하나 이후 화재로 전소되고 현재의 대웅전은 1912년 중창 시 대운 화상에 의해 신축되었다고 한다.
현재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편액은 근세 명필로 알려진 성당 김돈희(星堂 金敦熙)의 글씨다.
왜 이번 경북여행길에 청암사를 첫날 포함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마지막 날이 가장 효율적인 여행 코스인데도 말이다. 어쨌거나 비 오는 날 여행 장소로 그리 나쁜 것은 아닌 듯하다.
얼추 돌아보고 처음의 그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마침 지나는 스님 한 분.
무언가를 들고 가시는 스님의 뒷모습이 무척이나 노고스러워 보인다. 이렇게 비가 심한 날 우산 받치고 어디를 가시는 걸까? 오늘 김천 청암사에 들러 처음으로 본 사람이기도 하니 반가운 마음이 일어난다.
별나게도 이곳의 단풍은 심각하게 혼자만 물든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벌써 나뭇잎을 다 떨군 아이들이 있는 반면,
온통 초록으로 무장하고 절대 변하지 않을 색인 양 움켜쥐고 있는 아이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저 앞의 극락전(極樂殿)이 위치하고 있는데 출입 금지라 적혀 있어 되돌아 나온다.
정면에 보이는 전각은 보광전(寶光殿)
보광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작은 법당으로 극락전 서편에 위치한다. 1906년 건립하다가 완성을 못 보고 지형 화상이 보수를 했으며 사십이수 관음보살 좌상과 후불탱화, 신중탱화, 칠성탱화, 산신탱화, 독성탱화, 소종 등이 봉안되어 있으며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다.
청암사는 859년 신라의 도선에 의해 창건되었다가 인조 25년인 1647년에 화재로 전소되고 이후 벽암이 허정을 보내 중건하였으나 정조 6년인 1782년에 또다시 화재로 소실되자 20여 년이 지난 뒤 중건했다고 한다.
그렇게 이어지던 청암사가 1897년 경 완전히 폐사되었다가 1900년대 초 중건하고 1911년 화재로 소실되고 1912년 대운이 다시 당우를 건립하는 등 지속적인 화마로 인한 소실과 건립의 반복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경북여행 김천 청암사 비 오는 날 여행 영상 1분 13초.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