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일주유람선 선착장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14 도동항게이트웨이
그동안 울릉도 관광을 꽤 여러 번 다녀왔고 백패킹, 트레킹, 캠핑, 카야킹 등 여러 형태의 여행을 즐겼었는데 하지 못했던 것 하나가 울릉도 유람선으로 섬일주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울릉도 섬일주 관광 유람선 썬스타.
긴 줄을 서서 대기하기를 잠시.
드디어 사람들이 하나 둘 울릉도 유람선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하고 나 역시 그 물결에 합류해 설렘을 갖는다.
국내여행을 다니며 많은 섬여행을 했지만 유람선을 타 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국내 섬여행 중에 유람선에 올라본 건 다섯 번 이내인 듯. 오늘의 썬스타 승선은 내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하겠다.
울릉도 유람선 승선요금은 30,000원. 조금 부담스러운가 생각하다가 일반적으로 짚라인 한 번에 35,000원 ~ 40,000원 하는 것과 비교를 하자면 매우 저렴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https://tv.naver.com/v/42094805
드디어 도동항을 떠나는 울릉도 유람선.
태풍 피해로 끊겨버린 해안산책로가 다시 이어지려나 기대하지만 아마도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인 듯하며, 그나마 한 번이라도 걸어봤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 하겠다.
이름 모를 봉우리에 걸린 흰 구름이 빛을 받아 조명처럼 빛이 난다. 바다 위에서 울릉도를 바라본 것은 과거 카야킹을 할 때였는데 당시에는 이런 풍경을 볼 여유가 없었고 심신의 여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바다에 붙어서 패들링을 하기 때문에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 이곳은 울릉도 공항 활주로가 건설되고 있는 사동항 인근이다. 헐벗은 저 산은 해발 196.9m의 가두봉이며 지금 계속해서 깎아내고 있어 아마 높이가 많이 낮아졌을 게다.
갈매기는 연안의 해변에서 서식하는 새라는데 이 멀고도 먼 울릉도까지는 어떻게 온 걸까?
궁금해서 네이버 지식백과를 찾아봤다.
그런데…
갈매기가 그냥 갈매기가 아니었음을.
세계적으로 102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갈매기속 16종, 제비갈매기속 6종 흰죽지제비갈매기속 3종 등 33종이나 있고 그중의 10종은 겨울새이고 2종은 여름새 3종은 나그네새(통과새), 2종은 텃새, 16종은 길 잃은 새라고 한다.
다시 말해 쿠니가 본 울릉도 갈매기는 33종 중에서 어떤 종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며, 갈매기가 연안에서 사는 건 맞지만 ‘연안에서만’ 사는 건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여행 다니며 공부하기?
여행은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인가 보다.
국내 섬여행 울릉도, 또 다른 세계.
지금 노인네처럼 선실에서 밖을 구경하는 중이다.
선수는 안 되지만 선미는 오픈되어 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선실에서 구경하는 상황이긴 한데 아마도 부대끼는 것도 싫고 게으름도 생기고 그래서인 듯. 하지만 가는 방향에서 울릉도가 바라보이는 오른쪽에 앉아 있기에 울릉도 유람선의 장점을 최대한 즐기고 있다. 그동안의 국내 섬여행은 일단 걷기. 하지만 이번 울릉도 관광은 유유자적 한가롭고 여유롭기만 하다.
그렇게 아름다운 울릉도의 외경을 바다에서 바라볼 수 있는 울릉도 유람선. 울릉도 관광 포인트로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드디어 해발 452.4m의 송곳산을 마주한다. 남동쪽 도동항에서 출발해 울릉도의 북쪽에 도착한 것.
송곳산(송곳봉)을 지나자마자 독특하게 생긴 건물들이 보인다. ‘울라’로 대변되는 코스모스 리조트.
코스모스 리조트는 코오롱 글로텍에서 운영하는 세계적인 리조트로 1박에 1,000만 원인 숙박동과 6~70만 원인 숙박동이 있다고 하는데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기에 그저 말로만 들었다.
하지만 코스모스 리조트 내에 위치한 카페 울라는 몇 번 가봤음. 분위기 좋고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그렇게 추산항을 지나 천부항도 지나고 삼선암 도착.
삼선암은 울릉도 3대 비경 또는 3대 절경이라 부르는 곳이며 이와 함께 코끼리 바위로 불리는 공암, 관음도의 관음쌍굴이 그 3대 비경에 속하게 된다. 울릉도 삼선암은 일선암, 이선암, 삼선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발달된 주상절리가 파도의 작용을 받아 떨어져 나가면서 기둥의 시스택을 이루고 있으며 표면에는 벌집처럼 구멍이 생긴 지형인 타포니가 발달해 있다. 울릉도 관광을 하며 지질학도 공부하고 있는 기분이다.
울릉도 삼선암은 보는 위치에 따라 2개가 되기도 하고 3개가 되기도 한다.
울릉도 유람선을 타기 전까지는 뭐 굳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바다로 나와서 울릉도 관광을 하게 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울릉도 내에서는 못 볼 풍경들이기 때문이다. 마치 숲속에서 나무만 보다 숲 밖으로 나와 숲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삼선암을 지나면 관음도가 보인다.
높이 약 100m, 둘레 약 800m인 관음도는 인도교를 건너 걸어서 들어설 수 있는 곳이며 뒤로 보이는 2개의 동굴이 관음쌍굴이라 부르는 울릉도 3대 비경(절경) 중 하나다. 울릉도 유람선을 타고 나오지 않는다면 일반인은 절대 볼 수 없는 해식동굴이다. 국내 섬여행 중 쉽지 않은 울릉도 관광을 하며 울릉도 유람선을 타야만 마주할 수 있는 관음쌍굴이라 하겠다.
관음도를 돌아오며 울릉도 본섬과 관음도를 연결해 주는 관음도 인도교를 지난다.
멀어지는 관음도. 이렇게 되면 국내 섬여행을 울릉도 + 관음도 2개를 연이어 하게 되는 건가?
절벽에 보이는 흰 줄. 그냥 줄이 아니라 현재 물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염소폭포’라 부른다.
염소폭포는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천부 4리 석포동 동쪽 해안절벽에 있는 폭포로 ‘염소굴 폭포’라고도 한다.
폭포의 이름은 과거 염소가 도망갈 수 없는 해안절벽이 형성되어 있어 이곳에서 염소를 방목해 길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문헌의 자료를 찾을 수가 없는 구전이다.
염소폭포는 높이 20m, 폭은 5m이며 폭포 상류의 길이는 약 260m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는 제주도 서귀포의 정방폭포와 함께 딱 2개다. 참고로 정방폭포는 높이 23m, 너비 8m로 염소폭포보다 조금 더 큰 규모다.
지금 울릉도 유람선은 남쪽을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방향대로 가면 저동항을 지나 행남등대를 돌아서 도동항으로 들어가게 되며 뒤를 돌아보면 염소폭포 맞은편으로 죽도가 놓여 있다.
울릉도 죽도는 저동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 있는 섬으로 울릉도의 부속 섬 중에서 가장 큰 섬으로 대나무가 많이 자라는 섬이라고 하여 ‘죽도’라 이름 지어졌으며 다르게는 댓섬, 대섬, 대나무섬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지금 지나고 있는 바로 앞의 바위는 ‘북저바위’
그 이름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하여 붙여졌으며 섬 모양이 투구와 비슷하게 생겼다 하여 투구 ‘주(胄)’자를 써서 주도라고도 부른다. 또 다르게는 복어의 경상도 사투리인 ‘뽁지’를 붙여 뽁지바위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실제로 북저바위 인근에서 복어가 많이 잡혔다고도 하는데 현재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 작은 바위섬이 있는데 이를 소북저바위 또는 청도라고 부른다.
북저바위를 지나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은 저동항.
1967년 어업전진기지로 지정된 곳으로 울릉군 내 선박의 90%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울릉군 내에서 가장 큰 항구로 폭풍 등의 기상악화 현상이 있을 시 많은 배가 피항하는 대피항이기도 하다.
처음엔 배 안에서 울릉도 관광을 하다가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배 밖에서 한참을 보냈더니 볕을 너무 많이 쏘여서 그런지 머리가 어질어질한 느낌. 선실로 들어와 도동항에 도착하기 전까지 좀 쉴까 했더니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다.
처음 울릉도 관광을 시작했던 2층 선실로 올라왔다.
하지만 여기도 편안하지 않아 그냥 다시 밖으로.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곧바로 도동항.
생각보다 울릉도 유람선의 속도가 빠른 편.
이렇게 해서 국내 섬여행 울릉도 편 마무리. 기대 이상의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생각되며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울릉도 관광을 하며 유람선 썬스타를 다시 타겠느냐 묻는다면 90% 정도는 긍정적인 대답을 할 것 같다.
국내 섬여행의 특별한 즐거움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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