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상징이자 최고봉(3776m)인 후지산(富士山)이 과잉관광으로 오염이 심각해 당국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를 우려하고 있다.
9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인 후지산을 찾은 관광객은 2013년 대비 50% 증가한 약 4만 명이다. 안타깝게도 관광객 증가와 함께 오염 및 공해 수준 또한 극도로 높아졌다.
관리업체와 자원봉사자 등의 적극적 미화 노력에도 소셜 미디어에는 더러운 화장실과 쓰레기 더미에 관한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이미 분뇨와 쓰레기가 흘러 넘쳐 형성된 ‘하얀 개천’이 이슈가 된 바 있는 후지산은 일본 내에서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산’으로 불리기까지 했다.
쓰레기 더미인 후지산(좌), 청소 작업이 진행 된 모습(우) / 사진=일본 환경성
불을 붙이는 행위가 발생하는 등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시즈오카현 경찰에 따르면 올해 구조 요청은 총 61건으로 지난해보다 50% 증가했으며 외국인이 4분의 1을 차지했다. 대부분 장비가 열악해 저체온증이나 고산병을 호소했다. 산장 예약이 어려워 무박 2일 일정으로 등·하산하는 ‘총알 등반’ 또한 당국의 골머리를 썩고 있다.
마사타케 이즈미 야마나시현 공무원은 “후지산이 괴로워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통제 불가 상황이다. 후지산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변해 아무도 찾지 않을까 두렵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마사타케 이즈미는 “세계문화유산위원회(UNESCO)에 자문을 제공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언제든지 업데이트를 요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COMOS는 이미 일본에 후지산 등반객 수 관리를 요구한 바 있으며, UNESCO는 문화유산의 상황에 따라 등재 취소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영국 항구도시 리버풀(Liverpool)은 대규모 재개발 진행을 이유로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박탈당했다.
당국은 과감한 조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마사타케 이즈미는 “아직 산을 오른 적 없는 이에 한해서 입산을 허용하는 등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타 카와카츠 시즈오카현 지사는 “의무화 시키는 것이 의무”라며 기부금 명목으로 임의 지불하는 1000엔(한화 약 9000원)의 입장료를 의무화하는 방향도 고려중이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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