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DalDal
이탈리아 로마 여행
진실의 입
여행을 다녀온 뒤 리뷰를 시작할 때 유독 풀기 어려워지는 숙제가 있다. 어느 나라든 유독 수도에 관한 리뷰는 찍어온 사진만큼이나 그 방대한 분량의 정보 때문에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종종 막막해졌다. 그렇게 묵은지처럼 구석에 묵혀뒀던 ‘로마’라는 카드를 꺼내든다. (아직도 글로 풀어내지 못한 수도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엄마와 단둘이 떠났던 나의 첫 번째 유럽여행 그리고 이탈리아를 추억하며..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
Santa Maria in Cosmedin
Open. 9:30-18:00
무료입장, 소정의 헌금
Santa Maria in Cosmedin
ⓒ Google Maps_ 스트리트 뷰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은 이름부터 조금 낯설다. 위치도 로마의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나있다. 하지만 늘 이렇게 긴 대기 줄이 생겨날 만큼 유명한 무언가가 이곳에 있다.
기다란 줄 끝에 꼬리를 물고 서있다 보면 이런 헌금함이 나타난다.
제공 감사 ㅎㅎ
성당 입장은 무료이지만 소정의 자발적인 헌금을 받고 있다. 한동안 강제적인 입장료를 받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다시 자율로 바뀌었다. 기분 좋게 기념사진을 찍으려면 약간의 헌금은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진실의 입
Bocca della Verità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거대한 얼굴 조각은 지름 1.5미터에 무게가 무려 1.3톤에 달한다. 바다의 신 오케아누스의 얼굴이다, 강의 신 홀르비오의 얼굴이다 의견이 분분하다. 헤라클레스 신전의 하수도 뚜껑이었다는 얘기가 가장 유력한 설인데 아직 정확한 용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13세기경 만들어진 걸로 추정되는 이 대리석 조각은 원래 있던 곳에서 따로 분리되어 성당으로 옮겨졌다. 현재의 위치에 전시되기 시작한 건 17세기부터라고 한다.
‘진실의 입’이라는 이름은 실제 로마에서 중세 시대에 심문 받는 사람의 손을 입안에 넣고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릴 것을 서약한 데서 유래한다. 진실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답이 심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리 뒤에서 대기하던 사람이 도끼로 손을 자르도록 명령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오드리 헵번의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면서 널리 알려졌고 그 후 로마의 대표 관광명소가 되었다.
진실의 입에 손을 넣는 포즈가 기본! 뒤에 대기하는 사람이 많을 때는 다들 매너 있게 2~3컷 안에서 마무리하는 분위기였다. 혼자 왔거나 함께 온 일행과 같이 찍고 싶다면 옆에 있는 관리 직원에게 부탁해 보자. 꽤나 능숙하게 찍어주신다:)
사진을 남긴 후 가볍게 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솔직히 성당에 관심 있는 사람은 별로 없어 보이지만 무려 4~6세기경 지어진 오래된 역사를 지녔단다. 안쪽에는 ‘밸런타인데이’의 유래가 된 성 밸런타인의 유골이 안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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