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인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로마(Rome), 볼로냐(Bologna), 피렌체(Florence) 등 16개 도시에 ‘극단적 건강상 위험‘을 뜻하는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16일 CNN을 비롯한 외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주요 관광지를 포함한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한 소식을 전했다. 적색경보란 어린이와 노인을 넘어 건강한 성인 남녀도 생명의 위험을 겪을 수 있는 폭염 상황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각 사업체에는 향후 2주간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사람들을 최대한 실내에 머물게 하라는 공문을 전달했으며, 이탈리아 전역에서 예정했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여름 캠프 역시 대부분 취소했다.
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의 기후 전문가들은 시칠리아(Sicily)와 사르데냐(Sardinia) 기온이 최고 49℃까지 치솟아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한편, 로마도 최고 44℃의 높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가 유독 긴장하는 이유는 이미 지난해 여름 더위로 인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네이처(Nature)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유럽의 더위 관련 사망자 6만1672명 중 이탈리아 사망자는 1만8000여 명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았다.
최근 로마를 여행하던 영국인 여행자가 더위에 쓰러지거나, 밀라노(Milan) 근교에서 야외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이미 곳곳에서 실질적인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마를 비롯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에서는 주요 명소 근처에 냉각 시설과 의료진을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탈리아 기상 학회는 이번 폭염을 단테(Dante Alighieri)의 서사시 신곡 지옥편(Inferno)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을 빌려 케르베로스(Cerberus)라 명명했다. 여기에 더해 그리스 신화 속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던 신 카론(Charon)의 이름을 딴 새로운 고기압까지 북상하는 등 이탈리아의 폭염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글=강유진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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