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전라남도 순천과 벌교를 대표하는 소설가라고 하면 누군가 떠오르는 작가가 있으실까?
아니 그보다는 소설 태백산맥 또는 아리랑이라는 작품을 집필한 작가라고 하면 더 잘 아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태백산맥문학관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19
현부자네집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홍암로 89-28
소설 태백산맥
이 소설의 소재는 1948년 10월에 있었던 여순사건(여수 순천 사건 ; 麗水順天事件)과 한국전쟁이다.
소설 태백산맥을 읽어보면 100%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현재 우리나라 분단 현실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형성된 것인지 개괄적으로 이해하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미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드실 수도 있는데 쿠니도 처음 읽었을 때 그런 느낌으로 접했다가 순식간에 끝까지 다 읽어내려갈 정도로 재미가 대단한 작품이다.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에 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부터 들렀다.
소설가 조정래 작가는 분단문학의 지평을 연 작가라던가 현대문학상, 대한민국 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로 한국사회에 전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계급적 갈등구조가 이데올로기의 대립과정과 맞물려가는 내용을 표현한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10권으로 간행된 소설 태백산맥은 1948년부터 1953년까지의 시간 흐름을 담아내고 있는 소설로 어떻게 보면 소설 형식을 빌려 쓴 역사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정래 작가는 소설 태백산맥을 집필하기 전 4년이란 시간을 준비하는 시간을 사용했다.
여행과 관련한 글을 써볼까 궁리하면서도 단 하루도 온전하게 준비하지 않고 있는 나를 돌아보며 반성을 하게 된다.
조정래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취재 기록을 꼼꼼하게 준비하고 글로서 다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기록을 해두었다. 그렇게 취재한 내용들, 취재수첩은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핵심이 된다.
그리고 10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집필활동에 들어간다.
그렇게 보면 10권의 책을 위해 투자한 시간이 자그마치 10년이다. 결국 1년에 한 권씩밖에 출간하지 못한 셈이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포기라는 단어를 수십 번 되뇌었을 상황이 아닐까? 물론,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나의 입장에선 그저 부끄러울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가 되었던 벌교를 바닥에 그려놓아 조금씩 이동을 하며 벌교 각 지역을 살펴볼 수 있다.
16,500매의 육필원고를 쌓아놓으니 3m 가까이 되는 듯하다.
대단한 소설가 조정래 작가의 육필원고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음을 이해한다면 이곳 소설 태백산맥 문학관은 분명 전남 보성 벌교 가볼 만한 곳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아래 사진은 태백산맥 육필원고 첫 장이다.
얼마나 꼼꼼하신지 서체까지 지정하신 듯하다.
이 원고는 태백산맥 육필원고 끝장이다.
10년이란 세월이 지난 첫 장과 끝장의 색상을 비교해 보면 그 세월의 흐름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글씨체도 변화가 생겼다.
소설 태백산맥 주요인물이 궁금하다면 헤드폰을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
이곳에서는 무당 월녀의 딸로 열일곱 살에 무당의 삶을 대물림 받아 정하섭의 아이를 가진 채 조계산 지구에서 지내다가 체포되어 5년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아들을 낳은 소화, 대동청년단의당원으로 좌익 지하조직 소탕에 큰 공을 세운 포악하고 계략이 많은 인물 염상구 등을 알아볼 수 있다.
소설 태백산맥은 우리나라만의 소설이 아니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도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나 만화로도 만들어졌으며, TV 드라마라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소설 태백산맥과 관련한 물품들이나 조정래 선생께서 사용하셨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무협의 결정 보도기사도 보인다.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있는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된 글임에도 불구하고 1994년 4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씨와 8개 단체가 저자인 조정래 작가와 출판사 대표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했었다. 이 고발 사건은 검찰 최장기 미제 사건으로 이어지다가 2005년 ‘기소유예’되었다.
순천대학교 도서관에 보관 중인 소설 태백산맥과 해냄 판 태백산맥 양장본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소설 태백산맥 문학관 내의 유리 너머로 보이는 벽화는 이종상 작가의 작품으로 원형상 – 백두대간의 염원이란 작품이다. 4만여 개의 자연석 몽돌을 채집하고 건식 공법으로 제작한 옹석벽화라고 한다.
소화의 집
작고 귀여운 느낌의 기와집은 방 셋에 부엌 하나인 구조로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무당 소화네 집 모습이다.
1988년 태풍에 집이 쓰러지고 밭으로 변했다가 주차장으로 쓰이던 것을 보성군에서 복원했다.
현부자네 집
꽤 큼직한 모양새가 부자네 집인 게 확실하다.
대문 위로 솟은 2층 누각이 특이한 집이며 누각에는 유리로 된 창문이 달려 있어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의 현부자네 집이라 하겠다.
현부자네 집은 한옥 구조가 기본이지만 마루는 조선식이고 천장, 누각, 단청, 장식 등은 일본식이어서 퓨전이라 하는 게 맞을 듯하다.
과거에는 저 앞, 대문 위 2층 누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저런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해 현재는 일반 방문객이 들어설 수 없는 공간이 됐다. 꽤 낭만적인 느낌이긴 한데 실제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소작인들이 일을 잘하는지 감시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하니 보기와 다르게 몹쓸 장소였다.
이곳 현부자네 집은 실제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이며 실제 건물 소유주는 현씨가 아니라 박씨 문중이라고 한다.
과거 누가 짓고 어떻게 사용되었는가 따위는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 현재 이곳 현부자네 집은 예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많은 여행객들 특히 젊은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니 그도 좋은 현상이라 생각된다.
이곳 현부자네 집은 소설 태백산맥의 주요인물인 소화와 정하섭의 애틋한 사랑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현부자네 집 돌담 옆으로 ‘소설 태백산맥 조정래 등산길’이라 적힌 비석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오르면 해발 560.5m의 제석산에 오르게 되며 정상까지는 약 3.7km 정도 되므로 왕복을 하려면 3시간 정도의 소요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소설 태백산맥 조정래 등산길에서 바라보는 현부자네 집 측문. 이곳으로 드나들 수 있다.
현부자네 집 바로 앞에 연못이 있고 저편으로 건물이 보이는데 일반 건물로 보이며 그 너머에 카페 1곳이 있다.
실제 가본 것이 아니고 더 이상 알아본 것도 아니기에 그냥 예쁘다 생각하며 사진기록 한 장 남겨본다.
전남 보성 벌교 가볼만한곳 태백산맥문학관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영상 5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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