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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시세] “혼자 밥먹고 혼자 논다”… 혼여행 즐기는 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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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문화를 즐기는 Z세대는 여행도 혼자 떠난다. 사진은 지난 3일 강원 강릉시 강문해변의 모습. /사진=이홍라 기자.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으로 모든 규제가 풀리면서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여행 양상이 눈에 띈다. 바로 혼자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혼자서 어떤 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혼밥(혼자 밥먹기)이라는 말이 하나의 명사로 자리잡을 만큼 혼자 뭔가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Z세대가 혼자 노는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즐기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 같은 심리가 여행에도 반영돼 Z세대는 여행도 ‘혼여행’을 즐긴다.

머니S가 혼여행러들을 만났다. 그들은 왜 혼자 여행하는 걸까.

혼여행족을 위한 1인 숙박과 식사

사진은 기자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강릉에서 혼자 여행을 즐긴 모습. /사진=이홍라 기자

기자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휴식을 취하러 강원 강릉시를 찾았다. 가장 먼저 도착한 강문해변에는 여행객이 가득했다.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온 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 속에는 혼자 여행을 즐기는 이들도 상당했다.

숙박을 위해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자 이미 일부 침대가 다른 투숙객의 짐으로 차 있었다. 기자도 6개의 침대 중 비어있는 곳을 하나 선택해 짐을 풀었다. 게스트하우스에는 혼자 여행 온 투숙객뿐이었고 기자가 머무르는 2일 동안 빈 침대는 생기지 않았다.

강릉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A씨(남)는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방문객이 많다고 밝혔다. A씨는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사람과 함께 이용하고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대부분 젊은 분들이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즐긴 2일차엔 기자가 방문한 곳마다 혼자 온 여행객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강릉 한 식당 종업원 B씨(여)은 혼자 밥 먹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B씨는 “2인 이상 주문해야 하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1인부터 판매해 혼자 오는 사람이 많다”며 “강릉이 여행지다 보니 혼자 오는 사람은 대부분이 여행객”이라고 말했다.

“나를 알고 싶어? 그럼 혼자 떠나봐”

혼자 여행을 다녀온 이들은 장점을 나열하며 혼여행을 추천했다. 사진은 박모씨(여·25)가 부산에서 패들 보드를 즐기는 모습. /사진=박모씨 제공

기자는 혼여행이 처음이라 강릉으로 떠날 때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강릉에 도착한 후 방문하고 싶었던 곳을 찾아가니 어느새 걱정은 사라졌다. 혼자 여행을 해보니 신경 쓸 상대가 없어 편했지만 대화할 사람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

강릉에서 기자가 만난 직장인 정모씨 (여·30)는 혼자 여행 가는 것을 즐긴다. 그도 처음 혼자 여행을 떠날 때는 두려움이 컸지만 막상 혼여행을 해보니 너무 좋았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점과 1인식을 파는 식당이 적은 점을 혼여행의 단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그는 “전담 사진작가가 없는 거지 사진은 길 가는 모르는 사람에게 찍어달라고 하면 된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혼여행은 눈치볼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친구나 가족과 여행하면 그들에게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혼자 가면 오로지 나에게만 맞추면 된다”며 “이게 생각보다 큰 장점”이라고 웃었다.

매년 혼여행을 떠나는 직장인 박모씨(여·25)는 제주와 부산, 강원 강릉시를 혼자 여행했다. 박씨는 지난 2021년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해 혼여행을 떠났고 이후 매년 혼자 관광지를 방문한다. 그는 혼여행을 통해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점,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점 등이 좋아 매년 혼여행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씨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혼자 여행을 떠나볼 것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혼여행을 하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혼자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며 “그 시간을 즐기다 보면 내가 느끼는 감정을 놓치지 않게 된다”고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이어 “그렇게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혼여행에 도전한 직장인 김모씨(남·27)는 지난 2월 일본에 방문했다. 김씨는 일본은 특히 한국인이 많이 방문해 혼자 여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그는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이지만 혼자 식당을 찾아 끼니를 해결하고 관광지에 방문해 즐기다보니 자신감도 높아졌다”며 “가까운 일본은 혼자 여행가기 적합한 것 같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직접 계획해서 떠나는 혼여행

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혼자여행를 언급한 게시물은 88.2만개에 달한다. 사진은 각각 혼자여행·혼여행·혼행을 검색한 결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혼자 여행을 다니는 유튜버가 늘어날 정도로 Z세대에게 혼여행은 익숙하다. 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각각 ‘혼자여행·혼여행·혼행’을 검색했다. ‘혼자여행’를 언급한 게시물은 88만2000개에 달하며 ‘혼행’과 ‘혼여행’은 각각 10만3000개와 7만4000개였다. 그만큼 혼자 여행을 떠나는 Z세대가 많다는 걸 방증한다.

인터넷 사용이 익숙한 Z세대는 여행준비도 직접한다. 혼여행을 경험한 이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혼자 여행 계획을 짰다고 입을 모았다. 정씨는 “포털에서 ‘여자 혼자 국내 여행’을 검색하면 숙소 추천부터 여행 코스까지 모든 게 다 나온다”고 감탄했다.

1인 여행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행사의 1인 패키지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1인 패키지여행을 찾는 분이 있지만 국내·해외 여행 모두 1인을 위한 패키지 상품은 따로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개 숙박 시설이 2인실이라 그만큼 추가되는 요금만 낸다면 혼자서도 패키지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이렇게 혼자 여행을 가는 분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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