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말리부(Malibu)에 있는 에스콘디도 해변(Escondido beach)이 오랜 법정 다툼 끝에 시민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해변 인근 집주인들이 일반인 접근을 차단한 지 어언 40년 만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미국 억만장자들의 저택이 밀집한 도시 말리부의 에스콘디도 해변이 40년 만에 공개된 사연을 전했다. 스페인어로 ‘숨겨진’이라는 뜻의 에스콘디도 해변은 1980년대 해변 바로 앞 두 주택 소유자들이 무단으로 여러 건축물을 설치한 뒤부터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캘리포니아주 법률은 만조선과 저조선 사이의 공간을 모두에게 개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토지소유권이나 불법건축물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이 얽히며 지난 수십 년간 해당 해변을 둘러싼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연안 위원회(California Coastal Commission)는 6월 7일 두 주택의 현재 소유주들과 회의를 통해 불법 구조물 철거, 공용 시설 설치 및 복원 자금 제공을 합의했다. 두 부동산 소유주는 이전 주인에게 집을 양도받았을 뿐 직접적인 설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자금 제공에는 동의했다.
해변의 구체적인 공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위원회는 해변 주변에 5개의 주차장, 화장실, 공용 진입로 등 여러 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총 300만 달러(약 38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며 그중 60만 달러(약 7억 7400만원)를 집주인들이 충당할 예정이다.
말리부에서 해변을 둘러싼 다툼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말리부 카본 해변(Carbon beach) 역시 2015년 캘리포니아 연안 위원회와 주민 간 법정 공방 끝에 공용 진입로가 생겼다. 2017년 캘리포니아 법원은 개인 사용을 위해 집 앞 해변을 폐쇄한 말리부의 한 사업가에게 복원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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