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 동쪽에서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어 서울근교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니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이번에 의와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받은 하우현 성당은 종종 다니는 의왕시지만 처음 가보게 된 곳.
하지만 역사적, 종교적 의의가 큰 곳이라고 한다.
천주교 하우현성당
경기도 의왕시 원터아랫길 81-6
하우현성당(下牛峴聖堂)은 청계산(淸溪山)과 광교산맥(光橋山脈)을 잇는 골짜기에 형성된 구릉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2001년 1월 22일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곳이다.
하우현 성당은 정확하진 않으나 19세기 초 천주교인의 피난처로 교우촌이 형성되어 1884년 공소공동체(公所共同體)를 갖추고 1893년 공소가 되었으며 1894년 초가로 된 목조 강당 10칸을 지었다.
성인 서루도비꼬블리외 신부의 동상과 김영근 베드로 신부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서루도비꼬블리외 신부는 조선 고종 때 대원군 집정 시 국내로 선교활동을 위해 들어온 프랑스 신부다.
왕관을 쓴 성모 마리아 상이 보인다.
성모 마리아 상은 다양하게 보이는데 왕관을 쓰신 분도 계시고 미사보(머리수건)만 쓰고 계신 분도 계시다.
미사보(머리수건)을 쓰는 건 여자들만 쓰도록 되어 있으며 이는 고린도전서 11장 1절에서 5절에 걸쳐 나온다.
왕관이라 함은 승리, 부, 명예, 권력, 영광, 공경 등의 의미를 포함하며 성모 마리아께서 왕관을 쓰셨다는 것은 성모 승천으로서 그 모든 것을 얻고 성부의 옥좌에 앉아 대관을 하게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은 당시의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거나 조각상을 만들며 성모승천 이후의 내용을 상상하고 장식하는 관습으로 굳어지게 되는데 이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 이후 동서방 교회 모든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정면으로 하우현성당 사제관(Presbytery of Hauhyeon Catholic Church , 下牛峴聖堂 司祭館)이 보인다.
사제관은 1900년에 본당으로부터 독립해 새로 지어졌으며 온돌을 놓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지층 내부에 보일러를 놓아 보일러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사제관의 몸체는 석조이고 벽체는 면을 다듬은 자연석을 허튼층으로 쌓고 백회줄눈을 넣었으며 지붕은 골기와를 이은 팔작지붕 집으로 절충식 건물이며 사방에 퇴를 두어 비가 들이치지 않고 어닝처럼 그늘막이 되어주고 있다.
1954년 안양읍에 새로 지은 성당이 본당으로 승격하자 하우현 성당은 안양 본당의 공소가 되었으나 1965년에 건물을 새로 새우고 본당으로 삼음으로써 오늘에 이르게 된다.
현재 전체 교우의 수가 약 180여 명이며 농업, 축산업 등에 종사하는 자연부락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은 본당이다. 거리상으로 보면 서울에서 약 21km, 안양에서 16km로 큰 도시와 가깝지만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때에는 오지로 취급받았던 곳이고 제물포, 이천, 여주를 잇는 간선로가 통과하게 되면서 동양원 또는 역원이라 불렀다. 그러한 이유로 하우현을 ‘원터’라고도 부른다.
본당의 뒤쪽은 보통의 교회나 성당에서 보는 긴 입식 의자이지만 그 앞줄은 좌식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과 만나게 된다.
이곳 하우현은 교통이 원활치 않았으나 청계산, 광교산 등의 짙은 수림에 가려져 박해를 피해 살아가기에 안성맞춤이었을지도 모르나 언제 어떻게 관군이 들이닥칠지 모르기에 땅을 파 토굴을 만들어 숨기도 하였기에 ‘토굴리’라 부르기도 한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창문과 창문 사이로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 각 처가 액자에 걸려 있다. 지금 보는 액자에는 십자가의 길 제9처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는 중 세 번째 넘어지심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십자가의 길은 라틴어로 비아돌로로사 (Via Dolorosa) 혹은 비아크루시스(Via crucis)라고 부르는데 슬픔의 길 혹은 고난의 길로 불리기도 한다.
하우현 성당 본당을 나와 잠시 숨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본다.
쿠니는 딱히 신앙인이라 할 수 없는 냉담자이긴 하지만 성당이나 사찰로 들어서면 엄숙해지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아마도 그것은 심리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하우현 성당은 그리 큰 곳이 아니기에 십자가의 길을 한곳에 모아 둘러볼 수 있게 하였다.
아마도 신앙인이라면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묵상을 하거나 최소한 간단한 목례와 예수님이 겪은 고난과 슬픔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우현 성당 곳곳에 아기자기하게 무언가가 설치되어 있거나 길이 다듬어져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사람은 그저 예쁜 풍경만 눈에 들어올 뿐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
잠깐이지만 차분하고 엄숙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름대로 성당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그리 오래지 않아 다 돌아볼 수 있을 만큼 작고 예쁜 하우현 성당.
그러하기에 이곳을 서울근교 당일치기 여행지로 삼아도 좋을 것이고 의왕 가볼 만한 곳이라 소개해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종교적인 신념이 다르다면 피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그냥 여행 장소 중 한 곳이라 생각하면 될 듯한데…
그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성당이라고는 하지만 카페도 있다.
하우현 카페, 데레사의 집이라고 쓰이니 이정표가 보이는데 차라도 한 잔 마실까 했지만 너무 이른 탓인지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아 그냥 돌아 나왔다. 여하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변을 조용히 둘러보고 카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왕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할 만하고 서울근교 당일치기 여행 장소로 좋겠다 생각한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조용하고 느리게 들러봄을 권해 본다.
이곳 하우현 성당만으로는 서울근교 당일치기 여행 장소로 부족하단 생각이 드실까 봐 더불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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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호수 : 평촌 신도시가 들어서며 호수로 불리기 시작했고 현재 지역 데이트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카페, 식당, 숙박 시설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 하우현 성당에서 3km 정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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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바라산자연휴양림 : 숲이 너무 좋고, 걷기 좋은 길이 다듬어져 있으며 캠핑도 가능한 곳이다. 하우현 성당에서 약 4.3km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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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 하우현 성당에서 약 13km 거리에 위치하며 동물원, 식물원, 산림욕장, 캠핑장,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이 잘 만들어져 있어 종일 놀아도 시간이 부족한 곳이다.
개인적으로 성당이나 사찰을 방문할 때 딱히 종교적 신념이란 것을 생각해 본 적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생각된다. 실제 사찰을 다니다 보면 수녀님이나 신부님을 종종 보게 되며 승복을 입은 분께서 순례자 성지를 돌아보는 경우도 보게 된다. 소견으로는 그러한 포용적 자세가 더 적합한 것 아닐까 생각해 봤다.
서울근교 당일치기 여행 의왕 가볼만한곳 하우현성당 영상 1분 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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