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역 경전선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채동선로 228
전남 보성 여행을 하며 숙소로 정했던 곳이 벌교소형 관광호텔이었고 체크인을 하며 아침에 걸을만한 곳을 여쭤보니 이곳을 알려주었다. 바로 앞 도로인 신정길을 나와 벌교천을 가로지르는 부용교를 건너며 시작되는 이 길은 벌교 읍내의 상가 건물을 보거나 벌교역을 지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습지대 데크로드를 걷는 길이라 한다.
실제 그와 같은 설명을 따라 걸어보니 대략 3.5km 정도의 거리로 그리 길지는 않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이라고도 불린다.
눈앞에 보이는 철다리는 1930년 무렵 경전선 철도가 부설되면서 놓였고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중 한 곳이기도 했다. 이 철다리는 1970년대 후반 국도 2호선 도로가 선형을 바꾸기 전까지 홍교, 부용교(소화다리)와 함께 벌교포구의 양안을 연결하는 세 개의 교량 중 하나였다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작은 포구가 벌교포구.
철다리는 건널 수 없어 소화다리라 불리는 부용교까지 와서 벌교천을 건넌다.
저 아래로 보이는 다리는 벌교대교이며 벌교대교를 지난 물은 바로 코앞 남해바다 여자만으로 흘러든다.
이른 아침의 벌교읍 상가와 사람들을 마주하고 어르신들께 아침 인사도 드리며 벌교역 도착.
딱히 벌교역에 들러야 할 일은 없기에 휘휘 돌아보며 벌교역 외관만 눈에 담아본다.
벌교역을 돌아 나와 약 200여 미터를 걸어가면 선근공원과 마주하게 된다.
선근공원은 해발 193m의 부용산 자락 아래를 다듬어 2022년 3월 1일 개방한 공원으로 의(義)를 주제로 한 공원이다. 이 공원은 산을 일부러 깎아 만든 공원이 아니라 재해위험지구 개선 사업을 하며 발생된 자투리 유휴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강하게 말아 쥔 주먹 동상.
어떤 의지를 표현하는 듯한데…
설마 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의미로 세워 놓은 건 아니겠지! ^^
벌교는 의병 활동과 독립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의향의 도시다. 이에 독립운동에 앞장선 홍암 나철, 채동선, 안규홍 의병장의 일대기를 벽화로 조형해 두었다고 갈색의 돌덩이처럼 보이는 것은 의향 의자로 앉아도 된다.
벌교 선근공원에는 의향 의자 이외에도 포토존, 주먹의자 등의 관련된 미술작품 12종 34점이 전시되고 있다.
그리 큰 공원도 아니고 대단한 볼 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의의만큼은 크고 거룩하다 하겠다.
철교 아래로 벌교 숲공원을 향한다.
벌교읍 전천후 게이트볼장
젊은 사람들도 이용을 하려나?
그 맞은편으로 작은 공연장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 벌교 숲공원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벌교 읍민을 위한 산책로이자 숲 치유공원이라 들었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 순간부터 공감하게 된다.
시민들의 공간임을 확인시켜주는 운동시설.
작지만 잘 만든 공원이란 생각.
어쩌면 이번 전남 보성 여행 중에 만난 알찬 여행지 중 한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관덕정.
정자가 아니라 국궁장이다.
국궁장은 전통적으로 어르신들의 놀이터다.
심신을 단련하는 데 있어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고 나도 나이가 들면 국궁을 배워볼까 생각도 해봤다.
관덕정 마당 뒤로 둑이 있고
둑 위 산책로를 향해 걷는다.
아침 해가 제법 많이 올라온 상태.
햇살 속에 담겨 전달되는 열기가 상당하다.
이런 날은 찜통더위라는 단어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아직 시기는 아니지만 그냥 연결 지어 생각하고 있다.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길.
걸어볼 만한 곳이라 생각되며 벌교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하고 싶다. 보성 여행을 오신다면 이곳 벌교에서 문학기행길을 찾아 걸어보시길. 다만, 정보 찾기가 쉽지 않다. 나는 우연히 이 길을 걷고 다른 길을 찾아봤는데 어데 흡족한 정보를 주는 곳이 없어 조금 아쉽다.
아… 이곳이 남파랑길이기도 하구나.
과거 남파랑길 21코스를 걸으며 어찌나 행복하고 좋았던지 남파랑길을 다시 걷겠다 마음먹고는 아직 다른 코스 도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길은 남파랑길 63코스로 길이 21.1km이며 소요 시간은 대략 7시간 전후로 예상되는 쉬운 코스다.
어쩐지…
이른 아침부터 트레킹 배낭을 메고 걷는 분들이 보인다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구나!
전남 보성 여행 중에 찾은 벌교 가볼 만한 곳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길.
그리 힘이 든 건 아니지만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쉼을 갖는다.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숙소로 들어가게 될 테고
아쉬움이 남아 여운을 즐겨보고자 앉았다.
언제나 그러한 것 같다.
만족함은 만족감 때문에 다시 찾게 되고 아쉬움은 해소를 위해 다시 찾게 되는 것.
사람 간의 관계도 그러할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사람은 보고 싶다 보는 것도 보기 싫다 안 보는 것도 아니다.
단순명료하지 않은 것이 사람인 것 같다.
전남 보성 여행 벌교 가볼 만한 곳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길 영상 1분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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