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말록 폭포
F9P9+8PH, Oslob, Cebu, 필리핀
필리핀 세부 여행을 한다면 무조건 고래상어와의 만남이 주목적이 될 것이고 그다음이 투말록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고래와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기회.
고래와 접촉을 엄중하게 경고하고 벌금에 처해질 수 있음을 알리고 있지만 실제 바닷물에 들어가면 고래가 움직이며 고래가 사람을 건드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럴 땐 고래한데 벌금을 주려나?
여하튼, 몹시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며 다시 가겠느냐 묻는다면 너무도 당연하게 YES!라고 대답할 것이다.
투말록 폭포 입구에 도착하면 차량에서 내려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을 한다.
한국에서의 폭포를 생각하고 걸어가면 되지 않나 싶었지만 실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보면 ‘잘 탔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토바이를 타고도 꽤 가는데 땡볕을 받으며 걸어갔다면 아마도 끔찍했을 듯.
오토바이 기사들은 마치 축구 선수처럼 각기 등번호가 있고 돈을 지불하면 등번호가 배정된다.
배정받은 등번호 기사가 등장하면 망설이지 말고 휘릭 올라타서 오토바이 기사 등짝에 철퍼덕 붙는다.
오토바이 기사가 알아서 안전하게 데려다주겠지만 혹시라도 뒤로 발라당 넘어가면 창피하니까.
이런 식으로 등 뒤에 매달려 투말록 폭포까지 가면 되며 덥긴 하지만 시원하다 생각하고 즐기시기 바란다.
실제 오토바이가 달릴 때면 시원하긴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고래상어를 만나기 위해 바다에 들어간 상태의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왔기 때문인데 폭포에 가면 또 젖으니 갈아입을 필요가 없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살랑살랑 밀림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데 가히 환상이다.
가능한 멋진 포즈를 취하고 기념사진 기록하기.
세부 오슬롭의 투말록 폭포(Tumalog waterfall)에서는 그래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환상적인 폭포의 모습에 그저 바라볼 뿐.
잠시 그렇게 넋을 놓고 있어야만 했다.
필리핀 섬 3대 폭포 중 하나라고 하는 이유를 직접 눈으로 보고서야 확실하게 이해하게 된다.
세부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를 마쳤다면 무조건 이곳 투말록 폭포를 들러보시라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본다.
저기 안쪽의 방갈로는 비용을 지불하는 걸까?
느긋하게 먹거리 가져와 구경도 하고 쉬기도 하며 반나절 지내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투말록 폭포(Tumalog waterfall)라고 적힌 곳으로 들어가 본다.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길래 뭔가 봤더니 닥터 피시(Doctor fish). 이 물고기는 터키의 온천에 사는 물고기인 가라 루파(Garra rufa)라고도 하는데 어느 곳이 원산지인지는 모르겠고 피부의 각질을 먹어치운다는 건 맞는 듯하다.
우리에겐 ‘가라루파’보다는 ‘닥터피시’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데 필리핀 섬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우리나라, 일본, 중국, 싱가포르, 크로아티아 등의 나라에서 운영 중인 ‘스파’에서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닥터피시 테라피’라는 업종이 성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그러한 영업이 진행 중인지 모르겠고 닥터피시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처음과 달리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잠깐 발을 담근 후 세부 오슬롭 투말록 폭포(Tumalog waterfall) 방향으로 오른다.
곳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분들이 많고, 폭포 소리와 대화 소리에 시끄럽지만 그 자체로 좋은 듯하다.
자료를 찾아볼 때 투말록 폭포가 조용한, 고요한 등등으로 소개되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인 곳.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대화 모습을 보면 지역민들의 대화가 가장 많이 들리는 듯하다. 이곳이 필리핀 섬 중에서 세부 섬에 속하니 세부 섬 지역민들을 제외한 파나이섬, 보홀섬, 네그로스섬, 사마르섬, 루손 섬 등의 지역민들이 국내 관광을 온 것으로 보이며 영어권과 비영어권 서양인들이나 중국인들, 일본인들도 꽤 많이 보인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도 꽤 많아 보인다.
가이드한테 물어볼 걸 그랬다.
저 방갈로는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것인지 그냥 장식용인지 말이다.
아무리 봐도 이용하는 사람을 1도 못 봤음.
방갈로는 그냥 장식용이라기엔 꽤 그럴듯하게 만들어놨고 사이즈도 사람이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필리핀 섬 여행의 극히 일부분만 다닌 내 입장에서는 투말록 폭포가 가장 아름다운 폭포가 아닐까 싶은데 자료를 찾다 보니 투말록 폭포를 포함해 가와산 폭포(Kawasan falls), 아기니드 폭포(Aguinid falls)가 세부 3대 폭포라고 한다. 3개의 폭포 중 세부 오슬롭에 위치한 폭포는 투말록 폭포뿐이며 아기니드 폭포(Aguinid falls)는 세부 섬 서쪽 바닷가이고 가와산 폭포(Kawasan falls)는 서쪽 바닷가에서 북쪽으로 꽤 올라가야 한다.
잠시 샛길로 빠져,
가와산 폭포를 배경으로 가장 많이 촬영되는 포즈라고 한다.
필리핀 섬 여행이라 한다면 당연하게도 바다와 관련해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이렇게 폭포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폭포와는 그 환경이나 분위기가 확실히 다른 듯하다.
Photo by Viator Tripadvisor Company
투말록 폭포 앞으로 다가가 본다. 수량이 많은 건 아니구나 싶었는데 막상 가까이 가서 보니 수량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니며 넓게 퍼져 쏟아져 더 적게 보이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기로는 5월에서 11월까지가 필리핀 섬에 우기라고 하는데 1~2주간 비가 내려 수량이 풍부해진 뒤 가보는 것이 더 웅장할 수 있다고 한다.
폭포 아래로 들어가 본다.
우리나라 폭포를 보면 소(沼)라고 하여 깊이 팬 공간이 있어 폭포수 아래로는 다가가는 것이 위험한데 여기 투말록 폭포 아래는 그런 소가 없다. 그러나 석회가 녹아든 때문인지 물이 투명하지 않아 바닥이 보이지 않고 뭉툭한 돌들이 깔려 있어 맨발이나 슬리퍼보다는 아쿠아슈즈처럼 전면이 잡아주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길 권한다.
폭포 바로 아래서 물을 맞으니 여간 시끄러운 것이 아니다.
사람 소리가 아니라 물소리가 꽤 시끄럽고 얼굴을 들이대니 살갗이 물의 수압에 의해 약간 따갑기도 한데 그리 대단치는 않다. 필리핀 섬 여행 장소 중 선택한 세부 오슬롭에서 즐기는 투말록 폭포 물맞이.
꼭 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필리핀 섬 여행 세부 오슬롭 투말록(Tumalog) 폭포 영상 2분 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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